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앵무새가 신기해서 만난 인연이 악연으로 변하다
- 낯선 사람과는 친해지지 말아야
오늘 2021. 4. 29. 서울 고법 형사 6부는 공원에서 처음 만난 남자의 집에 따라가, 살인하고 재물을 가져온 40대 여성 A에게 13년의 중형을 선고하였습니다. 사실관계는 이러합니다.
40대 여성 A는 2020년 8월 공원에서 60대 피해 남성 B랑 만나게 되었습니다. 당시 B가 어깨위에 자신이 기르던 앵무새를 올리고 있었고, 이를 신기해한 A가 말을 걸면서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대화가 잘 되자 공원에서 함꼐 술을 마시다가, 피해 남성의 집에 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그 후 A의 변명에 의하면 "피해 남성이 갑자기 옷을 벗고 돈을 멋으면서 성관계를 요구하였고"이에 격분한 A가 흉기로 피해 남성을 살해한 후 물건을 가지고 도망갔다는 것입니다.
검사는 A를 강도살인으로 기소하였으나. 법원은 이를 배척하고 살인과 절도를 인정하였습니다. 이하에서 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 애초에 돈을 강취하려고 들어갔을까?
검사가 기소한대로 강도살인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A가 피해 남성의 집에 따라 갈 당시부터 "피해 남성을 죽이고 재물을 강취하겠다"라는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재판부는 A에게 그러한 고의가 있다고 봤을까요? 판결문 중 일부를 보면
1) A가 피해 남성을 살해한 후 곧바로 재물을 취득해 도망나온 것으로 보면, 최소 재물강취의 의도로 접근했다고 보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2) 하지만, 피해 남성은 60대의 남성이었는데 A에 의하여 바로 제압될 정도로 쇠약해 보이지는 않는 점, 앵무새를 보고 호기심에 다가갔다는 A의 진술도 신빙성이 있는 점 등을 보면, 재물강취 의도가 없었다는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
- 판결문 중 일부
즉, 재물강취의 의도가 있었다고 추정은 되나, A의 변명을 들어보면 그 의도가 없었다는 의심이 들긴 하므로,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 원칙에 따라,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피해자가 죽은 후에도 물건에 대한 점유가 인정될까?
- 절도와 점유이탈물횡령죄 사이
문제는 A가 피해 남성을 살해한 후 물건을 절취해 나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타인 소유의 물건을 함부로 취득하면 두 가지 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1) 주인이 물건에 대한 점유를 가지고 있다면 - ex) 지갑이 주인의 뒷주머니에 꽂혀있는 경우 - 절도죄 성립
2) 주인이 물건에 대한 점유를 상실한 경우면 - ex) 주인이 지갑을 땅에 떨어뜨려서, 길바닥에 있는 경우 - 점유이탈물횡령죄 성립
피해 남성이 죽었다면 아무런 의식이 없는 사체일것인데, 과연 사체가 주변 물건에 대해서 점유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까요~? 이에 대한 유명한 판례 하나를 소개합니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방에서 사망한 피해자 곁에 4시간 30분쯤 있다가 그 곳 피해자의 자취방 벽에 걸려있던 물건들을 영득의 의사로 가지고 나온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와 같은 경우에 피해자가 생전에 가진 점유는 사망 후에도 여전히 계속되는 것으로 보아 (중략) 이는 절도죄에 해당
- 대법원 1993. 9. 28. 선고 93도2143 판결 일부
즉 사람이 죽어도 그 공간에 그 죽은 사람의 점유가 일정 시간 지속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 공간 안의 물건을 가지고 나온 경우,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아닌 절도죄가 성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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