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자(長子) 상속은 부모의 봉양과 가통의 계승, 생존이라는 삶의 본질적 문제 속에서 자연스레 사회에 뿌리를 내리며 일반화된 사회 관습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면 생활이 안정되지 못한 유목사회는 말자(末子) 상속이 선호되었고 고려와 조선 초기 시대까지는 자식에게 골고루 상속을 주는 남녀 균분 상속제도가 대세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균분상속은 자식에게 재산을 골고루 나눠주다 보니 모두가 가난해지는 단점이 발생했고 이를 보완한 측면이 있는 제도가 바로 장자상속입니다. 가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일종의 ‘선택과 집중’을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죠.
불과 이 십여 년 전만 해도 장자상속은 보편적 상속의 문화였고 가족 간 갈등도 크게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17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재산을 아들에게만 물려주겠다고 한 비율은 불과 9%에 지나지 않고 절반이 넘는 59.5%는 자녀 모두에게 골고루 나눠주겠다고 답했습니다.
시대에 따라 자녀관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상속문화도 바뀌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통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장자상속이 일반화되어있던 수십 년 전에 부모가 아들에게만 땅을 생전 증여했다가 부모님 사후 시간이 흐른 뒤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어떨까요? 부모의 뜻이니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그러나, 우리 민법에는 일종의 균등 상속 개념이라 할 수 있는 '유류분'이라는 규정이 있습니다.
문제는 증여된 시기입니다.
많은 분들이 수십 전년 증여된 토지 혹은 부동산에 대해서도 유류분 청구가 가능한지에 대해 궁금해하시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수십 년 전 증여된 부동산의 유류분 청구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류분 청구 대상과 비율
유류분은 상속인이 법률상 반드시 취득하도록 보장되어 있는 상속재산의 가액을 말합니다.
피상속인의 의사만으로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할 경우, 남은 가족의 생활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법으로 최소한의 상속분을 정해놓은 것으로 피상속인의 유언보다 우선합니다.
때문에 설사 불효한 자식이어서 재산을 물려주기 싫다고 하더라도 유류분은 엄연히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권리이기 때문에 피상속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재산의 일부를 물려받을 수 있습니다.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는 유가족의 범위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 형제자매이며, 유류분의 비율은
직계비속과 배우자의 경우는 법정 상속분의 1/2이며
직계존속과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법정 상속분의 1/3,
그리고 4촌 이내 방계혈족은 유류분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과 청구 소멸 시효는?
유류분 청구의 대상이 되는 기초재산은 피상속인의 사망과 동시에 상속이 개시되면 망인이 가진 재산(재산 및 채무 포함)에 사망 전 1년간에 증여한 액수를 더한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공동상속인들 중에서 증여를 받은 자가 있는 경우에는 증여를 받은 시기에 관계없이 유류분 반환 청구의 대상이 된다는 점입니다(대법원 1995. 6. 30. 선고 93다 11715 판결).
즉, 증여를 수십 년 전에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실을 알고 다른 공동 상속인들이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해온다면 증여를 받은 사람은 청구 소송에 대비해야 합니다.
반대로 수십 년이 흘러 형제자매 중 일부에게만 부모님이 재산을 증여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증여된 재산에 대해 나머지 상속인은 부족분에 대해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 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한 증여도 기간을 따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유류분 반환 청구는 언제까지 할 수 있는 걸까요?
수십 년 전 증여받은 토지에 대해서도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유류분 반환청구권 기간은 유류분 권리자가 상속의 개시 및 반환해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로부터 1년, 상속이 개시된 때로부터 10년입니다(민법 제1117조).
이 청구 기간을 근거로 유류분 소송을 당하는 쪽에서는 수십 년 전 증여받은 상속분에 대해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그렇지 않습니다.
판례는 유류분 반환 청구는 재판상 혹은 재판 외에서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할 수 있고 이 의사표시를 하는 때에 소멸시효가 중단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0다 8878 판결 등).
즉, 부모님이 사망한 직후 수십 년 전 증여된 사실을 알고 구두상으로 유류분 반환 청구 의사를 보였다면 재판 외에서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소송을 통한 유류분 반환 청구가 가능해집니다.
단 유류분 제도는 1979년 1월 1일에 도입된 것으로 제도 도입 이전에 증여받은 재산에 대해서는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유류분 반환 청구권 놓치지 않으려면
유류분 반환청구권은 소멸시효가 1년으로 짧기 때문에 재판이 아닌 구두상으로 상대방에 유류분에 대해 반환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소멸시효가 중단된다는 판례가 있기는 하나, 이는 법정 소송으로 가게 되면 그 의사 표시가 실제로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유류분 반환청구권을 재판 외에서 행사하려면 내용증명우편으로 보내 증거를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유류분 반환 청구를 염두에 두시는 분들은 상속개시 후 가능한 한 빨리 협의 혹은 소송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협의가 지연되어 1년이라는 기한을 넘기게 되면 유류분 자체를 청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증여 부동산의 유류분 청구, 현금으로 받을 수 있나?
흔히, 부동산 자체보다는 가액으로 계산하여 현금으로 받을 수 없는지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기 계십니다.
그러나, 판례의 입장에 의하면 증여된 재산 자체의 반환이 원칙이므로 원물반환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면 가액 반환이 인정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05. 6. 23. 선고 2004다 51887판결).
다만 소송 과정에서 지분이 아닌, 가액으로 받기로 하는 당사자 간의 조정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유류분의 경우는 자신도 모르는 생전 증여가 있었는지 빠른 시일안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증여를 받은 상대방이 이런 사실을 알고 고의로 상속 협의를 유류분 반환 청구 소멸시효까지 지연시켜 유류분 반환 청구 자체를 무산시키는 사례도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상속이 개시되면 상속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예상할 수 있는 법적 분쟁과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에 대해 대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