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의 부채증명서 발급의뢰 행위가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채무승인’에 해당하는지 여부(2018. 2. 13. 선고 2017다265556 판결)
(1) 사안
주채무자 S가 신협으로부터 대출을 받았고 원고는 대출금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신협이 S와 원고를 상대로 대출금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이행권고결정이 확정되었다. 피고가 대출금 채권을 양수하고 양도통지를 하였다.
S가 파산·면책 신청을 위해 부채증명서발급의뢰서를 피고에게 제출하고 피고는 S에게 부채증명서를 발급하였다. S가 파산·면책 신청을 하면서 피고를 파산채권자로 표시하였고, 파산선고, 동시폐지결정, 면책결정을 받았다.
피고가 원고의 예금채권을 압류하자 원고는 집행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음을 내세워 청구이의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는 S가 부채증명서발급의뢰를 함으로써 채무를 승인하여 시효가 중단되었다고 주장하였다.
(2) 판결요지
채무승인은 시효이익을 받는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으로 채권을 상실하게 될 상대방에 대하여 상대방의 권리 또는 자신의 채무가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이른바 관념의 통지로서, 시효 완성 후 시효이익의 포기와 달리 어떠한 효과의사가 필요하지 않다.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S가 피고에게 부채증명서 발급을 의뢰한 행위를, S가 자신의 채무 또는 피고의 권리가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을 피고에게 표시한 행위로 볼 수 있다면, 설령 S가 그 채무를 면하기 위하여 부채증명서 발급을 의뢰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발급 의뢰 행위는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되는 채무승인에 해당한다.
(3) 평석
부채증명서 발급의뢰 행위가 채무승인에 해당한다는 하급심법원의 판단과 이에 대한 심리불속행 판결은 있었지만, 명시적인 판단은 이 사건이 처음이다. 원심은 파산·면책 신청 준비 초기단계에서 의례적으로 부채증명서를 발급받는 관행, 해당 금융기관에 대한 채무를 면하려는 궁극적인 목적, 채권자도 그 목적을 알았던 점 등을 근거로 채무승인으로 볼 수 없다고 한 반면,
대법원은 채무승인은 관념의 통지로서 시효이익의 포기와는 달리 효과의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 중점을 두어 채무승인으로 본 것 같다. 게다가 이 사건은 부채증명서 발급의뢰서에 단순히 자신의 채무의 존부나 액수를 문의하는 내용만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아니라 채무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대출원금잔액이 정확히 기재되어 있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실무는 채무승인으로 보지 않는 것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사안에 따라 채무승인으로 보지 않을 가능성은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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