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계약서의 활용과 법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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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계약서의 활용과 법적 효과 

유지은 변호사


흔히 결혼은 약속과 책임을 전제로 하는 신뢰관계라고 말합니다.

부부가 되면 서로를 부양할 의무가 있고 동거, 정조의 의무도 지니게 됩니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영원히 해로'하기 위해 부부는 결혼과 동시에 각자의 의무를 다해야하고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해로(偕老 : 부부가 한 평생 함께 살며 늙는 것)' 한다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결혼을 결심하게 되면 약속과 신뢰의 징표로 혼전 계약서를 작성하는 부부들도 많습니다.

'결혼하면 가사일은 5:5로 한다.' ' 절대 각방을 쓰지 않는다.' '아이가 태어나면 아무리 힘들어도 함께 양육에 힘쓴다.' 등등 대체로 결혼 후 부부가 공동으로 지켜야 할 생활 수칙등을 미리 작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몇 해전부터 결혼 전 각자의 재산권을 보장받기 위한 수단으로 혼전 계약서 혹은 이혼 계약서라는 형식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혼전계약서의 활용과 이혼 재산분할시 혼전계약서의 법적 효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결혼 전 확실하게 해두자- 부부재산계약을 약정하는 혼전계약서


혼인도 하기 전에 이혼을 생각한다는 것이 어폐가 있긴 하지만 요즘은 소위 '영 리치(Young Rich)'라고 해서 젊은 나이에도 고액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결혼 전부터 이혼 시 재산분할 소송에 대비해 자신의 재산권을 지키고자 혼전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재혼 부부의 경우도 이혼의 아픔을 겪으면서 이미 재산분할 소송을 경험한 경우, 또 다시 재산분할로 인한 자신의 재산권을 침해받지 않기 위해 혼전계약서를 미리 작성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자녀를 대신해 부모가 예비 며느리나 예비 사위를 상대로 혼전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액 자산가들의 경우에는 자녀가 결혼할 때 부동산을 포함해 상당한 재산을 넘겨주는 게 일반적인데 혹시 이혼이라고 하게 될 경우 자녀에게 물려준 재산이 사위나 며느리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소위 '이혼계약서'를 작성하게 만든다는 것이죠.

이혼계약서는 부부 각자가 결혼 전 소유한 재산에 대한 이혼 후 소유권과 관리 주체를 구분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혼인신고 전에 써야하기 때문에 ‘혼전계약서’라고도 부릅니다.

실제로 이혼 계약서 작성과 관련해 변호사 사무실을 방문해 법률 자문을 구하는 예도 꽤 있는데요, 그러나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계약서를 쓴다고 해서 무조건 법적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혼전 계약서의 법적 효과 , 이혼 재산분할 소송에서도 효력 있을까


미국 트럼프 전대통령은 두 번의 이혼으로 천문학적인 재산분할이 예상되었지만 혼전계약서를 통해 경제적 손실을 크게 줄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저서 '트럼프의 부자되는 법'에는 "아무리 사랑해도 혼전 계약서를 써라"라는 말이 담겨있을 정도죠.

세계적인 추세는 이혼할때 계약서를 근거로 부부의 재산을 분할하도록 되어 있지만 아직 한국 법원에서는 이혼 계약서 내용 그대로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혼 계약서, 즉 혼전 계약서의 법적 효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혼전 계약서는 결혼 전에 체결한 계약이므로 이혼 시의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할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라 이혼 전에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재산분할 청구권을 미리 포기할 수 없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이혼 소송이 진행되면 재산 형성 기여도에 따라 재산분할 비율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혼전 계약서를 썼다고 할지라도 이혼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하는 입장에서는 혼전 계약서 내용과는 별개로 자신의 기여도를 최대한 입증해 재산분할 청구 소송에 임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혼전 계약서는 이혼시 재산분할 소송에서 아무런 효력이 없는걸까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혼전계약서의 법적 효력은 제한적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제한적이라는 말은 일부 효력이 있다는 말입니다.



혼전 계약서, 재산분할 청구에서 효력 발생하려면


이혼시 재산분할 청구를 하는 입장에서는 혼전 계약서 내용과는 별개로 자신의 기여도를 최대한 입증해 재산분할 청구를 할 것입니다.

반대로 방어를 하는 입장에서는 재산분할 대상에 자신이 혼전에 가져온 재산에 대해서는 특유재산이라고 주장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음을 주장해야 합니다.

이 때 혼전 계약서에 작성된 자신의 혼전 재산 목록을 유리한 근거로 재판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즉, 재산분할 소송에서는 혼전 계약서 내용을 근거로 특유재산임을 주장해 재산분할 대상이 아님을 주장하는 쪽과 혼전 계약서 내용은 혼인 전의 계약내용으로 이혼이 발생한 시점에서는 재산분할 청구권과 기여분을 주장하는 쪽이 서로 공방을 펼치며 얼마나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바탕으로 입증하느냐에 따라 재산분할 청구 소송의 결과가 결정되게 됩니다.

따라서 혼전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부부의 재산 목록을 작성할 때 구체적으로 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혼 전 부부 각자의 재산은 물론 급여 등도 구체적으로 작성하고 빚이 있다면 어느 은행에서 어떤 용도로 빌렸는지 등도 정확하게 적는 게 이혼 후 재산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급여나 퇴직금 등은 부부의 공유재산으로 간주해 이혼할 때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일단 계약서를 쓰면 사기나 강요 등을 제외하고 계약을 해지하거나 내용을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혼전 계약서 작성 시 서로 합의하에 법률가의 조언을 구해 작성한다면 추후 분쟁의 소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한쪽에 지나치게 유리하게 작성되면 계약서의 법적 효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민법 제829조 부부 재산 약정 등기를 통해서도 혼인 전에 부부 각자가 소유한 재산에 대해 소유권이나 관리 주체를 약정할 수 있습니다.

약정한 내용을 제3자에게 주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등기를 해야 하며 기본적으로 등기는 혼인 신고 전에 해야 합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부부 재산 약정의 효력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하고 있긴 하지만 이혼 소송에서 중요한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만큼 혼전 계약서 및 부부재산약정 등기와 관련해서는 법률가의 조력을 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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