집행권원의 집행력을 배제하는 청구이의 소송
우선 '집행권원의 집행력'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계약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근거로 바로 상대방의 재산에 강제집행을 할 수는 없습니다. 강제집행을 위해서는 '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여기서 판결문을 집행권원이라고 하고 집행권원에는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집행력이 부여됩니다(판결에는 집행력 이외에 기판력이 발생하고, 기판력이 발생하면 더는 기존에 있었던 사유로 다툴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공정증서를 작성하고, 강제집행을 인낙하는 내용을 기재하면 공정증서가 집행권원으로서 바로 집행력이 부여되고, '판결' 없이도 바로 강제집행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사전에 공정증서를 작성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지급명령신청을 하였으나, 미처 이의신청을 하지 못해 지급명령이 확정된 경우에도 이를 집행권원으로 집행력이 발행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채무가 없는데도, 상대방이 빈 껍데기에 불과한 공정증서로 강제집행을 진행한다거나 확정된 지급명령에 대해서 다투기 위해서는(공정증서나 확정된 지급명령은 기판력이 없어, 기존에 있었던 사유로 다툴 수 있습니다) 어떠한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할까요?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송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 소송이 바로 '청구이의소송'입니다. 즉, 집행권원의 집행력을 배제하기 위한 소송입니다.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
흔히 청구이의의 소, 청구이의소송이라고 부르는 소송의 정확한 명칭은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입니다.
'청구에 관한 의의의 소'는 채무자가 집행권원의 내용인 사법상의 청구권이 현재의 실체상태와 일치하지 않는 것을 주장하여 그 집행권원이 가지는 집행력의 배제를 구하는 소송입니다. 집행권원의 집행력은 실체적 청구권이 발생하지 않았거나 소멸하여도 집행력에는 영향이 없기 때문(집행력은 확정된 판결, 지급명령, 공증증서의 내용에 따라 형식적으로 발생합니다)에 이러한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결국,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는 집행권원의 성립절차와 집행절차를 분리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제도 하에서, 실체적 권리상태를 반영하지 않는 집행권원의 집행력을 배제하여 강제집행을 막는 구제방법입니다.
'청구에 관한 의의의 소'는 원칙적으로 강제집행 절차를 요하는 모든 종류의 집행권원에 대하여 인정됩니다. 다만, 가집행선고가 있는 판결에 대해서는 상소로 다툴 수 있으므로 확정된 후가 아니면 이 소를 제기할 수 없고, 보전집행의 집행권원인 가압류, 가처분 명령에 대해서는 별도로 이의절차, 취소신청이 인정되므로 이 소로 다툴 수는 없습니다. 주로 문제가 되는 집행권원은 사법상의 청구권이 이행청구권과 관련된 경우입니다.
'청구에 관한 의의의 소'를 제기하기 위한 이유가 되는 사항은 집행권원에 표시된 사법상의 청구권의 전부 또는 일부가 소멸되었거나 영구적 또는 일시적으로 효력을 잃게 되는 경우 등 이행소송에서의 항변사유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가. 청구권의 불발생
앞서 확정된 판결에는 기판력이 발생하여 기존 사유를 더는 주장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따라서 이미 판결이 확정되었는데, 기존의 채무가 부존재하다는 이유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면 패소를 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기판력이 없는 공정증서, 확정된 지급명령,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의 경우 기존에 채무의 부존재를 이유로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나. 집행권원에 표시된 사법상 청구권의 전부 또는 일부의 소멸
사후에 집행권원에 표시된 사법상 청구권이 변제 등으로 소멸하였으나(예를들어, 판결이 확정된 후 임의적으로 돈을 갚은 경우), 상대방이 기존의 집행권원을 통해 강제집행을 개시한 경우, 사후에 사법상 청구권의 전부 또는 일부의 소멸을 이유로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 기타
사법상 청구권의 귀속주체가 달라진 경우(채권양도, 전부명령확정, 면책적 채무인수), 청구권의 효력정지 또는 제한(기한의 유예), 부집행의 합의가 있는 경우 등 이를 사유로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청구이의소송은 입증책임에 관한 정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을 거치면서, 제가 가장 흥미를 느꼈던 부분은 입증책임 분배의 원칙이었습니다. 입증책임 분배의 원칙에 따라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측에서 제대로 된 입증을 하지 못하면 소송의 결과는 패소를 면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소송 승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치는 입증책임 분배의 원칙을 변호사는 그 누구보다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청구이의소송은 그 자체의 법리뿐만 아니라, 기판력 검토, 입증책임 분배원칙 검토, 입증책임에 따른 입증 등 치밀한 법리검토와 논증이 필요합니다.
만약 있지도 않은 채무로 인해 강제집행이 들어왔다면, 강제집행이 이뤄지지 않도록 빠른 시간 내에 변호사 사무실을 반드시 방문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서둘러 청구이의소송과 강제집행정지 절차로 들어가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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