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계좌·자금 문제 가이드 ⑧]
"가족 계좌를 썼다면"
H씨는 본인 계좌가 사이트 이용으로 몇 번 막히자 어머니 명의 계좌로 충전과 환전을 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생활비를 관리한다고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이트 수사 과정에서 어머니에게 먼저 출석요구가 갔고 어머니는 영문도 모른 채 경찰서에 다녀왔습니다. 도박 가족계좌 사용은 차명 계좌 문제와 함께 가족 전체를 사건 안으로 끌어들입니다. 어머니 계좌로 오간 돈은 2년 동안 수천만 원에 이르렀습니다.
1. 명의자가 먼저 조사받습니다
수사기관은 계좌 명의인을 먼저 특정해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이 실제 이용자를 모르고 있었다면 첫 조사에서 당황해 사실과 다른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명의자 조사에서 실제 이용자의 이름이 나오면 그다음 출석요구는 곧바로 실제 이용자에게 갑니다.
2. 차명거래가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금융실명법은 불법재산 은닉이나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다른 사람 명의로 금융거래를 하는 것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도박 자금 거래에 가족 명의를 쓴 사정이 이 조항에 해당하는지는 따져 볼 문제입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의 탈법행위를 형사처벌 대상 행위에 준하는 정도로 좁게 해석한 바 있습니다(2020도12563).
3. 가족이 알았는지가 핵심입니다
가족이 도박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계좌를 내줬다면 도박 방조나 차명거래 공범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몰랐다면 그 사정을 보여 줄 대화 기록이나 생활 관계가 중요합니다. 가족 사이라는 이유로 계좌 관리를 맡긴 사정이 오히려 몰랐다는 설명을 뒷받침하기도 합니다.
4. 가족이 대신 책임지려 하면 안 됩니다
자녀를 보호하려고 부모가 본인이 했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친족 관계라 범인도피죄로 처벌되지 않을 수 있지만 허위 진술은 사건 전체의 신빙성을 무너뜨립니다. 수사기관은 접속 기록과 휴대전화 인증 기록으로 실제 이용자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계좌 안의 다른 돈도 함께 봅니다
가족 계좌에는 가족의 급여나 연금 같은 다른 돈이 섞여 있습니다. 도박 자금과 가족의 돈을 구분하지 못하면 베팅 규모가 부풀려지거나 가족 재산까지 의심받습니다. 가족의 수입 내역을 따로 정리해 제시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6. 지급정지가 가족 생활을 막습니다
가족 계좌가 지급정지되면 가족의 생활비와 공과금 납부가 한꺼번에 멈춥니다. 형사 사건과 별도로 계좌를 정리하는 문제가 남게 됩니다. 가족이 고령이라면 은행 방문과 서류 준비 자체가 큰 부담이 됩니다.
7. 진술 순서와 내용을 정리해야 합니다
실제 이용자와 명의자인 가족의 진술이 엇갈리면 두 사람 모두 불리해집니다. 다만 미리 말을 맞추는 것은 증거인멸로 비칠 수 있어 각자 아는 사실을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가족이 받은 출석요구서의 신분이 참고인인지 피의자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가족 계좌 사건에서는 내 처벌뿐 아니라 가족이 어떤 위치에 서게 되느냐가 함께 걸려 있습니다. 가족을 보호하려는 마음이 오히려 가족을 더 깊이 끌어들이지 않도록 대응 범위를 처음부터 신중하게 정해야 합니다. 가족에게 사실을 털어놓는 시점과 방식도 사건 대응의 일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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