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의혹 제기일까? 아니면 광기일까?
- 양쪽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는것은 아닐까
2021년 상반기 가장 화제가 되었던 사건은 한강에서 두 명의 친구가 술을 마시다가 그 중 한 명이 사망한 채 발견된 건입니다. 대부분이 알고 있는 故 손정민씨 사망 사건입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에서 집중적으로 다룬 후 더욱 더 뜨거운 화제가 되었는데요. 최근 故 손정민씨 사인에 대한 변사자심의위원회 결과 내사 종결 하기로 결론이 났다고 합니다. (즉 변사 외 다른 범죄 연루 가능성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하여 수사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하던 故 손정민의 부친은, 친구 A씨를 폭행치사, 유기치사로 고소하였는데요. 과연 그 두 죄명이 무엇이고, 인정될 가능성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폭행치사? 유기치사?
- 치 자가 들어가는 범죄는 뭐지?
1. 고의범과 과실범
모든 범죄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처음부터 나쁜 마음을 먹은 경우인 고의범 (칼로 복부를 찔러 사망케 한 경우) / 그리고 노린 것은 아니나 실수로 한 과실범 (후방을 제대로 못보고 후진하다가 아이를 치어 죽인 경우)입니다. 다음의 두 가지 경우를 보시죠
1) 죽일 고의를 가지고, 쇠 파이프로 머리를 때려 죽인 경우
: 이 경우 처음부터 나쁜 마음을 먹고 그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므로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됩니다
2) 폭행할 고의를 가지고, 쇠파이프로 한 대 툭 쳤으나, 넘어지면서 머리가 부딪혀 죽은 경우
① 폭행할 고의를 가지고, 쇠파이프로 한 대 툭 친 것 - 폭행죄에 해당합니다.
② 실수로 머리를 부딪히게 해서 죽게 한 것 - 고의범인 살인죄는 안됩니다. 대신 실수로 사망(죽일 사)에 이르게 한 것(이를 치)을 줄여서 '치사'가 됩니다.
2. 유족 측이 고소한 죄명을 분석해보자
1) 폭행 치사 - 친구 A씨가 (죽일 의도는 없이) 손정민군을 때렸고, 실수로 죽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ex) 친구 A씨가 손정민군을 때린 이후에, 손정민군이 물에 빠지거나 머리를 돌에 부딪혀 사망한 경우
2) 유기치사 - 친구 A씨가, 만취하여 도움이 필요한 손정민군을 보고도, 그냥 냅두고 가버려서 죽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ex) 만취하여 물가에 잠들어 있는 손정민군을 보고도, 친구A씨가 그냥 집으로 가버린 경우
실제로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을까?
- 실효성이 있는 고소일까?
1. 여론 재판이 아니라면, 불가능하다
폭행치사죄가 인정되려면, 그 전제로 친구 A씨가 손정민군을 때렸다는 것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유기치사죄가 인정되려면, 그 전제로 손정민군에게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상태가 발생한 점부터 입증되어야 합니다.
1) 폭행치사죄의 경우 - 여론과 일부 개인 방송자들은 그렇게 보지 않으나. 수사기관은 이미 할 수 있는 모든 조사를 다한 것으로 보입니다. 수사기관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기에 더욱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국민 들 중 일부가 의혹을 제기할 수 도 있으나. 의혹만으로는 혐의가 입증되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친구 A씨가 손정민군을 때렸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 폭행치사가 인정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0%에 가깝습니다)
2) 유기치사의 경우 - 故손정민군에게 도움이 절실한 상태가 발생한 것 역시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낚시를 하던 목격자들의 증언을 보면 (그게 손정민군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누군가 물에 자진하여 들어갔다는 진술만 존재할 뿐입니다. 친구 A씨가 손정민군이 위험에 처한 상황을 보고도 그냥 갔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 유기치사가 인정될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 (0%에 가깝습니다)
막연한 정의감이 자칫 광기로 치닫지 않아야
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친구A씨가 먼저 故손정민군에게 술을 먹으러 나오라고 한 것? 첫 경찰 조사부터 변호인을 선임한 것? 블랙아웃이라고 해놓고 담장을 넘은 것? 휴대폰이 바뀐 것? 그 휴대폰을 환경미화원이 주워서 나중에 준 것? 모두 아닙니다. 위 사실들은 하나도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범죄 혐의를 입증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있냐 없냐 일 것입니다. 그게 없다면 당연히 무혐의가 나와야 합니다. 그게 법이고 원칙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故손정민 유족측이 친구A를 폭행치사와 유기치사로 고소한 것은 감정에 치우친, 사건 종결을 최대한 막으려는 매우 무리한 처사입니다.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아픔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나, 고소는 장난이 아닙니다. 고소장에 친구A가 故손정민군을 때린 상황을 어떻게 기술할 것이며, 故손정민군이 위험에 처한 상황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기술할 것입니까)
합리적 의혹 제기는 시민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나, 그것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한다는 광기로 변경되면 안 될 것입니다.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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