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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업종제한과 영업금지가처분 대응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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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업종제한과 영업금지가처분 대응방법 

최용석 변호사

상가에 입점해 영업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다른 점포에서 “이 상가는 우리 업종이 독점이니 영업을 중단하라”며 영업금지가처분을 신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점포가 커피숍 독점권을 주장하면서 음식점의 커피 판매까지 막으려 하거나, 귀금속 판매점이 비슷한 장신구를 파는 다른 점포를 상대로 영업금지를 구하는 식입니다. 이때 상대방이 분양계약서나 관리규약을 제시한다고 해서 바로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정말 업종제한 약정이 존재하는지, 그 약정이 현재 점포에도 적용되는지, 실제 영업내용이 상대방 업종과 같은지를 차례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영업금지가처분은 본안소송이 끝나기 전에 영업 자체를 멈추게 할 수 있는 절차이므로 초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업종제한 분쟁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약정 자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입니다. 상가를 처음 분양할 때 시행사나 건축회사가 각 점포마다 “이 점포는 약국”, “이 점포는 커피숍”처럼 업종을 지정해 분양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약정이 전체 상가에 걸쳐 일관되게 체결됐다면 다른 점포를 매수하거나 임차한 사람도 일정한 경우 그 제한을 따라야 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상가가 업종을 구분해 분양된 경우 나중에 점포를 넘겨받거나 임차한 사람에게도 서로 업종제한을 지키기로 한 묵시적인 동의가 인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마482 결정).

하지만 모든 사건에서 그렇게 보는 것은 아닙니다. 분양계약서의 업종란이 비어 있거나, 일부 점포 계약서에만 업종이 적혀 있고 나머지 점포에는 아무 제한이 없다면 상가 전체에 공통된 독점업종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대법원 역시 분양계약서의 권장업종란이 공란으로 되어 있는 경우를 포함해 계약서 내용과 분양 당시 상황을 전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61179 판결). 그래서 가처분을 받았다면 상대방이 제출한 계약서만 볼 것이 아니라 내 점포의 최초 분양계약서, 상대방 점포의 분양계약서, 다른 점포들의 계약서, 관리규약과 업종지정표를 함께 비교해야 합니다. 계약서마다 내용이 다르다면 오히려 방어에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 업종과 내 영업이 정말 같은지도 따져봐야 한다

업종제한 약정이 존재하더라도 다음 문제는 별개입니다. 바로 내가 하는 영업이 상대방의 독점업종과 실제로 같은 업종인지입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 점포의 지정업종이 ‘커피숍’이라고 해보겠습니다. 옆 음식점에서 식사 메뉴를 중심으로 영업하면서 식후 커피를 함께 판매한다고 해서 무조건 커피숍 영업을 침해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때는 커피가 주된 상품인지, 전체 매출에서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 가게 간판과 광고가 어떤 형태인지, 소비자가 그 점포를 어떤 종류의 영업점으로 인식하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대법원도 업종의 의미를 판단할 때 사전적인 뜻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영업내용, 한국표준산업분류, 상가의 규모와 상권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6다63747 판결,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4다221494 판결).

최근 판례에서도 단순히 상품 일부가 겹친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업종제한 위반이라고 보기보다, 기존 독점업종 점포가 일반적인 거래관념상 참기 어려울 정도의 침해인지 살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다270047 판결).

그래서 실제 방어에서는 매출자료가 중요합니다. 전체 매출 중 문제 되는 상품이 차지하는 비율, 메뉴판과 상품 목록, 포스 매출내역, 배달앱 판매항목, 매장 사진, 간판과 광고물 등을 제출하면 내 영업의 중심이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음식점 전체 매출의 95%가 식사 메뉴이고 커피 판매가 5%에 불과하다면 “실질적으로 커피숍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광고에서 커피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고 매장 대부분을 커피 판매공간으로 사용한다면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관리규약에 업종제한이 있다고 해도 언제 만들어졌는지 봐야 한다

상대방이 분양계약서가 아니라 관리규약이나 관리단 결의를 근거로 독점업종을 주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그 규약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당시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기존 업종권자의 동의가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분양계약에서 정해진 업종제한을 나중에 관리단 결의로 바꾸거나 없애는 것도 가능할 수 있지만 기존에 독점업종을 부여받은 사람의 권리를 함부로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도 기존 지정업종 입점자의 동의 없이 업종제한을 변경하는 것은 쉽게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07. 2. 8. 선고 2006다65842 판결).

반대로 상가 전체가 오랫동안 업종제한을 사실상 지키지 않고 여러 동종업종을 받아왔다고 해서 자동으로 약정이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이미 다른 가게들도 다 하고 있으니 나도 괜찮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기존 독점업종 점포가 이를 허용했는지, 관리단에서 적법하게 변경했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상가 내 다른 점포의 실제 업종현황을 사진과 사업자등록자료 등으로 정리하되, 단순히 동종업체가 있다는 사실만 제시하기보다 언제부터 운영했는지, 상대방이 이를 알고도 문제 삼지 않았는지까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영업금지가처분을 받았다면 본안소송보다 더 빨리 대응해야 한다

영업금지가처분은 본안판결이 나오기 전에 임시로 영업을 막아달라는 절차입니다. 법원은 상대방에게 영업금지를 요구할 권리가 있는지뿐 아니라, 지금 당장 영업을 멈추게 해야 할 만큼 급한 상황인지도 따로 봅니다. 이를 법률용어로 ‘보전의 필요성’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본안판결까지 기다리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생기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업종제한 약정이 어느 정도 인정될 가능성이 있더라도 가처분이 반드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내 영업을 오랫동안 알고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 갑자기 영업을 전부 중단시켜야 할 만큼 급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직접 영업하는 것이 아니라 점포를 다른 사람에게 임대해 매달 정해진 임대료를 받고 있다면 실제로 당장 발생하는 손해가 어느 정도인지도 따져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직접 영업하고 있고 내 점포의 영업 때문에 매출이 빠르게 감소하거나 기존 고객이 이동하고 있다는 자료가 있다면 가처분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가처분 신청서를 송달받았다면 법원이 정한 심문기일과 제출기한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정식 민사소송처럼 항상 긴 기간이 주어지는 절차가 아니기 때문에 계약서와 매출자료, 메뉴판, 상가 현황사진 등을 빠르게 준비해야 합니다. 결정이 나온 뒤에도 불복절차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가처분이 인용됐다면 가처분이의나 항고 등 사건에 맞는 절차로 다시 다툴 수 있으므로 결정문에 적힌 내용과 현재 영업상황을 바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상품이 겹친다면 가게 전체 영업금지를 막는 방향도 생각해야 한다

업종제한 위반 여부가 완전히 명확하지 않은 사건에서는 “위반이 전혀 없다”는 주장만 준비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일부 상품이나 서비스는 상대방의 지정업종과 겹친다고 볼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예비적으로 영업금지 범위를 최소한으로 줄여달라는 주장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음식점이 커피와 식사를 함께 판매하고 있는데 커피 판매 부분만 문제가 된다면 음식점 영업 전체를 금지하기보다 특정 커피류의 독립 판매만 금지하는 방법이 가능한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상품 종류가 수백 개인 매장에서 일부 품목만 겹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충돌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무엇인지 특정해 전체 점포 영업금지는 지나치다는 점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품목별 매출자료와 상품 구성표, 매장 면적 중 해당 영업에 사용하는 부분, 광고방식 등을 세분화해서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법원도 지정업종과 실제 영업이 어느 정도 겹치는지는 획일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영업형태와 상권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피고 입장에서는 “같다, 다르다”만 주장하기보다 어디까지 같고 어디부터 다른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업금지와 함께 하루 수십만원씩 배상하라는 요구도 다툴 수 있다

영업금지가처분이나 본안소송에서는 상대방이 “영업을 계속하면 하루에 100만원씩 지급하라”는 식의 간접강제까지 함께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간접강제는 쉽게 말하면 법원이 영업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계속 위반할 경우 일정 금액을 부담하게 해 강제로 이행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영업금지가 인정된다고 해서 간접강제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판결이 나온 뒤에도 채무자가 금지의무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고, 적정한 금액을 정할 수 있는 경우에 간접강제를 함께 명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21. 7. 22. 선고 2020다248124 전원합의체 판결).

따라서 이미 문제 되는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면 그 사실을 사진이나 포스자료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해당 품목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조치를 실제로 취했고, 광고와 메뉴에서도 삭제했다면 다시 위반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요구하는 하루 배상액이 지나치게 높다면 실제 예상 손해와 비교해 금액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업종제한 약정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상가가 생긴 지 20년이 지났고 상권도 많이 바뀌었으니 이제 독점업종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상권이 어려워졌거나 분양 당시 예상보다 장사가 안 된다는 사정만으로 업종제한 약정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을 체결할 당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큰 사정변경이 있어야 하는데, 상권의 변화나 분양률 저조 정도는 상가 영업에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위험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대전고등법원 2016. 11. 15. 선고 2016나10231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5. 9. 18. 선고 2024나2049187 판결).

권리남용 주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방이 오랫동안 다른 동종업체는 허용하면서 유독 내 점포만 문제 삼았다거나, 본인 스스로 다른 점포에서 같은 업종을 운영하면서 나에게만 금지를 요구한다면 신의칙이나 권리남용을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영업을 금지당하면 내가 큰 손해를 본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상대방의 권리행사가 왜 특별히 불공정한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결국 독점업종 분쟁은 계약서 한 장보다 실제 상가 전체를 봐야 한다

영업금지가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가장 먼저 가게를 닫을지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선 최초 분양계약서에 실제 업종제한이 있었는지, 그 제한이 전체 상가에 공통적으로 적용됐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서와 관리규약의 내용이 다르거나 일부 점포 계약서에만 업종이 지정돼 있다면 그 차이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약정 자체가 인정된다면 그다음에는 실제 영업내용을 봐야 합니다. 메뉴나 상품이 일부 겹친다는 이유만으로 전체 영업이 동일 업종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매출 비중과 광고내용, 매장의 주된 영업형태를 자료로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가처분 단계에서는 상대방에게 권리가 있다는 문제와 별도로 지금 당장 영업 전체를 멈춰야 할 정도로 긴급한 상황인지도 다툴 수 있습니다. 일부 위반 가능성이 있다면 전체 영업금지 대신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로 금지범위를 좁히고, 간접강제 금액 역시 실제 상황에 맞게 줄이는 방향을 함께 주장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같은 상가의 다른 점포로부터 독점업종 침해를 이유로 영업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았거나, 관리단이나 기존 점포가 특정 상품의 판매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면 상대방이 제출한 업종지정표만 보고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법률사무소 강현에서는 최초 분양계약서와 관리규약, 다른 점포의 업종현황, 실제 매출과 상품 구성, 광고자료와 가처분 신청 내용을 함께 검토해 업종제한 약정이 실제로 성립하는지, 현재 영업이 제한대상에 포함되는지, 영업금지 범위와 간접강제를 어디까지 줄일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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