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과 신뢰의 상징인 결혼반지.
그러나 결혼반지가 처음 사용된 로마시대에는 결혼할 여성을 돈으로 사는 매매혼의 증거로 결혼반지가 사용했다고 합니다.
지금의 결혼반지 풍습은 그리스도교에서 유래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결혼을 통해 남녀가 하나가 된다고 여기는 그리스도교에서 둥근 모양의 반지는 부부의 사랑과 신의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지금은 예물의 성격으로 바뀌어 다이아몬드 크기에 따라 사랑의 척도를 표현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쨌든 두 사람이 결혼을 통해 영원히 변하지 않는 사랑과 신뢰를 쌓아가겠다는 징표이자 상징임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많은 사람 앞에서 부부임을 선언하고 믿음의 징표로 결혼 반지를 끼워주며 하나가 된 부부.
그런데 만일 결혼 후 상대방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떨까요?
지금은 가치관이 많이 변화했지만, 여전히 당사자에게 이혼이라는 꼬리표는 심적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데요, 결혼의 실패 원인이 다른 것도 아닌 상대방의 속임수에 의한 것이라면 사기결혼을 당한 입장에서는 무척 억울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그러나 우리 민법에는 사기에 의한 결혼의 경우 법이 인정하는 범위에서 혼인 취소가 가능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판례를 통해 사기 결혼에 의한 혼인 취소가 가능한 사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기 결혼이라면 혼인취소 청구가 가능합니다.
사기로 인한 혼인이라 함은 혼인 당사자 또는 제3자가 위법한 수단으로 상대방 또는 양 당사자가 혼인의 의사를 표시하게 함으로써 성립한 혼인을 말합니다.
쉽게 말하지만 기망에 의해 혼인이 이루어진 경우입니다.
민법 제816조 제3호에는 부부 일방이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에는 법원에 혼인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재산이나 경제적 능력을 부풀렸거나 집안이나 직업에 관해 허위로 말한 것으로는 혼인 취소 사유가 아니어서 만일 그러한 사실을 들어 결혼 생활을 끝내고자 한다면 법적 사실을 다투어 이혼 소송을 통해 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망 사실이 위법적인 수단에 의한 것이고 만일 그와 같은 기망에 의한 착오가 아니었다면 상식적으로 결혼에 이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면 혼인취소 사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은 민법 제823조에 따라 혼인 취소 소송은, 사기를 안 날 또는 강박을 면한 날로부터 3개월 안에 청구해야 합니다.

혼인취소 소송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합니다.
혼인이 취소되었다면 사기 결혼에 책임을 물어 과실이 있는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혼인 취소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는 제3자에 대해서도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결혼정보업체의 소개를 믿고 결혼했는데, 알고보니 결혼정보업체에서 소개해 준 사실과 달리 사기결혼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만일 엄청난 재력가라고 결혼정보업체로부터 소개를 받았는데, 금융자산에 대한 증명서가 엉터리라든가 제대로 사실확인을 하지 않은채 소개했다면 혼인 취소를 원인으로 결혼정보업체에게도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집안, 학력, 재산을 속여 사기결혼으로 인정된 사례
서울가정법원 2002드단69092판결
A씨는 B씨와의 만남 과정에서 아버지는 한국의 변호사이고, 어머니는 홍콩 출신 중국계 영국인으로 영국 BBC방송의 피디라고 말하였고 할아버지는 국내 은행 대주주이고 외할머니는 청나라의 황족이라고 하였습니다.
또 자신은 유럽에서 태어나 자라 영국의 캠브리지 대학에서 금융학을 전공하고 중국에서 일하다가 IMF무렵 국내 은행에 이사로 일하고 있다며 재력을 과시했습니다.
A씨는 자신의 화려한 인맥과 재력이 사업가인 B씨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왔으나, 결혼 후 이 같은 사실이 모두 허위임이 밝혀졌습니다.
이에 법원은 A씨의 그 기망의 정도가 배우자의 동일성에 관한 착오를 일으킬 정도라고 할 것이므로, 일반인도 위와 같은 기망에 의한 착오가 없었더라면 혼인에 이르지 않았다고 보인다며 사기에 의한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된다고 보고 위자료 2,000만원을 인정했습니다.
출산 사실을 숨겼다가 혼인 취소된 경우
청주지방법원 2013드단1021판결
C씨는 D와 혼인하기 전에 결혼과 출산한 경력이 있음에도 이를 숨긴채 결혼했습니다.
D씨는 C가 자신의 과거 혼인 및 이혼 경력, 출산 경력 등에 대하여 명시적, 묵시적으로 기망하였고 이로 인하여 착오에 빠진 상태에서 혼인의 의사를 표시하였으며 위와 같은 기망에 의한 착오가 없었더라면 C와 혼인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혼인취소소송을 냈습니다.
이에 법원은 비록 D가 성급하게 혼인을 결정하는 등 D에게 상당한 과실이 있다고 보이나, 사안 자체는 민법 제816조 제3호가 정한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D의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단지 진실을 말하지 않고 침묵했다는 이유만으로 기망행위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불고지 또는 침묵을 위법한 기망행위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
민법 제816조 제3호가 규정하는 사기에는 혼인의 당사자 일방 또는 제3자가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한 경우 뿐만 아니라 소극적으로 고지를 하지 안이하거나 침묵한 경우도 포함됩니다.
그러나 불고지 또는 침묵의 경우에는 법령, 계약, 관습 또는 조리상 사전에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인정되어야 위법한 기망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즉, 불고지 또는 침묵에 의한 기망행위에 대해 법원은
관습 또는 조리상 고지의무가 인정되는지는 당사자들의 연령, 초혼인지 여부, 혼인에 이르게 된 경우와
그때까지 형성된 생활관계의 내용, 당해 사항이 혼인의 의사 결정에 미친 영향의 정도, 이에 대한 당사자 또는 제3자의 인식 여부,
당해 사항이 부부가 애정과 신뢰를 형성하는 데 불가결한 것인지,
당사자의 명예 또는 사생활의 비밀의 영역에 해당하는지,
상대방이 당해 사정에 관련된 질문을 한 적이 있는지,
상대방이 당사자 또는 제3자에게서 고지받았거나 알고 있었던 사정의 내용 및 당해 사항과의 관계 등의 구체적 개별적 사정과 더불어
혼인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인식과 가치관, 혼인의 풍속과 관습, 사회의 도덕관, 윤리관 및 전통 문화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만일 상대방이 출산 사실을 숨겼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출산의 경력이나 경위가 알려질 경우 당사자의 명예 또는 사실활 비밀의 본질적 부분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지,
사회 통념상 당사자나 제3자에게 그에 대한 고지를 기대할 수 있는지와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이 신의성실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라고할 수 있는지까지 심리한 다음,
그러한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고지의무의 인정여부와 위반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합니다.
사기에 의한 결혼으로 혼인 취소 소송을 하고 싶다면 법이 정한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지 면밀한 법리적 접근이 필요하며 혼인취소소송 기각에 대비해 예비적으로 이혼 소송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혼인 취소소송은 해당 사유에 대한 입증 책임이 소송을 제기하는 원고에게 있으므로 구체적인 증거와 변론에 대해서는 해당 소송경험이 풍부한 이혼전문변호사의 법률조력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