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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성범죄 사건도 합의하면 처분이 가벼워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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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성범죄 사건도 합의하면 처분이 가벼워지나요 

김상훈 변호사

자녀가 성범죄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는 연락을 받으면, 부모님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피해자와 합의하면 없던 일처럼 넘어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입니다. 소년 사건은 성인 사건과 절차가 다르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합의의 무게도 다를지 궁금해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합의가 처분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사건이 어느 절차로 가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합의만으로 모든 것이 정리되지는 않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소년 성범죄는 보호사건과 형사사건, 두 갈래로 나뉩니다

소년법상 보호의 대상이 되는 소년은 죄를 범한 소년,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 소년(촉법소년), 우범소년입니다(소년법 제4조). 범행 당시 14세 이상 19세 미만이면 '범죄소년'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고 소년부 보호사건으로 처리될 수도 있습니다. 14세 미만 촉법소년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 소년부 보호사건으로만 다뤄집니다.

범죄소년의 경우 검사가 수사 결과 보호처분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보면 사건을 소년부에 송치해야 하고(제49조 제1항), 반대로 소년부가 동기와 죄질이 금고 이상의 형사처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검사에게 되돌려 보낼 수 있습니다(제49조 제2항). 법원도 형사재판을 하다가 보호처분이 적절하다고 보면 소년부로 송치합니다(제50조). 즉 같은 소년이라도 보호처분으로 끝나는지, 형사처벌까지 가는지가 첫 번째 분기점이고, 합의는 이 분기점 판단에 영향을 주는 사정 중 하나입니다.

또 하나 짚어둘 점은, 성범죄는 2013년 친고죄 규정이 폐지되어 피해자가 합의하거나 고소를 취하해도 수사와 처분 절차가 저절로 종료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합의서는 "사건을 끝내는 서류"가 아니라 처분을 정할 때 참작되는 자료입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합의는 처분을 가볍게 하는 한 요소일 뿐, 결정적 기준은 아닙니다

소년부 보호사건에서 합의의 법적 위치를 보여주는 규정이 소년법 제25조의3(화해권고)입니다. 소년부 판사는 소년의 품행을 교정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소년에게 피해 변상 등 피해자와의 화해를 권고할 수 있고, 소년이 권고에 따라 화해했다면 보호처분을 결정할 때 이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제3항). 법 문언이 "고려할 수 있다"로 되어 있으므로, 합의가 곧바로 감경이나 불처분을 보장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소년부가 보호처분을 정할 때 실제로 보는 것은 합의 하나가 아니라 사건의 전체 모습입니다. 소년부는 조사·심리 과정에서 정신건강의학과의사·심리학자 등 전문가의 진단, 소년분류심사원의 분류심사 결과, 보호관찰소의 조사결과를 고려해야 합니다(제12조). 그래서 실무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가 함께 평가됩니다.

  • 행위의 태양과 죄질 —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위력이나 위계가 사용됐는지, 촬영·유포가 결합됐는지, 피해자의 나이와 관계는 어떤지

  • 재범 위험성과 비행 전력 — 이전 보호처분이나 비행 경력, 동종 행위의 반복 여부

  • 소년의 성행과 환경 — 학업·생활 태도, 보호자의 감독 능력, 가정 환경

  • 반성과 피해 회복 — 진지한 사과, 피해 변상, 피해자와의 화해 및 처벌불원 의사

이 중 합의는 마지막 항목에 해당합니다. 사안이 중하거나 재범 위험이 높다고 평가되면 합의가 되어 있어도 제32조 제1항 각 호의 보호처분 가운데 상당히 무거운 처분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보호처분은 가벼운 쪽부터 보호자 감호위탁(1호), 수강명령(2호), 사회봉사명령(3호), 단기 보호관찰(4호), 장기 보호관찰(5호), 소년보호시설 감호위탁(6호), 병원·요양소 위탁(7호), 1개월 이내 소년원 송치(8호), 단기 소년원 송치(9호), 장기 소년원 송치(10호)로 나뉩니다. 기간도 정해져 있어서 수강명령은 100시간, 사회봉사명령은 200시간을 넘을 수 없고, 단기 보호관찰은 1년, 장기 보호관찰은 2년(1년 범위에서 한 번 연장 가능), 단기 소년원 송치는 6개월, 장기 소년원 송치는 2년을 넘지 못합니다(제33조). 사회봉사명령은 14세 이상, 수강명령과 장기 소년원 송치는 12세 이상 소년에게만 할 수 있습니다(제32조 제3항·제4항).

합의가 잘 반영되는 경우에는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소년부 판사가 심리 결과 보호처분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면 불처분 결정(제29조)을 하고, 사안이 가볍다고 판단하면 심리 자체를 개시하지 않는 결정(제19조)으로 끝나기도 합니다. 보호처분이 정해지더라도 소년원 송치까지 갈 사안이 보호관찰이나 수강명령 수준에서 정리되는 식으로 한 단계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사안이 상대적으로 경미하고 다른 사정이 좋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형사사건으로 진행되는 경우에도 합의는 양형상 유리한 정상으로 작용하지만, 소년이라는 이유로 별도의 감경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소년법은 몇 가지 특칙을 둡니다. 죄를 범할 당시 18세 미만이면 사형·무기형 대신 15년의 유기징역으로 하고(제59조), 법정형이 장기 2년 이상 유기형인 죄는 장기와 단기를 정해 선고하는 부정기형이 원칙이되 장기는 10년, 단기는 5년을 넘지 못하며(제60조 제1항), 집행유예·선고유예를 할 때는 부정기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제60조 제3항). 다만 합동강간이나 강간상해처럼 특정강력범죄에 해당하면 무기형은 20년의 유기징역이 되고 부정기형은 장기 15년, 단기 7년까지 가능합니다(특정강력범죄법 제4조). 또 검사는 소년에 대해 범죄예방자원봉사위원의 선도 등을 조건으로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선도조건부 기소유예를 할 수 있는데, 이때는 소년과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합니다(제49조의3). 이 단계에서도 합의와 반성의 정도가 판단 자료가 됩니다.

보호처분 결과가 갖는 의미도 알아두셔야 합니다. 보호처분은 그 소년의 장래 신상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고(제32조 제6항), 보호처분을 받은 사건은 원칙적으로 다시 공소를 제기하거나 소년부에 송치할 수 없습니다(제53조). 반면 형의 선고를 받으면 전과 문제가 생기는데, 소년이었을 때 범한 죄로 형의 선고유예·집행유예를 받거나 집행을 마친 경우에는 자격에 관한 법령을 적용할 때 장래에 향하여 형의 선고를 받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제67조). 결국 소년 사건에서 합의의 실질적 가치는 형사처벌 쪽이 아니라 보호처분 쪽에 머무르도록 방향을 잡는 데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합의 시점·방식부터 소년부 의견서까지 순서대로

합의는 서두른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방식으로 해야 반영됩니다.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보호자가 직접 피해자 측에 연락하지 않기 — 연락 자체가 2차 가해나 합의 강요로 비칠 수 있고, 피해자가 불쾌감을 느끼면 오히려 엄벌 의사가 강해집니다. 변호인이 피해자 측 의사를 먼저 확인한 뒤 접촉 가능 여부와 방식을 정합니다.

  • 합의서에 담을 내용 정리 — 합의금 액수와 지급 방법, 사과의 의사,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와 그 범위, 합의 과정에서 강요가 없었다는 점을 명확히 적습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합의금 등 민사상 합의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합니다(민법 제5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는 의사능력이 있는 피해자가 단독으로 할 수 있습니다.

  • 소년부 단계에서는 화해권고를 활용 — 직접 합의가 어렵다면 제25조의3의 화해권고 절차로 소년부 판사의 조율 아래 피해 변상과 화해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 성실히 임했다는 사실 자체가 소년의 품행 교정 의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됩니다.

  • 합의 외의 자료를 함께 준비 — 합의서만 내면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반성문, 상담·성교육 이수 기록, 학교생활과 가정 환경에 관한 자료, 보호자의 감독 계획서를 갖춰 제12조에서 말하는 조사·진단 과정에서 소년에게 유리하게 반영되도록 합니다.

  • 사실관계 다툼이 있다면 합의와 별도로 대응 — 합의는 혐의를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으므로, 행위 자체를 다투는 사안이라면 합의 여부와 방식을 먼저 신중히 정하고, 진술의 일관성과 객관 증거를 검토합니다.

  • 임시조치 단계 점검 — 소년부는 조사·심리에 필요하면 보호자 또는 시설에 위탁하거나 소년분류심사원에 위탁하는 임시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제18조). 소년분류심사원 위탁은 1개월, 보호자·시설 위탁은 3개월을 넘지 못하고 각각 한 번 연장할 수 있으므로, 이 단계에서 보호자의 감호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합의는 시기와 방식이 결과를 가릅니다

소년 성범죄 사건에서 합의는 분명 보호처분의 수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만, 법이 정한 것은 "고려할 수 있다"는 정도이고 사건의 죄질과 재범 위험, 소년의 환경이 함께 평가됩니다. 합의가 늦어지면 피해자 측의 감정이 굳어지고, 송치 후 절차가 진행되면서 조율할 기회도 줄어듭니다.

자녀 사건이 보호사건으로 갈지 형사사건으로 갈지, 합의를 어떤 방식으로 언제 시도할지부터 먼저 점검하시고, 합의 외에 함께 준비해야 할 자료까지 갖춰 대응 순서를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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