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시작점
의뢰인은 20대 중반의 자영업자 A씨. 운동을 좋아하던 그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던 도중 자신보다 나이 많은 형 중고차 딜러 B씨랑 알게 되었습니다. B씨는 헬스장 내 다른 사람들과도 두루두루 친하였고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던 사람이었죠. 같이 술도 몇번 마시다보니 친한 사이가 되었는데요.
어느 날 B씨가 힘든 얼굴로 A에게 부탁을 합니다. 그 내용은 "코로나 때문에 중고차 시장이 힘들다. 중고차 물량이 쌓이면 업체가 힘들어지니 니가 나로부터 중고차 한대를 구매해줘라. 그렇게 해서 내 실적을 올려주면 일주일 내로 차량 구매를 취소해줘서 금전적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A는 많은 고민을 한 끝에 '설마 이 형이 나에게 사기를 치겠어?"라는 마음으로 도와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카드사 대출을 2500만원 받아 차량 구매를 하게 됩니다. (물론 A씨는 자신이 구매한 '척'한 차량을 전혀 본 적도 타본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애초의 말과 달리 B는 일주일이 지나도 A씨가 한 차량 구매를 취소해주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A씨를 속여서 차량구매 대금을 편취하고, 매출 실적만 올린 것이죠. A씨가 구매한 척한 차량은 A에게는 간 적도 없었기에 그 차량을 B씨가 또 다른 사람에게 판매했을 수도 있었습니다.
A는 친한 형인 B와의 관계를 생각하여 제발 차량 구매를 취소해달라고 읍소해보았지만 B는 계속해서 "기달려달라. 경기가 안좋다. 일주일만 더..한달만 더.."라는 말로 일관합니다. 그렇게 두달이 흘러가면서 A씨가 대출한 카드사에서만 채무 변제의 압박이 들어오게 됩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A씨가 차량 구매를 취소해서 카드값을 갚을 필요도없었겠죠?) A가 B의 차량 구매 취소를 기다리면서 카드대금을 갚지 못하자 카드사에서는 A에게 민사로 대금지급 청구 / 그리고 사기죄로 형사 고소를 하겠다는 경고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이에 어쩔 수 없이 A는 또 다른 제3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차량 구매 대금을 갚아야만 했습니다. 차량을 실제로 받아보지도 못하고 차량 구매 대금을 날리게 된 것이죠. 이에 대해 항의하자 A는 아예 잠수를 타버렸습니다. 이 상황에 대응하고자 저를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2. 본 사건의 특징
중고차 구매 관련 사기로 고소할 시 중요한 점은 상대방에게 기망의 고의 있다는 사실을 잘 증명하는 것입니다. 본 사건의 가장 큰 쟁점은 B씨가 A에게 차량 구매를 부탁할 당시 어떠한 고의를 가지고 있었는가? 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① A의 차량 구매를 정말 취소해 줄 의사로 부탁을 했으나, 일주일 후 갑자기 B 자신의 사정이 너무나 악화되어 해주지 "못"하게 되었다.
→ 기망의 고의가 부정됨 ▶ 형사범죄의 영역이 아닌, 민사 손해배상의 문제에 불과
② 처음부터 A가 한 차량 구매를 취소해줄 의사 없이, 차량 구매 대금을 편취하고 자신의 실적만 올리려고 한 것이기에 차량 구매 취소를 해주지 "않"고 있다
→ 기망의 고의가 인정됨 ▶ 형사범죄의 영역인 동시에 민사 손해배상도 가능
당연히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②를 주장해야 형사 고소가 가능해져서, 더 강한 압박을 통한 합의가 가능할 것입니다.
3. 변호인의 법적 조력 방향
1) 고소장 작성
고소장을 작성하면서 B의 고의가 ②라는 점을 입증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이를 위해 고소장에서는
① B가 A에게 부탁을 했을 당시 영업실적이 좋지 않았고 경제적 사정도 어려워 A의 손해를 전보해줄 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었다는 점
② 실제로 A가 차량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는 점
③ B가 차량 구매를 해주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길 '회사 내부 시스템이 망가져서 그렇다'고 말한바, 실제 다른 중고차딜러들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언제든지 클릭 한번이면 취소가 가능한 점
④ B는 그러함에도 자신의 실적, 구매대금을 편취하기 위하여 장기간 고의적으로 해주지 않고 있는 점
⑤ 주변 지인들을 탐문한 결과 B는 A외에도 다른 여러 사람에게 동일한 부탁을 하고 다닌 것으로 보아 사기의 습벽이 있어보이는 점 등을 적극 주장하였습니다.
2) 경찰 조사 입회
A에 대해서 이루어진 경찰 조사에 동석하여 적극적 도움을 주었습니다. 실제 차량을 구매할 의사가 전혀 없었던 점, B의 문자, 카톡 내용을 보아 정말로 차량 구매가 취소될 것으로 생각한 점등을 집중적으로 진술할 수 있게 진술뱡향을 잡아주었습니다.
3) 대질신문 참석
수사기관에서는 A와 B둘을 다 불러서 대질신문을 진행하였습니다. 이에 참석하여 A의 진술 중 기망당한 것을 입증할 수 있게 법률적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B의 답변에 대해서 모순되는 점, 사실과 다른 점을 면전에서 수사관에게 전달하였습니다.
4. 사건 진행 결과
1)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 / 그 후 정식재판 회부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최종 기소의견으로 판단하여 검찰로 송치하였고, 검찰을 B씨의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하여 약식기소가 아닌 정식기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정식 기소되어 재판에 회부되면 검사가 피해자를 대리하기에 따로 변호사가 나갈 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B의 공판기일에 제가 직접 참석하여 공판 내용을 청취하였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은 B의 사기 행위로 인한 피해자가 A한명이 아니라 4명이 더있다는 것, 그리고 총 피해 금액이 수억원에 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 배상명령신청
B씨가 유죄로 확정된 후에도 배째라고 할 수있겠죠? 그러면 A는 다시 민사소송 절차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사기죄의 피해자는 피고인의 형사 재판부에 배상명령신청을 할 수있습니다. 인정될 시 피고인에게 유죄가 선고되면, 마치 민사로도 승소한 것과 같은 효력을 줍니다. 의뢰인을 위하여 형사 공판 기일날 참석하여 배상명령신청서도 제출한 상태입니다.
[실제로 제출한 배상명령 신청서]
5. 본 사건의 시사점
사기 피해를 입고 고소할 때, 상대방에게 사기죄의 기망의 고의를 입증하는 것은 몹시 힘든 과정입니다. 그 이유는 기망의 고의는 외부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직접 증명할 수는 없기에 사건 당시 피의자의 경제적 상황, 문자와 카톡으로 드러나는 정황, 계약 내용의 허점등을 통해서 증명해야 합니다.
사기죄로 피해를 봐서 힘든 상황이라면 모든 조사와 재판에 직접 참석하고, 고소장과 모든 서면을 성실하게 작성하는 변호사의 적극적 도움을 꼭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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