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빈센트 대표변호사 남언호입니다.
연말 회식이 시작되는 11월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아침입니다. 출근하자마자 팀장에게 메시지가 옵니다.
"잠깐 회의실로 와 줄래요?"
회의실에는 인사팀 직원이 먼저 와 있습니다.
"어제 2차 노래방에서 있었던 일, 기억나세요?"
어깨에 손을 올린 것 말고는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회식자리 성추행, 어떤 죄가 되나요?
강제추행: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 (형법 제298조)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3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업무상 위력 추행은 자기가 보호 및 감독하는 직원에게 지위에서 나오는 힘으로 추행한 경우입니다. 하지만 상사라도 갑자기 만졌다면 더 무거운 강제추행으로 재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노래방 회식에서 대표가 직원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사건도 강제추행으로 다뤄졌습니다.
"상대가 그 자리에서 가만히 있었어요"
위 사건의 2심은 피해자가 가만히 있었다는 점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성범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9도15994 판결)
"어깨만 주물렀다"는 말도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상대 의사에 반해 어깨를 주무른 행위도 강제추행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
(대법원 2004. 4. 16. 선고 2004도52 판결)
회식 성추행 벌금이면 신상정보 등록되나요?
네, 두 죄 모두 벌금형이 확정돼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2조)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도 함께 나오는 것이 원칙입니다. (같은 법 제16조)
회사 조사와 경찰 조사는 따로 갑니다
회사는 신고를 받으면 바로 조사하고, 사실이 확인되면 징계해야 합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형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따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까지 넓게 보기 때문에, 무혐의가 나와도 징계는 따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회사에 낸 경위서나 사과 메시지는 경찰에 증거로 제출될 수 있습니다.
회사 면담이 사실상 첫 진술이 되는 셈입니다.
결과를 가르는 3가지
1. 손이 어디에, 어떻게 닿았나요?
단체 사진을 찍으며 어깨를 두른 것과, 한 사람의 허리나 허벅지에 손을 둔 것은 다르게 봅니다. 상대가 피한 뒤에도 같은 행동을 했다면 고의를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2. 그 장면을 누가 봤나요?
회식은 목격자가 많은 사건입니다. 위 대법원 사건에서도 동석자 두 명의 증언이 피해자 진술을 뒷받침했습니다. "평소 친하긴 했지만 그런 접촉은 처음 봐서 놀랐다"는 증언이었습니다. '평소 친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3. 다음 날 무엇을 보냈나요?
"어제 제가 실수했다면 죄송합니다." 선의로 보낸 이 한 줄이 행동을 인정한 기록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지금 할 일, 하지 말 일
회사 면담 자리에서 바로 경위서를 쓰지 말고, 기억을 정리할 시간을 달라고 하세요.
상대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하거나 찾아가지 마세요. 같은 회사라 더 큰 압박으로 비칩니다.
다른 직원들에게 해명하고 다니지 마세요. 소문이 2차 피해 문제로 번집니다.
회식 장소, 참석자, 자리 배치, 결제 내역, 단톡방 사진을 정리해 두세요.
변호사가 권하는 대응 방법
|회사 경위서와 경찰 진술을 하나로 맞추세요
두 기록이 조금만 어긋나도 진술 전체를 믿기 어렵게 됩니다. 경위서를 내기 전에 경찰 조사까지 내다보고 쓰세요.
|사과와 합의는 변호인을 통해서 하세요
매일 마주치는 사이라 직접 사과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상대가 원하지 않는 접촉은 그 자체로 새로운 문제가 됩니다.
|목표를 '어떤 결과냐'로 정하세요
기소유예는 재판에 가지 않아 신상정보 등록이 없습니다. 벌금은 등록 대상입니다. 선고유예는 2년이 지나면 등록이 면제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5조의2)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이 차이를 알고 합의와 반성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럴 땐 상담을 받아 보세요
인사팀 면담이나 경위서 제출을 요구받았다면
상사와 부하 관계라 업무상 위력 추행까지 거론된다면
공무원·교사처럼 벌금만 나와도 신분에 문제가 생긴다면
첫 경위서는 나중에 고쳐 쓰기 어렵습니다. 회사에 무언가를 내기 전에 움직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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