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남긴 아파트나 토지를 형제자매가 함께 상속받으면 등기부에는 각자의 법정상속분이 표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자녀 두 명이 공동상속했다면 각 2분의 1 지분으로 등기하는 식입니다. 그런데 한 사람은 부동산을 계속 보유하고 싶어 하고, 다른 사람은 자신의 몫을 돈으로 받고 관계를 끝내고 싶다면 문제가 생깁니다. “내 지분이 절반이니 공유물분할소송을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직 상속재산을 나누는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면 소송 방법부터 달라집니다.
또 여기서 말하는 ‘보상금’이 무엇인지도 구분해야 합니다. 한 상속인이 부동산 전체를 가져가면서 다른 상속인에게 지급해야 하는 정산금일 수도 있고, 상속받은 토지가 수용되거나 매도돼 생긴 수용보상금이나 매매대금일 수도 있습니다. 두 경우는 해결 방법이 같지 않습니다.
상속받은 부동산이라고 바로 공유물분할소송을 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형제들이 부동산을 공동상속한 경우에는 먼저 상속재산분할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법정상속분에 따라 상속등기를 해두었다고 해도 상속인끼리 “이 부동산은 누구에게 주고, 다른 재산은 누가 가져간다”는 식으로 최종적인 분할을 하지 않았다면 원칙적으로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
대법원도 공동상속인들이 법정상속분에 따라 등기를 마쳤더라도 상속재산분할이 끝나지 않았다면 일반적인 공유물분할소송이 아니라 상속재산분할 절차로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5다18367 판결).
쉽게 말하면 부모님에게서 막 상속받은 상태의 공동소유와, 상속재산을 모두 나눈 뒤 남게 된 일반적인 공동소유는 법적으로 다르게 보는 것입니다.
상속재산분할협의를 마쳤거나 법원의 상속재산분할심판이 확정된 뒤에도 두 사람이 계속 한 부동산을 공동소유하게 됐다면 그때부터는 민법상 공유물분할 문제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송을 시작하기 전에는 상속등기만 된 것인지, 이미 상속재산분할까지 끝난 것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한 형제가 부동산 전체를 가져간다면 다른 형제의 몫은 돈으로 맞춰줘야 한다
상속재산이라고 항상 부동산을 지분대로 잘라서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파트 한 채를 형제 두 명이 상속받았다고 해보겠습니다. 아파트를 실제로 절반씩 나누어 사용할 수는 없으니 한 사람이 아파트 전체를 가져가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돈을 지급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때 지급하는 돈이 가액정산금, 쉽게 말해 한쪽이 더 많이 가져간 만큼 다른 상속인에게 맞춰주는 돈입니다. 예를 들어 분할 당시 아파트 가치가 8억원이고 형제 두 사람의 실질적인 상속분이 각각 절반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형이 아파트 전체를 가져간다면 원칙적인 계산상 자신의 몫 4억원을 넘어서 추가로 4억원 상당을 취득하게 됩니다. 이 경우 동생에게 그 차이에 해당하는 금액을 정산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나눌 수 있습니다. 상속분이 반드시 법정상속분과 같지는 않습니다. 생전 증여를 받은 사람이 있거나 기여분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실제로 계산되는 상속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도 특정 상속인이 자신의 구체적인 상속분보다 가치가 큰 재산을 가져간다면 그 초과분을 다른 상속인에게 정산하도록 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7스98, 99, 100, 101 결정).
부동산 가격은 옛날 가격이 아니라 실제 나눌 때의 가치가 중요하다
현금정산에서 분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분이 부동산 가격입니다. 상대방은 “부모님이 돌아가실 당시 5억원짜리 아파트였다”고 주장하고, 다른 상속인은 “지금은 9억원인데 왜 5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느냐”고 다툴 수 있습니다. 특정 상속인이 부동산을 가져가고 다른 상속인에게 돈으로 보상하는 방식에서는 실제 재산을 나누는 시점의 객관적인 가치가 중요합니다.
공유물분할에서도 대법원은 가액보상을 할 때 오래전 가격을 그대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실제 분할 시점과 가까운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의 시장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22. 9. 7. 선고 2022다244805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3다217916 판결).
실제 재판에서는 감정평가를 통해 부동산 가격을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감정 후 시간이 오래 지나 주변 시세가 크게 변했다면 감정금액만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후 가격 변동도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상속 당시 얼마였느냐”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한 사람이 부동산을 가져가게 되는 시점에 어느 정도의 경제적 가치를 취득하는지를 확인해야 공평한 정산이 가능합니다.
정산금을 준다고 해놓고 안 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이것입니다. 가정법원이 “형이 부동산을 단독으로 취득하고 동생에게 3억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상속재산분할심판을 했는데, 정작 형에게 3억원을 지급할 돈이 없는 경우입니다. 확정된 심판에서 일정한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이 정해져 있다면 그 심판은 강제집행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급기한이 지났는데도 돈을 주지 않는다면 상대방 명의 예금이나 급여, 다른 부동산 등 집행할 수 있는 재산을 찾아 강제집행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심판 주문이 어떻게 작성됐는지가 중요합니다. “3억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으로 끝나는 경우와 “상대방으로부터 지분이전등기를 받음과 동시에 3억원을 지급하라”고 되어 있는 경우는 집행 과정에서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두 의무를 동시에 하도록 정했다면 정산금을 받는 상속인도 자신의 지분을 넘겨줄 준비를 했다는 점을 갖춰야 상대방에게 지급을 강제할 수 있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지연손해금 역시 심판 주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일정한 날짜까지 정산금을 지급하고 그 이후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주문에 정해져 있다면 그 내용에 따라 집행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속재산분할을 청구하는 단계부터 “나중에 돈을 안 주면 어떻게 할 것인가”까지 생각해 분할 방법과 지급조건을 주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방에게 돈이 없다면 처음부터 부동산 전체를 몰아주지 않는 방법도 있다
부동산을 한 사람에게 주고 다른 상속인에게 돈을 지급하도록 하는 방식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1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형이 가져가고 동생에게 5억원을 지급해야 하는데, 형에게 현금도 없고 다른 재산도 없다면 문제가 생깁니다.
부동산은 형 명의로 넘어갔는데 동생은 정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걱정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진행되는 동안부터 상대방의 지급능력을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정산금을 지급할 현실적인 능력이 없으므로 부동산 전체를 상대방에게 귀속시키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입니다.
법원은 특정한 분할방법을 정할 때 부동산의 형태와 이용상태, 각 상속인이 부동산을 계속 사용할 필요가 있는지, 실제로 나눌 수 있는지, 한쪽이 다른 사람에게 돈으로 정산할 수 있는지 등을 함께 보게 됩니다. 토지를 실제로 둘로 나눠도 각각 사용할 수 있다면 현물분할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건물이나 작은 토지처럼 실제로 나누기 어렵고 어느 한 사람도 다른 사람의 몫을 돈으로 지급하기 어렵다면 매각 후 돈을 나누는 방향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공유물분할에서도 대법원은 공유물 전체를 한 사람에게 주고 다른 사람에게 돈을 지급하도록 하는 전면적인 가액보상은 아무 때나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 공유관계와 재산의 이용상황 등을 종합해 공평한 결과가 되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3다217916 판결).
상대방에게 지급능력이 의심된다면 예금과 부동산 등 재산상태, 이미 부담하고 있는 담보대출, 정산금을 마련할 계획, 필요한 경우 담보를 제공할 수 있는지 등을 자료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보상금’이 수용보상금이나 매매대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기서 보상금이라는 말을 구분해야 합니다. 앞서 설명한 것은 특정 상속인이 부동산을 가져가는 대신 다른 사람에게 지급하는 정산금입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남긴 토지가 도로사업이나 개발사업 때문에 수용돼 보상금이 지급되거나, 공동상속 부동산을 매도해 매매대금이 발생한 경우라면 다른 문제가 됩니다.
예를 들어 형제 두 사람이 공동상속한 토지가 수용됐는데 형이 보상금 4억원 전부를 혼자 받았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경우에는 먼저 토지의 수용과 보상금 지급이 상속재산분할 전인지 후인지, 보상금채권이 누구에게 귀속됐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아직 상속재산분할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상속부동산이 수용되면서 보상금으로 바뀌었다면 그 보상금이 원래 상속재산을 대신하는 재산으로서 상속인들에게 공동으로 귀속되는지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상속재산분할 절차에서 보상금을 포함해 전체 상속재산을 정리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미 보상금이 지급됐고 한 상속인이 다른 상속인의 몫까지 받아간 상태라면 그 사람이 법률상 근거 없이 다른 사람의 몫까지 보유하고 있는지를 따져 부당이득반환이나 별도의 정산금 청구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받을 몫이 2억원인데 4억원 전부를 단독으로 받아 보유하고 있다면 다른 상속인은 자신의 몫에 해당하는 금액의 반환을 요구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다만 모든 수용보상금이나 매매대금을 무조건 부당이득으로 청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나누지 않은 상속재산인지, 이미 상속분할이 끝난 뒤 각자 지분에 따라 발생한 돈인지에 따라 절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경우에는 부동산이 언제 상속됐는지, 상속재산분할이 있었는지, 수용이나 매매가 언제 이루어졌는지, 실제로 누가 얼마를 받았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상속재산분할이 끝난 뒤라면 공유물분할 문제로 넘어갈 수 있다
상속재산분할을 통해 형제 두 사람이 토지의 각 2분의 1 지분을 취득하기로 확정한 뒤에도 계속 공동소유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부터는 일반적인 공유관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공유물분할소송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토지가 넓어 실제로 둘로 나눌 수 있다면 각자 토지를 나누어 갖는 현물분할을 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가져가는 토지의 가치가 정확히 같지 않다면 금전으로 차액을 맞출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체 토지 가치가 10억원이고 지분은 절반씩인데 A가 가져갈 부분은 5억5천만원, B가 가져갈 부분은 4억5천만원이라면 A가 자신의 몫보다 5천만원 더 많은 가치를 가져가는 셈입니다. 이런 경우 A가 B에게 5천만원을 지급해 경제적인 차이를 맞추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토지를 물리적으로 나누기 어렵다면 한 사람이 전체 부동산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지분 가치를 지급하거나, 어느 누구도 그 금액을 지급하기 어렵다면 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매각한 뒤 돈을 나누는 방법도 문제가 됩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는 단순히 “내가 이 땅을 갖고 싶다”는 희망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이용 가능성과 경제적 가치,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함께 보게 됩니다.
결국 상속 부동산은 ‘누가 몇 분의 몇 지분인가’만 계산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부모님 부동산을 형제가 공동상속했다고 해서 처음부터 일반 공유물분할소송을 하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상속재산분할이 끝나지 않았다면 가정법원의 상속재산분할심판으로 정리해야 하고, 그 이후 일반 공유관계가 남아 있을 때 공유물분할 문제가 생깁니다.
특정 상속인이 부동산 전체를 가져가기로 했다면 다른 상속인에게 지급해야 할 정산금이 얼마인지뿐 아니라 실제로 그 돈을 지급할 능력이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지급능력이 부족하다면 현물분할이나 다른 분할방법을 요구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습니다.
또 ‘보상금을 못 받았다’는 경우에는 그 보상금이 부동산을 한쪽에게 몰아주면서 지급하는 가액정산금인지, 아니면 상속토지가 수용되거나 매각돼 발생한 보상금이나 매매대금인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그에 따라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 정리해야 하는지, 확정된 심판으로 강제집행해야 하는지, 별도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검토해야 하는지가 달라집니다.
현재 형제자매와 공동상속한 부동산을 한 사람이 가져가겠다고 하면서 정산금 지급 문제로 다투고 있거나, 상속토지의 수용보상금이나 매매대금을 다른 상속인이 혼자 받은 상황이라면 등기부의 지분만 보고 대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법률사무소 강현에서는 상속재산분할 여부와 각 상속인의 구체적인 상속분, 부동산의 현재 가치, 보상금 지급내역과 상대방의 정산능력을 함께 확인해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진행해야 하는지, 공유물분할이나 강제집행 또는 별도의 반환청구가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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