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자가 친부의 상속받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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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자가 친부의 상속받으려면 

유지은 변호사


혼인 외의 출생자 또는 혼외자란 법률상의 혼인 관계가 없는 남녀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를 말합니다.

사실혼이나 혼인 취소가 된 경우 자녀가 있다면 친부의 인지에 의해 친자 관계가 성립하지만 혼인이 무효가 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혼외자가 됩니다.

혼외자라 하더라도 친모와는 별다른 법적 절차 없이 법률적 모자관계가 인정되고 따라서 친모가 사망하게 되면 직계비속으로 상속 1순위가 됩니다.

법적인 혼인 관계였다면 당연히 친부의 인지 신고로 인해 법률적으로 부자관계가 성립하여 자녀에게 상속권이 주어지지만, 혼외자의 경우에는 친부의 상속을 받으려면 몇 가지 법적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혼외자가 친부의 상속을 받기 위해서는 어떤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법적인 부자 관계 확인 필요- 인지 청구소송


친부와 혼외자 사이는 오로지 '인지'를 통해서만 법률적 친자관계가 ‘창설’됩니다.

인지란, 혼인 외의 출생자에 대하여 생부 또는 생모가 자신의 자녀라고 인정하거나(이를 ‘임의인지’라 한다), 재판에 의하여 부 또는 모를 확인함으로써(이를 ‘강제인지’라 한다), 그들 사이에 법률상의 친자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혼외자가 친부로부터 상속이든 그동안 받지 못한 과거의 양육비를 청구하려면 우선 법률적으로 친자관계임을 증명받아야 하는데, 친부가 자율적으로 인지 신고를 해주지 않고 이를 거부한다면 인지 청구에 대한 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판단을 구해야 합니다.

인지 청구소송에서는 통상 DNA 유전자 검사를 신청하여, 유전자 시험성적서의 결과에 따라 과학적으로 친생자 여부를 확정하게 됩니다.

2015년에 발간한 대법원의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4년 인지에 관한 소송만 놓고 봤을 때 원고가 이긴 소송은 234건(일부 승소 포함)에 달했으며, 원고가 패하거나 각하된 건수는 8건에 불과했습니다. 유전자 검사 등 과학적 자료를 바탕으로 증거를 제출하기에 인지 청구 승소 확률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만일 친부가 사망한 경우라면 어떻게 할까요?

친부가 사망을 했다면 소송 제기 대상자를 친부가 아닌 검사로 하고, 사망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하면 됩니다.

인지 청구소송에서 승소하게 되면 자연적으로 가족관계등록 절차에 따라 친부의 법률상 자식으로 인정받게 되고 인지 신고는 혼외자의 출생 시 소급하여 효력이 생기기 때문에 성인이 되기 전까지 과거 양육비에 대해 소급해 친부에게 청구할 수 있고 친부 사망 시 상속권도 가지게 됩니다.



2. 법적 친자관계 인정받았지만 다른 상속인이 모두 재산을 처분했다면?

상속회 청구 가능


법적으로 친자임을 인정받게 되면 피상속인의 상속순위 1순위인 직계비속에 해당하므로 상속재산분할 청구를 통해 친부의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고 만일 다른 상속인이 이미 증여 또는 유증을 받아 상속재산이 얼마 남지 않게 된다면, 원칙적으로 망인의 사망 1년 내에 유류분 반환 청구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모가 사망한 후 인지 효력을 인정받았지만 이미 다른 형제들이 상속재산을 처분해 상속분을 침해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이러한 경우 인지된 자의 상속권과 관련하여, 민법은 “상속개시 후의 인지 또는 재판(예를 들어,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가 상속재산의 분할을 청구할 경우에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분할 기타 처분을 한때에는 그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 혼외자는 다른 상속인들을 상대로 상속 회복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상속회복청구권이란, 진정한 상속인이 아님에도 상속인을 참칭하고 있는 자(참칭상속인)에 대하여, 진정한 상속인이 상속재산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 권리인데, 우리 대법원은 위와 같은 인지 받은 자의 기존 공동상속인들을 상대로 한 가액 지급 청구권을 상속회복청구권의 일종으로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06므 2757).

다만 상속 회복 청구는 그 침해를 알게 된 날부터 3년 또는 상속권 침해 행위가 있는 날부터 10년 내에 하면 되는데 이 두 기간 중에 하나라도 종료된다면 상속 회복 청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바로 상속재산의 가치 평가입니다.

상속분의 가치 평가는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 개시 시를 기준으로 하지만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재산을 나눠가져 혼외자가 이에 대해 상속분 지급 청구를 하게 된 경우 재판이 종료되는 시점(사실심 변론종결일)을 재산 가격 산정의 기준으로 합니다.



상속 개시 전 혼외자의 상속 포기 각서는 유효할까?


그렇다면 부모가 돌아가시기 전에 작성해 둔 혼외자의 상속 포기 각서는 법적으로 유효할까요?

정답은 무효입니다.

예를 들어 혼외자 A 씨가 아버지의 본처와 배다른 형제들에게 일정 금액을 받는 대신 상속과 유류분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각서를 썼다고 하더라도 당시 아버지가 살아 있어 상속이 개시되기 전이라면 이 각서는 효력을 인정받을 수가 없습니다.

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상속재산분할 협의를 하면서 부제소합의(향후 민·형사상 일체의 소송을 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했더라도 그 합의가 ‘착오나 기망에 의한 합의’라면 효력을 잃을 수 있다는 법원 판결도 있습니다.

실례로 최근 한 재판에서 부제소합의 당시 생전 증여가 100억 원이라고 해 10억 원 정도를 받고 합의를 했던 혼외자 형제들이 차후 생전 증여의 가치가 1000억 원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서 공동상속인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사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으로 100억 원 상당의 유류분을 추가로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혼외자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해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지만, 적어도 법적으로는 혼외자도 친자 관계가 입증된다면 직계비속으로서 다른 자녀들과 같이 동등한 상속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자녀들은 부모의 사망과 함께 상속이 개시되면서 이복형제의 존재를 알게 된다면 껄끄러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혼외자가 갑자기 드러나 가족 간 재산 다툼의 단초가 되지 않도록 피상속인 입장에서는 미리 생전에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상속 관계에 다툼이 없도록 미리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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