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에 '참칭'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참칭'의 사전적 의미는 ‘분수에 넘치는 칭호를 스스로 이름’을 뜻합니다.
일상생활에서는 누군가 분수를 모르고, 격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할 때나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본분을 뛰어넘어 직권을 남용할때 사용되는데, 넓게 보자면 '사칭'이라는 뜻과 비슷하며 '행세하다' '흉내내다'라는 의미를 가지고도 있습니다.
지난 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열린민주당이 창당하자, 당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을 참칭하지말라'고 말하면서 '참칭'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었죠.
'참칭'이란 말은 상속 관련 용어에도 사용됩니다.
'참칭 상속인'이 그것인데요,
참칭 상속인이란 정당한 상속권이 없음에도 재산상속인임을 신뢰케 하는 외관을 갖추거나 상속인이라고 참칭하면서 상속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점유함으로써 진정한 상속인의 재산상속권을 침해하는 자를 가리킵니다.
상속과 관련해서는 이러한 참칭 상속인때문에 실제로 상속권이 있는 상속인이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참칭상속인에 대해 상속재산 회복을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류를 위조해 상속분할협의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재산을 가로채는 경우
15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친가와는 그리 큰 왕래를 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얼마 전 친가 친척분이 저의 인감도장을 잠시 빌려달라고 하셨습니다. 꺼림칙하지만 어머니가 친척분의 요청이니 그냥 빌려주자고 해서 인감도장과 요청 서류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요. 생전 재산을 물려주시는 부분에서 저희 집이 쏙 빠져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일전에 제게 요청한 서류가 재산 증여 전에 정리하기 위한 일체 서류였습니다. 이거 사기 아닌가요?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상속 재산을 받을 수 있을까요? |
서류 위조 사기죄 성립 여부
우선 용도를 숨기고 조카의 인감도장과 서류를 이용해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임의로 작성했다면 사기죄 여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기죄의 경우 친족상도례의 적용을 받아 친인척간 재산범죄는 처벌이 면제됩니다.
친족상도례는 “친족 간의 재산 다툼은 국가가 개입할 일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이 해결할 문제”라는 취지로 사기ㆍ공갈ㆍ절도ㆍ횡령ㆍ배임ㆍ권리행사방해ㆍ장물 등 7개 범죄에 대해서는 친족의 처벌을 면제하는 형법상 특례 조항을 의미합니다.
이에 따라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간에 발생한 사기나 절도 등은 처벌할 수 없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상속재산 돌려받을 수 있는지 여부
공동상속인이 돌아가신 아버지대신 상속인 지위를 물려받은 아들(대습상속인)의 인감 도장과 일체 서류를 통해 상속을 포기하게 하고 나머지 재산을 나누어간 경우, 대습상속인을 참칭하여 서류를 위조했기 때문에 대습상속인은 나머지 공동상속인을 대상으로 상속재산 협의분할이 없었음을 이유로 상속회복청구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판례에 의하면 공동상속인의 한 사람이 다른 상속인의 상속권을 부정하고 자기만이 상속권이 있다고 참칭하거나, 다른 상속인의 상속분을 침해하는 경우 참칭상속인에 해당한다고 하였고, 공동상속인 중 1인이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을 원인으로 하여 상속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에, 협의분할이 다른 공동상속인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것이어서 무효라는 이유로 다른 공동상속인이 위 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소는 상속회복청구의 소라고 합니다(대법원 2007다17482 판결).
상속회복청구소송 시 주의해야 할 점
소송 제기 전 제척기한 확인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인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침해를 안 날부터 3년을 경과하거나,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을 경과하면 소멸하므로, 위 기간 내에 민사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여기서,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이란 상속이 개시된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자기가 진정상속인임을 알고 또한 자기의 상속권이 침해된 사실을 안 때를 의미합니다.
만일 이 제척기간을 경과한 뒤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은 직권으로 소 각하 판결을 내리게 되므로 제척기간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상속회복청구소송과 달리 일반 부동산 등기말소소송은 제척기간의 제한이 없습니다.
상속회복청구소송의 일환으로 부동산등기말소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는 것과 구별해,
‘매매 또는 증여’등을 원인으로 하여 상속재산에 대한 권리를 가져간 상속인이 있을 때, 이를 되찾는 소송의 경우에는
‘상속’을 원인으로 다른 상속인의 재산을 침해했던 것이 아니라, ‘매매, 증여’ 등 상속 외의 사유로 권리를 가져간 것이므로,
상속회복청구권의 대상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는 제척기간의 기간제한이 없이, 언제든지 말소소송을 할 수 있습니다.
즉, 공동상속인 중 1인인 A가 망인의 생전에 망인으로부터 토지를 매수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매수하였다고 하여 서류 위조 등의 방법으로 부동산 특별조치법에 의한 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에는,
A가 ‘상속’에 기해 등기를 이전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매매’에 기해 등기를 이전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므로,
상속회복청구소송이 아니라 원인무효에 기한 말소등기청구소송을 해야 하고,
이때는 원칙적으로 기간의 제한 없이 말소등기청구소송을 할 수 있습니다.
상속은 여러모로 다툼이 많을 수 밖에 없는 법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깔끔하게 상속 문제를 정리하고자 한다면 상속전문변호사의 법률조력을 구해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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