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혼적 사실혼’ 관계란 법률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와 이혼신고를 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과 법적 신고 없이 사실상 혼인관계를 맺은 경우를 말합니다.
즉 서류상 부인 따로, 함께 동거하는 부인 따로라는 뜻이죠.
중혼적 사실혼은 대개 법률상 혼인관계에 있는 부인이 이혼을 거부하거나, 오랜 시간이 지나 연락두절 상태가 되어 이혼 수속을 밟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법률혼 중인 사람에 대한 중혼적 사실혼은 원칙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법률상 혼인을 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 다른 한 쪽이 제3자와 혼인의 의사로 실질적인 부부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사실혼으로 인정하여 법률혼에 준하는 혜택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판례에 의하면 법률혼이 '사실상의 이혼 상태'에 있는 중혼적 사실혼 배우자는 일반 사실혼 배우자에 준하는 법률적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혼 배우자, 즉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사실상 혼인 관계를 유지한 배우자는 이혼시 재산분할이 가능하고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부부 일방에게 위자료 청구도 가능합니다. 다만, 배우자 사망과 함께 상속이 개시되면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권리는 인정받지 못합니다.
상속인은 법률상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순으로 상속 순위가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민연금, 공무원 연금, 주택연금등도의 경우에는 특별법상 사실혼 배우자를 보호하는 규정을 두고 있어 배우자로서 권리 행사가 가능한데요,
만일 중혼 관계일 경우, 남편이 사망하였다면 유족 연금은 법률상 배우자와 사실혼 배우자 중 누구에게 돌아가는 걸까요?
법원은 법률상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해소됐는지 여부를 따져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사실혼 배우자의 유족연금 수령에 관한 두 건의 판결을 통해 사실혼 배우자의 연금 수령 여부가 가능한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혼 절차 중 사망했다면 유족연금은 사실혼 배우자에게
A씨와 사실혼 관계에 있던 B씨는 경찰공무원으로 일하다 2017년 뇌출혈로 사망했습니다.
A씨는 공무원연금공단에 유족급여 지급을 청구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경찰관 B씨에게는 12년 동안 별거를 하긴 했지만 법률상 배우자가 따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무원 연금법 제3조 1항 2호는 '유족'을 '공무원이거나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사망할 당시 그가 부양하고 있던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가목에서 '배우자'를 '재직 당시 혼인관계에 있던 사람으로 한정하며,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사람을 포함한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재직 당시 A씨는 사실혼 관계였지만, 엄연히 배우자로 B씨가 경찰 재직 당시 함께 혼인 생활을 했으므로 당연히 유족연금은 법률상 배우자가 아닌 자신에게 지급되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B씨는 법률상 배우자와 이혼의사의 합치 하에 협의이혼 절차를 진행하던 중 사망해 법률혼을 해소하지 못했을 뿐 실질적으로 혼인관계가 해소됐다"고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B씨 사망 당시 A씨와 B씨가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었던 이상, A씨는 공무원연금법 제3조 1항 2호에서 정한 '유족'으로서 연금수급권을 가진다고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이전 재판인 사실혼 관계 존부 확인 소송을 통해 자신이 사실상 실질적인 배우자임을 확인하는 취지의 판결도 받은 바 있기 때문에 B씨와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인정되는만큼, A씨가 유족으로서 연금수급권을 가진다고 판시했습니다.
이혼 의사 없었다면 46년간 사실혼 배우자와 동거했어도 유족연금은 법률상 배우자에게
하지만 앞선 소송의 판결을 내린 재판부가 비슷한 사안의 소송에 대해 유족연금은 법률상 배우자에게 지급되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46년간 동거했던 사실혼 배우자를 유족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인데요,
이런 판결을 내린 이유는 바로 사망한 공무원이 생전에 법률상 배우자와 이혼하려는 의사가 없었다는 것때문이었습니다.
C씨는 군인이었던 D씨와 46년간 동거하며 3명의 자녀를 뒀습니다.
D씨는 2013년 사망했는데 법률상 배우자가 있었는데 D씨의 법률상 배우자는 D씨 사망한 5년 후 사망했습니다.
C씨는 2018년 D씨의 법률상 배우자가 사망하자 국군재정관리단에 남편의 유족연금 지급을 청구했는데요,
그러나 국군재정관리단은 "D씨의 사망 당시 법률상 배우자가 유족으로서 수급권을 가지므로, 사실혼 배우자인 C씨는 유족연금 수급권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거부했습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군인연금법 제3조 제1항 4호가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자'를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배우자에 포함하는 취지는, 사실상 혼인생활을 해 혼인의 실체는 갖추고 있으면서도 단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상 혼인으로 인정되지 않은 경우 그 사실상 배우자를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만약 사실상 배우자 외에 법률상 배우자가 따로 있는 경우라면 이혼의사가 합치됐는데도 형식상의 절차 미비 등으로 법률혼이 남아 있는 등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사실상 배우자와의 관계는 군인연금법상의 '사실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D씨의 경우 전역 후에도 사망 전까지 35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법률상 배우자와 이혼 절차를 진행하려 했던 사정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D씨와 그의 법률상 배우자 사이에 이혼의사가 합치되는 등 법률상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해소되기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기 때문에 이러한 중혼 관계인 경우에는 유족급여는 법률상 배우자에게 지급되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두 판결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보면
법원은 기본적으로 중혼적 사실혼 관계인 경우에는 법률혼 배우자에게 유족 급여에 대한 수급권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다만, 이혼 의사가 있었거나 이혼 절차까지 이르렀으나 사정에 의해 중단된 경우라면 실질적 배우자인 사실혼 배우자에게 유족급여 수급권이 인정된다는 판결입니다.
따라서, 이와 비슷한 상황의 사실혼 배우자라면
이후 배우자의 사망 후 연금 수급권에 대한 권리 보장을 받기 위해 법률상 배우자와의 이혼 의사 여부를 입증할만한 증거 자료를 마련해두거나 법률상 배우자와의 가족관계 정리 등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해보입니다.
법률사무소 카라는 사실혼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법률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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