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푹푹 찌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여기 감옥같은 방 한칸에 갇힌 모자가 있습니다.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자 브리라슨과 영화 원더의 기적을 상징하는 소년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제이콥 트렘블레이의 환상적인 케미를 엿볼 수 있는 영화, '룸'을 통해 감금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7년 전, 열일곱 살 소녀 '조이'는 한 남자에게 납치되어 감금, 상습 강간을 당하던 중 아들 '잭'을 출산합니다. 조이를 납치한 남자 '닉'은 주기적으로 생필품을 가져와 두 모자의 감금생활을 이어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옷장에 숨어있던 잭이 조이가 강간당하는 장면을 목격하다가 옷장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에 조이가 닉에게 반항하자, 닉은 괘씸하다며 모자를 가둔 창고의 전기를 끊어버리는데요. 조이는 이 상황을 이용하여 잭이 감기에 걸렸다며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닉은 항생제를 사오면 되지 않냐며 시큰둥하게 반응합니다. 이렇게 조이의 첫 번째 시도가 흐지부지하게 끝나는데요. 조이는 평생을 방에서만 생활한 잭에게 진짜 바깥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탈출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며칠 후, 항생제를 가지고 돌아온 닉을 맞이한 건 울고 있는 조이와 커다란 카펫에 둘둘 말린 잭의 시체였는데요. 사실 잭은 죽지 않았습니다. 조이가 닉의 균열을 파고 들기 위해 잭이 죽은 것처럼 꾸민 것인데요. 닉이 항생제를 가져오는 동안 끙끙 앓다가 그만 숨이 끊어졌고, 시체만큼은 밖에서 묻어줘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 조이의 입장입니다. 닉은 잭의 죽음에 자신이 어느정도 일조했음을 인정하고 둘둘 말린 잭의 시체를 자신의 트럭 짐칸에 싣습니다. 잭은 5년의 일생에서 처음으로 바깥 공기와 햇빛을 마주합니다.
세상의 경이로움에 감격하는 것도 잠시, 잭은 트럭이 멈추면 뛰어내려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라는 조이의 당부를 그대로 따릅니다. 닉이 도망친 잭을 붙잡으며 부모 행세를 하지만 이웃의 끝없는 의심에 결국 경찰이 출동합니다. 잭의 활약으로 7년 간의 감금 생활을 청산한 조이, 그러나 바깥 세상은 모자의 극적인 과거에 둘을 또 다시 감금시킵니다. 결국 쌓여온 감정에 정신이상증세를 보이는 조이, 조모에게 잭을 맡기고 정신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됩니다. 조이와 달리 새로운 삶에 빠르게 적응해가는 잭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조이에게 보냅니다. 삼손 이야기를 듣고 자란 잭은 머리카락을 힘의 원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덕분인지 조이는 무사히 퇴원합니다.
잭과 재회한 조이는 창고에 다시 가고 싶다는 잭의 부탁을 들어줍니다. 두 사람은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창고로 돌아오는데요. 잭은 창고에서 쓰던 물건에게 작별인사를 고합니다.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풀어낸 영화 '룸'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처럼 우리 삶에 성큼 다가와 있는, 감금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체포·감금죄 성립요건
제276조 (체포, 감금) ①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280조 (미수범) 미수범은 처벌한다.
제282조 (자격정지의 병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다.
체포·감금죄는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 계속범입니다. 또한 본죄는 고의범이므로 체포·감금에 대한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체포죄 성립요건
체포란,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직접적·현식적인 구속을 가하여 그 신체활동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인데요. 비록 부분적인 자유는 있을지라도 전체적으로 보아 활동의 자유가 없다고 인정되면 체포가 됩니다. 손과 발을 포박하거나, 마취제를 주사해 신체활동의 제약을 걸거나, 경찰관을 사칭해 연행하여도 체포입니다. 이처럼 수단과 방법에는 제한이 없으며 스스로 체포하는 것 이외에 간접정범형태로도 가능합니다. 만약 협박을 수단으로 사용했을 경우, 피해자의 저항을 배제할 정도로 높은 강도의 협박을 사용했을 때에는 체포라고 봅니다. 그러나 사람을 협박하여 어떤 장소에 소환시키는 것은 신체에 대한 현실적인 구속이 없으므로 강요죄에 해당합니다.
감금죄성립요건
감금죄처벌
감금이란, 사람을 일정한 장소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여 신체활동의 자유를 장소적으로 제한하는 것인데요. 장소적 제한이 있다는 점에서 체포와 구별됩니다. 탈출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뿐만 아니라 곤란한 경우도 감금이고, 한정된 장소 내에서 어느 정도의 자유가 주어졌을지라도 감금이 됩니다. 감금 또한 체포와 같이 수단과 방법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데요. 자물쇠를 채우거나, 감시인을 두거나, 지붕에 올라간 사람의 사다리를 치우는 것 또한 감금에 해당됩니다. 예를 들어, A에게 도박빚이 쌓여있던 B가 A로부터 도박빚을 갚아야만 사무실에서 나갈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습니다. 두려움에 떨던 B는 결국 사무실을 나가지 못했는데요. 이는 심리적·무형적 장애로 인한 감금죄가 인정됩니다.(대법원2010도5962) 체포·감금죄의 주체는 '피해자 이외의 모든 자연인'인데요. 재판·검찰·경찰· 기타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 및 그 보조자는 불법체포·감금죄의 주체가 됩니다.
불법감금죄 실제사례
임의 동행 형식으로 B경찰서에 가게 된 A씨는 구속영장이 신청, 발부되어 집행되기까지 약 82시간동안 B경찰서 내부에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 기간 동안 A씨는 경찰관들과 함께 식사도 하고, B경찰서의 사무실 내외를 자유로이 통행하였으나 B경찰서 밖으로는 나가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이후 A씨는 B경찰서 경찰관들을 감금죄로 고소하였습니다. 과연, 감금죄가 성립될까요?
위의 사례에 대해, 대법원은 피의자들의 심리적인 압박을 통해 A씨가 82시간 동안 경찰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되었으니, 감금죄가 성립한다고 했는데요. (대법원 91모5) A씨가 고소한 상대방은 직무를 행하는 경찰이기 때문에 불법감금죄의 주체가 됩니다.
상세하게 알아보는 체포죄, 감금죄
체포·감금죄의 객체는 "사람"입니다. 사람은 범인 이외의 자연인을 의미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신체활동의 자유가 없을지라도 곧 활동이 기대되는 잠재적 자유를 가진 자이면 본죄의 객체라 할 수 있습니다.(광의설) 따라서 수면자·명정자·정신병자·불구자는 본죄의 객체가 되지만, 출산직후의 영아는 본죄의 객체가 될 수 없습니다.
1) 정당행위
- 영장에 의한 구속, 현행범인의 체포, 친권자의 징계행위, 경찰관의 주취자 보호조치, 치료를 위한 정신병자의 감금은 정당행위이므로 감금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수용시설에 수용중인 부랑인들의 야간도주를 방지하기 위하여 취침시간 중 출입문을 안에서 시정조치한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된다. 대법원 88도1580
2) 피해자의 승낙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서 체포·감금을 한 경우에 대해서는 구성요건해당성조각설과 위법성조각설이 대립되어 있습니다. 체포·감금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것을 요건으로 하므로 피해자의 동의는 양해에 해당하는데요. 그러므로 구성요건해당성조각설이 타당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 <이스케이프 룸>의 경우 초대장을 받고 피해자가 자의로 장소에 진입한 것이기 때문에 영화의 주인공들은 감금을 동의한 것이지만, 영화 <룸>의 경우 납치되어 감금 당한 것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승낙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체포죄, 감금죄가 기타 협박죄 등과 함께 발생하면 어떻게 처벌될까?
1) 죄수
사람을 체포한 후 계속 감금한 경우, 1개의 감금죄가 성립된다. 그러나 1개의 행위로 여러 명을 감금한 경우에는 수 개의 감금죄의 상상적 경합이 된다.
2) 타죄와의 관계
① 협박죄
체포·감금의 수단으로 폭행·협박을 한 경우 폭행·협박은 체포·감금죄에 흡수되어 별죄를 구성하지 않는데요. 그러나 이는 가혹 행위에 해당되므로 중체포·감금죄가 성립합니다. A씨는 B의 신고로 형사처벌을 받은 것에 대하여 보복하기 위해 B에게 "자동차에 타라, 타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협박하며 B씨를 자동차 뒷좌석에 강제로 밀어넣었다. 이에 B씨가 내려달라고 애원했으나 A는 B를 태우고 20분간 주행했다. 위의 경우, 감금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행사된 단순한 협박행위는 감금죄에 흡수되어 따로 협박죄를 구성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82도705)
② 강간죄·강도죄
감금 중에 새로운 범의로 강도·강간·상해·살인을 한 경우, 감금죄와 각죄의 실체적 경합범이 되는데요. 처음부터 이러한 범죄를 목적으로 감금한 경우에는 각죄와 감금죄의 상상적 경합이 됩니다.
- 실체적 경합이 되는 경우
감금행위가 단순히 강도상해 범행의 수단이 되는 데 그치지 아니하고 강도상해의 범행이 끝난 뒤에도 계속된 경우… 감금죄와 강도상해죄는 경합범 관계에 있다. (대법원 2002도4380)
- 상상적 경합이 되는 경우
감금행위가 강간죄나 강도죄의 수단이 된 경우에도 감금죄는 강간죄나 강도죄에 흡수되지 아니하고 별죄를 구성한다. (대법원 96도2715)
③ 미성년 감금
미성년자를 유인한 자가 계속하여 미성년자를 불법하게 감금하였을 때에는 미성년자 유인죄 이외에 감금죄가 별도로 성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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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감금죄에는 위에서 설명한 불법체포·감금죄를 제외하고 존속체포·감금죄, 중체포·감금죄, 존속중체포·감금죄, 특수체포·감금죄, 상습체포·감금죄, 체포·감금치사상죄가 있는데요. 전문적인 법률 지식을 갖춘 법조인이 아니라면 판단하기 어려운 체포·감금죄에 연루되었다면, 즉시 전문변호사와 상담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가중 처벌의 위험성이 높은 형사사건으로 고소를 당했을 경우에는 경찰 조사 전에 법조인과 대응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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