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생전 아버님의 유언이었습니다."
생전에 가족이나 친지에게 남기는 말이나 당부를 유언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살아생전 유언'은 법적 효력이 있을까요?
엄밀히 말하면 살아생전 당부의 내용을 유언서로 작성하더라도 유언으로서의 법적 효력을 갖기는 어렵습니다.
즉, 생전에 아버지가 아들에게만 전 재산을 물려주겠다고 했더라도 민법에 따른 유언 형식을 갖추지 않았다면 그 말은 법적인 효력이 없으며, 따라서 아들이 생전 아버지의 유언이라고 주장하더라도 재산을 전부 가질 수 없습니다.
법적 절차에 따른 유언이 없다면 아버지가 사망하신 후 상속 재산은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상속순위에 따라 법정상속분에 해당하는 재산을 나누게 됩니다.
유언에 엄격한 방식을 요하는 것은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를 명확히 하여 법적 분쟁과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므로, 법이 정한 요건과 방식에 어긋난 유언은 그것이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하더라도 무효입니다.
법적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유언의 형식은 모두 5가지인데, 자필증서, 비밀증서, 공정증서, 녹음, 구수증서의 방식으로 해야 합니다.
그런데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유언의 형식을 취했음에도 무효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공증까지 받은 유언이 무효가 된 사례를 통해 공증 유언 작성시 주의할 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공증인이 작성하는 공정증서 유언 절차 및 장점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증인 2명이 참여한 공증인의 면전에서 유언의 취지를 구수(口授)하고 공증인이 이를 필기낭독하여 유언자와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한 형식을 말합니다.
즉, 공증인이 공정증서의 작성요령에 따라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이 공정증서유언입니다.
‘공정증서’란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직무상 작성하는 공문서 중 권리·의무에 관한 사실을 증명하는 효력을 갖는 것을 말하는데, 공정증서가 작성되면 이는 진정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다른 유언방식에 비해 분쟁해결이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다른 유언방식과는 달리 유언자의 사망 후 유언장의 존재를 입증하는 법원에의 검인절차를 밟지 않아도 됩니다.
공증 유언임에도 무효가 된 경우
직업이 변호사였던 A씨는 생전 공정증서 유언장을 작성했습니다.
'자신의 재산을 자녀가 아닌 아내에게 모두 물려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공정증서는 증인 2명이 참가해야 하므로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 2명이 증인으로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A씨의 사망 후 자녀들이 공정증서 유언장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어머니를 상대로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자녀들의 주장이 맞다고 판단하고 A씨가 작성한 공정증서 유언장이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법률관계에 누구보다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던 A씨의 유언장이 무효라고 한 이유는 뭘까.
대법원까지 간 소송에서 재판부는 공정증서 유언작성에 참가한 증인에게 결격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민법 제1072조 제2항은 공증인법에 의한 결격자는 공정증서 유언의 증인이 되지 못한다고 정해놓고 있는데, 공증인법에 의한 결격자란 공증인이나 촉탁인(유언장을 작성하는 사람)이 고용한 사람, 또는 공증인의 보조자 등을 말합니다.
즉, 변호사 사무실에 함께 근무하는 직원은 공증인이나 촉탁인의 피용자 또는 공증인의 보조자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에는 피상속인이 증인으로 참여시킬 것을 청구하지 않는 이상 증인이 될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
증인 결격자가 공정증서 증인으로 참여하면 그 유언장은 무효입니다.
공증인법 제33조 제3항에는 촉탁인이 참여를 청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성년자, 시각장애인, 문자를 못 읽는 사람, 서명할 수 없는 사람, 촉탁 사항에 관해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 공증인의 친족, 피고용인, 동거인, 공증인의 보조자는 증인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증인법 제33조(통역인·참여인의 선정과 자격) ③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참여인이 될 수 없다. 다만, 제29조제2항에 따라 촉탁인이 참여인의 참여를 청구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7. 12. 12.> 1. 미성년자 1의2. 피성년후견인 또는 피한정후견인 2. 시각장애인이거나 문자를 해득하지 못하는 사람 3. 서명할 수 없는 사람 4. 촉탁 사항에 관하여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 5. 촉탁 사항에 관하여 대리인 또는 보조인이거나 대리인 또는 보조인이었던 사람 6. 공증인의 친족, 피고용인 또는 동거인 7. 공증인의 보조자 [전문개정 2009. 2. 6.] |
다만 현행 공증인법에서 공증인의 피고용인은 증인이 될 수 없지만, 촉탁인의 피고용인은 증인 자격이 있습니다.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증인의 결격사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제1072조(증인의 결격사유)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유언에 참여하는 증인이 되지 못한다. 1. 미성년자 2. 피성년후견인과 피한정후견인 3. 유언으로 이익을 받을 사람, 그의 배우자와 직계혈족 ②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에는 「공증인법 」 에 따른 결격자는 증인이 되지 못한다. [전문개정 2011.3.7] |
공정증서 유언 작성시 주의점
공증에 의한 유언은 다른 유언장에 비해 법적 분쟁을 피할 수 있고 따로 법원의 검인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기에 신속히 유언 집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격이 있는 증인이 2명 있어야 효력이 발생합니다.
증인 2명은 유언장을 작성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해야 하고 작성 도중에 참여하거나, 중간에 자리를 비우면 무효입니다.
또 증인결격자가 참여해도 그 유언은 전체가 무효가 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간혹 유언 공증을 하기 위해 공증인 사무소를 찾았다가 증인 2명을 구하기 어려워 공증사무소 직원이 증인을 대신 서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증인결격자가 공증 유언에 참여한 것이 되어 전체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증인결격자가 참여했더라도 결격자 외에 증인이 2명 이상 참여했다면 유언은 효력이 발생합니다.
만약 촉탁인 주변에 증인으로 세울만한 사람이 없어서 할 수 없이 공증사무소 직원을 증인으로 세울 수밖에 없을 때에는 반드시 촉탁인에게 이런 사정을 설명하고, 촉탁인이 직원의 참여를 청구하도록 해야 합니다.
촉탁인이 직접 결격자의 참여를 청구하면 유효한 유언이 되기 때문입니다.

유언은 자신이 떠난 뒤 사후에 대한 의사 표시를 생전이 직접 남겨두는 것입니다.
자신의 의사대로 유언이 제대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유언장 작성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꼼꼼하게 작성했다 하더라도 추후 법률가의 전문적인 검토를 거치는 것이 안전하고 신중하게 유언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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