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지키겠다는 내용의 문서인 각서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각서를 쓰는 것은 이를 지키겠다는 의미이자, 추후 법적으로 분쟁이 되더라도 효력이 미치고자 작성하는 것일텐데요,
타인끼리 작성한 각서는 현행 법률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이성적인 계약관계가 이루어졌다면 법적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가족간에 작성된 각서는 대체로 사실관계만 나타낼 뿐 법적 효력이 없다고 봅니다.
일방의 강요에 따라 작성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죠.
대개 가정폭력으로 이혼을 하게 될 경우, 배우자의 강요에 의해 양육비 및 재산분할 청구를 포기하는 각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그렇다면 가족간에 작성된 각서는 법적인 효력이 없는 걸까요?
부부간 각서가 항상 법적 효력을 갖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법적인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부부 사이에 작성된 각서가 법적으로 효력이 인정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부부간 각서,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경우
몇 해 전 법원은 유명 여성 앵커의 이혼 소송에서 부부간 각서를 유효하게 보고 남편에게 각서의 내용을 이행하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각서에 남편이 지급할 돈을 산정한 내역과 금액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고 그 금액이 과다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 또 남편이 함께 동행해 공증을 받은 점을 들어 남편이 약정금 지급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족간에 작성된 각서는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법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그 효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민법 제103조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는 규정에 어긋나지 않아야 합니다.
또, 그 내용이 매우 합리적이고 구체적이어야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각서의 내용과 함께 작성자의 인적 사항, 도장 또는 서명, 날짜 등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공증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반드시 필수적인 것은 아닙니다.
양육비 포기 각서, 법적 효력 인정되나요?
사실혼 관계를 해소하면서 작성한 양육비 포기 각서는 법적인 효력이 있을까요?
결혼을 전제로 동거를 시작한 부부 A와 B.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사실혼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편 A씨는 친권 및 양육권을 포기하기로 하고 아내 B씨는 양육비를 포기하겠다는 내용으로 각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러나 교통사고로 경제사정이 어려워져 아이를 양육할 여건이 되지 못한 아내 B씨는 남편 A씨를 상대로 인지 및 양육비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사실혼 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법적으로 친자 관계를 확인받고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내용의 소송입니다.
남편 A씨는 사실혼 관계 종료 당시 양육비 포기 각서를 작성하였으므로 양육비 청구는 부당하다고 주장하였는데요,
법원은 "사실혼관계를 해소하면서 태아가 태어나기도 전에 아무런 조건 없이 일체의 양육비를 포기하겠다는 내용으로 맺어진 약정에 의해 양육에 관한 사항의 협의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가사 협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하더라도 그 양육비 포기약정의 내용은 자녀의 복리에 반하는 것이 명백하므로 법원이 직권으로 양육에 필요한 사항을 다시 정할 수 있다라고 본 것입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남편 A씨에게 매달 양육비 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양육비 포기 각서를 썼다고 해서 양육비 청구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혼을 전제로 한 재산분할 포기각서는 협의이혼시에만 그 효력을 인정받습니다.
협의이혼시에도 재산분할과 관련해 서로간 협의를 통해 재산분할을 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이견이 없는 상태에서 서로 합의하에 재산분할 포기 각서가 작성되었다면 이는 협의이혼시에만 그 효력이 인정됩니다.
이 말은 바꿔말하면 이의를 제기하여 소송으로 간다면 재산분할 포기각서의 법적 효력은 없어진다는 겁니다.
물론 부부간 작성된 각서의 효력은 사안마다 달리 판단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재산분할과 양육비, 위자료는 이혼시 배우자가 보장받을 수 있는 당연한 법적 권리입니다.
사실혼 관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설령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부부간 각서를 작성하였지만 이견이 있다면 법원의 판단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적으로 각서가 효력이 있는지 여부는 미리 법률가의 조언을 구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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