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빈센트 대표변호사 남언호입니다.
상사가 부르면 거절하기 어려웠습니다. 한 번 싫다고 했더니 그날부터 상사는 나를 은근히 따돌렸습니다.
그 뒤로는 불러내면 따라 나갔습니다. 그렇게 원치 않는 관계가 몇 년 이어졌습니다.
"그만두지 않은 내가 동의한 걸까.."
지난 11월 5일, 경기 평택경찰서는 자신이 일하는 학원의 강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50대 남성을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학원 대표는 그의 아내였습니다. 1년 넘게 이어진 일이었다고 합니다.
"몇 년 동안 이어진 불편한 관계, 지금이라도 고소할 수 있나요?"
네.
나를 보호, 감독하는 사람이 지위를 이용해 성관계를 했다면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입니다. 7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
신체 접촉만 있었다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
폭행·협박으로 저항이 현저히 어려웠다면 강간으로 3년 이상 징역입니다. (형법 제297조)
"오래됐는데 늦지 않았나요? "
업무상 위력 간음의 공소시효는 7년입니다. 처음 일이 오래됐어도 최근까지 이어졌다면, 최근의 일들은 아직 시효 안에 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동의가 성립되지는 않습니다.
법의 쟁점 3가지
1. 상대가 나를 '보호·감독하는 사람'이었나요?
직속 상사만 해당하는 게 아닙니다. 대법원은 사실상 보호·감독을 받는 상황이면 되고, 채용 과정에서 영향력 안에 있는 사람도 포함된다고 봤습니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5646 판결) 직함이 애매해도 실제로 일을 시키고 평가했다면 해당될 수 있습니다.
2. '위력'이 있었나요?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위력이고, 실제로 의사가 꺾였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같은 판결) 법원은 지위의 종류, 두 사람의 관계, 그 일에 이르게 된 경위와 당시 정황을 함께 봅니다. 거절했을 때 업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3. "몇 년이나 만났으면 동의 아니냐"는 주장, 상대는 "연인 사이였다", "서로 원했다"고 말하기 쉽습니다.
대법원은 강간 사건에서, 피해자의 대처는 관계와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끝까지 저항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된다고도 했죠.
다만 다정한 메시지가 오갔다면, 왜 그렇게 보낼 수밖에 없었는지 함께 설명해야 합니다.
"회사에 먼저 알려야 할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회사는 신고를 받으면 바로 조사하고, 원하면 근무 장소를 바꿔 줘야 합니다.
신고했다고 불리하게 대하면 회사가 처벌됩니다.
지금 할 일
기록을 지우지 마세요. 만나자는 연락, 거절 뒤 달라진 업무 지시, 출장·숙박 기록이 증거가 됩니다.
털어놓은 기록도 남기세요. 친구에게 보낸 메시지, 진료 기록이 그때의 상황을 보여 줍니다.
고소장은 경찰서에 제출합니다. 10월 2일부터 공소청에는 낼 수 없습니다.
이럴 땐 상담을 받아 보세요
상사나 대표와 원치 않는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면
오래된 일이라 고소가 될지 망설이고 있다면
퇴사를 조건으로 합의 제안을 받았다면
혼자 판단하기 전에 먼저 확인하세요.
지금 당장 이야기할 곳이 필요하다면 여성긴급전화 1366이나 가까운 해바라기센터도 24시간 도움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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