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장을 내고 몇 달을 기다렸는데 경찰서에서 '불송치 결정' 통지를 받았다며 찾아오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통지를 사건의 끝으로 받아들이십니다. 그러나 불송치 결정은 경찰 단계의 판단일 뿐이고, 고소인에게는 이를 다툴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만 2026년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서 이 절차에 기한이 생겼으므로, 예전처럼 여유를 두고 대응해서는 안 됩니다.
1. 달라진 형사절차의 흐름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출범하면서, 형사사건은 고소·고발 → 경찰 등 수사기관의 수사 → 송치 또는 불송치 → 공소청 검사의 기소 여부 판단 순서로 진행됩니다. 공소청 검사는 원칙적으로 직접 수사를 하지 않고, 경찰에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결국 사건의 사실관계가 어떻게 정리되는지는 경찰 단계, 즉 송치 전 단계에서 사실상 결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경찰 단계에서 고소인이 쓸 수 있는 불복 수단이 그만큼 중요해졌습니다.
2.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 통지일부터 3개월
경찰이 혐의없음 등의 이유로 사건을 송치하지 않으면, 고소인 등은 담당 경찰관이 소속된 관서의 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종전에는 이의신청 기간에 제한이 없었습니다. 개정법은 불송치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6개월)로 기한을 정하였고, 이 기간이 지나면 이의신청 권리 자체가 사라집니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경찰은 사건을 공소청 검사에게 송치하여야 하고, 검사는 기록을 검토하여 기소하거나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게 됩니다. 이의신청이 불송치 사건을 검사의 판단 대상으로 다시 올려놓는 통로라고 할 것입니다.
개정법은 이의신청에 필요한 범위에서 수사기록을 열람·등사할 수 있는 권리도 명문화하였습니다. 경찰이 무엇을 조사했고 무엇을 근거로 판단했는지 모른 채 이의신청서를 써야 했던 종전의 어려움이 상당 부분 해소된 셈입니다.
한편 고발인은 2022년 법 개정 이후 원칙적으로 이의신청을 할 수 없었습니다. 개정법에서 일부 예외가 마련되었으므로, 고발인 지위에 있으신 분은 본인의 사건이 예외에 해당하는지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3. 수사가 멈춰 있을 때 — 이의제기
불송치 결정조차 나오지 않은 채 수사가 지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정법은 2026년 10월 2일 이후 수사가 개시된 사건에서, 수사 개시 후 6개월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증거조사 등 실질적인 수사가 진행되지 않으면 수사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관서의 장은 14일 안에 담당자 교체, 수사 경과와 향후 계획 등의 조치를 알려야 합니다. 다만 이것이 곧 수사 완료 시한이 된다거나 담당자가 자동으로 바뀐다는 의미는 아니므로, 이의제기와 함께 구체적인 수사 요청사항과 추가 증거를 제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4. 이의신청서는 고소장을 다시 쓰는 문서가 아닙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히 보는 실수는 고소장의 내용을 되풀이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의신청서입니다. 이의신청 단계에서는 경찰이 어떤 이유로 불송치하였는지, 그 판단의 어느 부분이 증거나 법리에 비추어 잘못되었는지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먼저 불송치 결정서에 기재된 결정 유형(혐의없음, 죄가안됨, 공소권없음 등)과 구체적 이유를 정확히 특정하여야 합니다. 다음으로 수사기록을 열람·등사하여 경찰이 확인하지 않은 증거, 조사하지 않은 참고인, 판단을 누락한 사실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 위에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항목별로 지적하고, 필요하면 새로운 증거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할 것입니다.
3개월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기록 열람·등사를 기다리다 기한을 넘기는 일이 없도록, 사안에 따라서는 기한 안에 이의신청서를 먼저 제출하고 기록 검토 후 보충서면을 내는 방식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5. 맺으며
불송치 통지서를 받으셨다면 통지를 받은 날짜부터 확인하시고, 결정서와 그동안 제출한 자료를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이의신청은 한 번의 서면으로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절차인 만큼, 수사기록을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베테랑 대표변호사 윤영석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민사법 전문변호사 / 법학박사(형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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