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분할은 부부가 이혼할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인데 부부가 공동으로 협력하여 모은 재산을 정당하게 나눌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런데 재산분할 시 채무(소극재산)의 총액이 재산(적극재산)을 초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이때 만약 일상가사에 사용되어진 채무임에도 그 채무의 명의자가 혼자서 채무를 부담하게 된다면 매우 부당하지 않을까요? 오늘은 이처럼 재산분할 시 재산보다 채무가 많은 경우 그 채무를 재산분할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사 례
A녀는 정치활동을 하던 B남과 결혼을 한 후, 경제적 능력이 없는 남편을 위해 생활비 및 선거자금, 활동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자신 명의의 3억여원의 빚을 떠안게 되었으나, B남이 A녀의 후배와 외도를 하여 혼인이 파탄에 이르렀고 A녀는 친정으로 가버렸습니다. 한편 B남은 혼인 파탄의 원인이 부인에게 있다는 이혼소송(본소)을 먼저 제기하였고, 이에 대해 A녀는 남편의 잘못을 주장하며 이혼에 따른 위자료 및 재산분할의 반소를 제기하였습니다.양측이 변론을 마친 시점 기준으로 채무는 3억 5000만원에 달하고 총 재산 2억원 보다 더 채무가 많았습니다.
이혼 재산분할은 「실질적인 공평」 목적
우선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은 부부의 공동재산으로서 주택, 예금, 주식, 대여금 등은 물론 퇴직금, 연금 등 장래 수입도 포함됩니다. 여기에 채무(빚)가 있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이와 같은 공동재산에서 공제가 됩니다.현행 법률은 부부의 재산에 대해 부부별산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민법 제830조). 그러므로 부부 각자의 채무는 각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 일방이 혼인 중 제3자에게 부담한 채무는 일상 가사에 관한 것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그 개인의 채무로서 청산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민법 제832조).이혼의 재산분할 청구 제도는 부부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청산하고 분배하여 당사자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그래서 민법이 혼인 중 부부 일방이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그의 특유재산으로 하는 부부별산제를 취하고 있는 것을 보완하여, 이혼 할 때는 그 재산의 명의와 상관없이 재산의 형성 및 유지에 기여한 정도 등 실질적 내용을 따져서 각자의 몫을 분할하여 귀속시키고자 하는 제도입니다.이혼시 재산분할을 하는 경우에는 부부 중 누구 소유의 재산인지 상관 없이 서로 재산을 만드는데 누가 더 많은 개입을 했는지에 따라 정해지게 되며 혼인의 기간, 부부 각자의 직업, 소득 등이 종합적으로 참고됩니다.
채무는 어디까지 재산분할에 포함될 수 있을까?
이혼 시, 재산과 마찬가지로 빚도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 불분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채무는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재산분할에 포함될 수 있을까요?부부가 이혼을 할 때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적극재산은 물론이고, 부부 중 일방이 제3자에 대하여 부담한 채무라도 그것이 공동재산의 형성을 위해 부담한 것이거나 부부 공동생활관계에서 필요한 비용 등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부담한 것이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1993. 5. 25. 선고 92므501 판결, 2010. 4. 15. 선고 2009므4297 판결 등 참조)고 봅니다.민법도 분할대상인 재산을 적극재산으로만 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혼인 중 부부의 일방이 경제활동을 책임지는 과정에서 생긴 채무는 그것이 부부의 공동재산형성에 따른 채무로 분류가 됩니다.예를 들어, 부부가 같이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자신의 명의로 대출을 받은 돈이나, 생활비나 자녀 양육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자신의 명의로 대출을 받은 돈은 명의와 상관없이 재산분할청구 대상이 됩니다.
빚이 더 많은 경우에도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한가?
과거 대법원은 공동재산의 형성을 위해 부담하게 된 채무는 청산의 대상이 되는 것이므로 만약 총 재산 가액에서 채무액을 공제하고나서 남는 금액이 없다면 청산할 대상이 없는 것이어서 재산분할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므933 판결).하지만 최근에 대법원 판례는‘이혼 당사자 각자가 보유한 적극재산에서 소극재산(채무)을 공제하여 재산상태를 따져 본 결과, 재산분할 청구의 상대방이 그에게 귀속되어야 할 몫보다 더 많은 적극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적극재산을 분배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극재산의 부담이 더 적은 경우에는 소극재산을 분담하도록 하는 재산분할이 가능하여 재산분할 청구가 배척되지 않는다’(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므4071, 4088 판결)고 판단을 바꾸었습니다.이렇게 보는 것이 부부가 혼인 중 형성한 재산관계를 이혼시 청산하는 것을 본질로 하는 재산분할 제도의 취지에 맞고, 당사자 사이의 실질적 공평에도 부합한다고 봅니다.
재산분할청구권의 법적 성질
재산분할청구권의 법적 성질과 관련해서 판례를 살펴보면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혼인중 형성한 재산의 청산적 요소와 이혼 후의 부양적 요소 외에 정신적 손해(위자료)를 배상하기 위한 급부로서의 성질까지 포함하여 분할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청산 및 부양 · 손해배상(위자료) 성격까지 갖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대판 2006. 6. 29. 2005다73105; 대판 2005. 1. 28. 2004다58963 등 참조).
사례에 대해서
위 사례의 경우 남편 B(원고)가 아내 A(피고)를 상대로 이혼을 청구하고 재산분할을 청구한 사안에서, 경제활동을 오히려 여성인 아내가 하였고, 그에 따라 형성된 재산과 채무가 아내의 명의로 대부분 되어 있었으며, 재산분할의 계산 결과 당연히 아내의 명의로 많은 채무가 있었던 사안이었습니다. 결국 재산분할청구권제도의 취지, 법적 성질, 분할의 방법 등의 법리를 고려한다면 아내가 남편을 뒷바라지 하다 생긴 빚을 이혼할 때 서로 분담해야 한다는 취지가 타당합니다.재산보다 빚이 더 많은 부부도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의 내용으로서 그 채무를 분담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이혼부부의 양성평등의 실현과 공평한 재산분할에 일조할 수 있다는 긍정적 의미를 갖는다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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