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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이 난 줄도 몰랐다면 ― 추완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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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이 난 줄도 몰랐다면 ― 추완항소 

윤영석 변호사

어느 날 은행 계좌가 압류되었다는 연락을 받고서야 자신을 상대로 한 소송이 있었고, 이미 판결까지 확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사 후 주소가 바뀌었거나 상대방이 엉뚱한 주소를 적어 소장이 전달되지 않았고, 법원은 결국 공시송달로 재판을 진행했던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본인은 변론기일에 한 번도 나가지 못했는데 원고의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진 판결이 남아 있는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검토하게 되는 절차가 추완항소입니다.

1. 추완항소란 무엇인가

민사소송에서 항소는 판결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해야 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판결은 확정됩니다. 다만 민사소송법 제173조는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이 기간을 지키지 못한 경우,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안에 늦어진 항소를 보완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당시 외국에 있던 당사자라면 이 기간은 30일입니다. 이렇게 뒤늦게 제기하는 항소를 실무에서는 추완항소라고 부릅니다.

추완항소가 받아들여지면 확정된 것으로 보였던 판결에 대하여 항소심에서 다시 다툴 기회를 얻게 됩니다. 1심에서 한 번도 하지 못한 주장과 증거 제출을 항소심에서 처음부터 하게 되는 것입니다.

2. 기간은 언제부터 계산하는가

가장 많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이 지점입니다. 법원은 공시송달로 판결이 송달된 경우, 단순히 소송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때가 아니라 판결이 공시송달 방법으로 송달되었다는 사실을 안 때를 기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상은 사건기록을 열람하거나 판결정본을 새로 받아 본 때가 이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2주는 법원이 늘려 줄 수 없는 기간입니다. 계좌 압류 통지를 받고 사건번호를 확인한 뒤 기록을 열람하셨다면, 그날부터 날짜를 세고 계셔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정을 정리하고 자료를 모으느라 한두 주를 보내고 나면 다툴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으므로, 사건을 알게 된 직후에 곧바로 상담을 받으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입니다.

3. 모든 공시송달 사건에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추완항소가 인정되려면 기간을 지키지 못한 데에 본인의 잘못이 없어야 하고, 그 사정은 추완을 주장하는 쪽이 밝혀야 합니다. 처음부터 소장이 전달되지 않아 소송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던 경우에는 비교적 인정될 여지가 큽니다.

반면 소장은 받아 보았는데 그 뒤 이사를 하면서 주소를 신고하지 않았고, 그 사이에 공시송달로 재판이 진행된 경우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법원은 소송이 계속 중인 사실을 알고 있었던 당사자에게는 스스로 진행 상황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보는 경향이 있어, 추완항소가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언제, 무엇을, 어떤 경위로 알았는지에 관한 사실관계를 꼼꼼하게 정리하는 일이 결론을 좌우하게 됩니다.

4. 항소만으로 집행이 멈추지는 않습니다

추완항소를 제기하였다고 하여 이미 진행 중인 압류나 경매가 저절로 정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소송법 제500조에 따른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하여야 하고, 대개 담보 제공이 요구됩니다. 항소장 제출과 집행정지 신청을 동시에 준비하지 않으면, 항소심에서 다투는 동안 재산이 처분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실제 주소를 알면서도 일부러 소재불명인 것처럼 꾸며 공시송달을 받아 낸 경우에는 재심(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1호)이라는 길도 있습니다. 재심은 그 사유를 안 날부터 30일 안에 제기하여야 하므로, 사안에 따라 어느 절차를 택하는 것이 유리한지 함께 검토하여야 할 것입니다.

5. 형사사건이라면 상소권회복청구를 검토합니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이 송달을 받지 못한 채 판결이 선고되고 상소기간이 지나버린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45조의 상소권회복청구가 문제됩니다. 민사의 추완항소와는 요건과 기간이 다르고, 청구와 동시에 상소를 제기하여야 하므로 별도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윤영석 변호사 소개

윤영석 변호사는 법무법인 베테랑의 대표변호사로, 대한변호사협회에 형사법과 민사법 전문분야를 등록하였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인근에 사무소를 두고 민사소송과 형사변호를 함께 수행하고 있어, 송달 문제로 확정된 판결에 대한 민사상 불복과 형사상 상소권회복을 아울러 검토할 수 있습니다.

판결이 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아셨다면, 남은 기간이 얼마인지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사건기록 열람 시점, 주소 이전 경위, 송달 내역 등을 가지고 오시면 추완항소 가능성과 집행정지 필요성을 함께 살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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