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동의한 줄 알았는데, 성범죄 고소를 당했다면“
“상대방과 기억이 다릅니다. 경찰에 가서 사실대로 설명하면 해결될까요?”
성범죄 혐의로 경찰의 연락을 받으면 당황스러운 마음에 당시 상황부터 해명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거나 서로 동의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면 고소 사실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기억을 설명하는 것과 그 설명이 자료를 통해 확인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상대방이 어떤 행동을 문제 삼고 있는지 파악하고, 서로의 설명이 달라지는 지점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민윤기 변호사입니다.
지인과 술자리를 가진 뒤 귀가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신체 접촉으로 강제추행 고소를 당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본인은 넘어지지 않도록 부축했다고 기억하지만, 상대방은 원하지 않는 접촉이었다고 진술할 수 있습니다. 이때 “평소 친한 사이였다”거나 “도와주려던 행동이었다”는 설명만으로는 당시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어느 부위에 어떤 방식으로 접촉했는지, 그 전후에 어떤 말이 오갔는지,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조사를 어떻게 준비하고, 관련 자료를 어떤 관점으로 살펴봐야 하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친한 사이였다는 사실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
평소 연락을 자주 주고받거나 함께 술을 마신 관계라면 상대방도 자신의 행동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의 친밀한 관계와 특정 신체 접촉에 대한 동의는 구분해야 합니다.
사건 이후에도 연락을 이어갔다는 사실 역시 그 자체로 당시의 동의를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대화가 이루어진 경위와 내용, 문제 된 행동과의 관련성을 살펴야 합니다. 반대로 고소가 접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혐의가 확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당사자의 진술과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러한 검토를 위해서는 먼저 적용되는 혐의를 알아야 합니다. 형법상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를, 준강제추행죄는 상대방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추행한 경우를 다룹니다. 따라서 사건에 따라 접촉의 경위뿐 아니라 당시 상대방의 상태도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경찰에서 연락을 받았다면 구체적인 혐의와 문제 된 일시·장소를 확인하고,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고소 내용을 파악하는 방법을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을 설명해야 하는지 알아야 그에 맞는 자료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억이 다른 지점에서 기록을 찾아봐야 합니다’
문제 된 상황을 파악했다면 사건 당일의 경위를 시간순으로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기억이 불분명한 부분까지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귀가한 시각은 기억나지 않지만 택시 이용내역으로 확인했다면, 그 시각은 기록을 통해 알게 된 사실입니다. 함께 있던 지인에게 나중에 들은 내용도 자신이 직접 목격한 사실과 구분해야 합니다. 이러한 차이를 분명히 해야 조사 과정에서 설명이 불필요하게 엇갈리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이나 CCTV를 살펴볼 때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됩니다. 사건 이후 “잘 들어갔어?”라는 메시지가 남아 있다면 연락이 이루어졌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지만, 그 문장만으로 앞서 있었던 신체 접촉에 대한 동의까지 확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CCTV 역시 촬영 장소와 시간, 사각지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영상에 특정 행동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과 그 행동이 실제로 없었다는 판단은 같지 않습니다. 반면 진술과 직접 관련된 장면이 있다면 어느 부분을 확인해 주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관련 대화는 앞뒤 맥락과 날짜가 드러나도록 원본 상태로 보관하시기 바랍니다. CCTV는 보관 기간이 지나면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설치 장소와 사건 시간대를 정리해 수사기관에 확보 필요성을 알리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첫 조사에서는 빠른 답변보다 정확한 설명이 중요합니다’
자료를 정리하는 이유는 답변을 외우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자신이 무엇을 기억하고, 어떤 부분은 기록으로 확인했으며, 무엇이 아직 불확실한지 구분하기 위해서입니다.
조사 중 질문의 뜻이 분명하지 않다면 의미를 확인하고 답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추측으로 채우기보다 기억의 한계를 그대로 설명해야 합니다. 이미 한 설명과 다른 자료가 확인되었다면 무엇이 달라졌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사실대로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피의자에게는 전체 또는 개별 질문에 대한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으며, 조사 과정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도 있습니다. 신청이 있는 경우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가 보장됩니다.
조사가 끝난 뒤에도 자신의 설명이 조서에 정확하게 반영되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직접 본 사실과 추측이 구분되어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말한 부분이 단정적인 표현으로 적히지는 않았는지 살펴보고, 다르게 기재된 부분은 정정을 요청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해명하고 싶은 마음에 보낸 연락도 신중해야 합니다’
조사를 준비하다 보면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해 오해를 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연락을 원하지 않는데도 반복해서 메시지를 보내거나 찾아가는 행동은 추가적인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을 통해 진술을 바꾸도록 요구하는 일도 피해야 합니다.
합의를 검토하는 경우에도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 변호인을 통해 연락 가능 여부와 의사 전달 방법부터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때 합의의 의미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제추행이나 강간 등은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는 이유만으로 수사와 처벌이 자동으로 종료되는 범죄가 아닙니다. 따라서 합의만 하면 사건이 끝날 것이라는 전제로 대응해서는 안 됩니다.
혐의를 다투는 경우에는 사실관계와 증거를 중심으로 입장을 정리해야 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어느 경우든 특정 금액으로 합의하면 반드시 정해진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상담은 사건의 빈칸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법률상담을 준비할 때 모든 자료를 완벽하게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찰에서 받은 출석 안내와 현재 확인된 혐의, 사건 전후의 대화 및 이동내역 등을 준비하고, 기억이 불확실한 부분은 따로 표시해 두시면 됩니다.
이미 조사를 받았다면 어떤 질문을 받았고 어떻게 답했는지 정리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자신에게 불리해 보이는 자료까지 함께 살펴야 기존 설명과 충돌하는 부분이나 추가로 확인할 쟁점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상대방의 의사, 직접 기억하는 사실과 자료로 확인되는 사실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사에 앞서 이러한 차이를 정리하면 막연한 해명에서 벗어나, 문제 된 행동과 당시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만약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제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편하게 전화나 문자주세요.
010-7421-9179
이상, 민윤기변호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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