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에서 소아성기호증(소아성애) 진단을 받았거나, 수사 과정에서 그런 취지의 감정 이야기가 나오면 "이제 치료감호로 갇히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먼저 앞서기 마련입니다. 특히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면, 형사처벌에 더해 치료감호까지 청구될 수 있다는 말이 훨씬 무겁게 들립니다. 그러나 진단명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치료감호가 청구되거나 선고되는 것은 아니며, 법이 정한 요건과 절차를 하나씩 따져 보아야 합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진단만으로는 안 되고 범죄·치료필요성·재범위험성이 함께 요구됩니다
치료감호는 형벌과 별개로, 정신적 문제가 있는 범죄자를 치료감호시설에 수용해 치료하는 보안처분입니다. 소아성애 진단과 직접 연결되는 근거는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3호로, 소아성기호증·성적가학증 등 성적 성벽이 있는 정신성적 장애인으로서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성폭력범죄를 지은 사람이 대상이 됩니다.
다만 같은 조 제1항 본문은 이런 사람 가운데에서도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고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자만을 치료감호대상자로 규정합니다. 그러니 소아성애 진단이 있더라도 실제로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없다면 치료감호 청구의 출발선에 서지 않고, 반대로 범죄 사실이 있더라도 치료의 필요성이나 재범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청구·선고가 어렵습니다. 진단은 여러 요건 중 하나일 뿐이라는 점이 출발점입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부분은, 치료감호는 징역형 등 형벌을 대체하는 제도가 아니라 형벌과 함께 부과될 수 있는 별개의 처분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형사재판의 결과와 치료감호의 결과를 따로 내다보고 대응해야 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제2조 제1항 제3호 요건, 필수 감정, 최대 15년 수용기간
치료감호가 청구되려면 먼저 대상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성적 성벽이 있는 정신성적 장애인 — 소아성기호증, 성적가학증 등이 예시로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성폭력범죄를 지었을 것 — 이 성폭력범죄는 제2조의2에 열거된 죄로 한정되므로, 목록에 없는 죄나 법정형이 벌금형뿐인 범죄만 문제 된 사안은 이 요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필요와 재범의 위험성이 있을 것
청구 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규정은 제4조 제2항입니다. 치료감호 청구 때 전문의의 진단이나 감정을 "참고"해야 하는 것이 일반 원칙인데, 제2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는 소아성기호증 등 성적 성벽 대상자에 대해서는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의의 진단이나 감정을 받은 후 치료감호를 청구하여야 한다고 더 엄격하게 정하고 있습니다. 즉 검사가 청구하려면 전문의의 진단·감정이라는 절차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며, 이 감정의 내용과 신빙성이 이후 다툼의 핵심이 됩니다.
청구의 시기와 방식도 정해져 있습니다. 검사는 공소를 제기한 사건의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치료감호를 청구할 수 있고(제4조 제5항), 청구는 치료감호청구서를 관할 법원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하며 청구서에는 청구원인 사실과 적용 법조문이 적혀야 합니다(제4조 제3항·제4항). 검사가 청구하지 않았더라도 법원이 심리 결과 치료감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검사에게 청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제4조 제7항). 따라서 검사가 청구하지 않았다고 해서 항소심 변론종결 전까지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법원은 청구를 받으면 청구서 부본을 피치료감호청구인이나 변호인에게 송달해야 합니다. 공소제기와 동시에 청구된 경우에는 제1회 공판기일 5일 전까지, 심리 중에 청구된 경우에는 다음 공판기일 5일 전까지 송달해야 하므로(제4조 제6항), 변호인은 이 기간 안에 청구 사실을 확인하고 방어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치료감호가 선고되면 치료감호시설에 수용하는 기간은 이 유형(제2조 제1항 제3호)의 경우 최대 15년을 넘을 수 없습니다(제16조 제2항 제1호). 같은 조 제2항 제2호의 약물·알코올 중독 유형이 2년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깁니다. 수용이 곧 15년이라는 뜻은 아니고, 치료감호심의위원회가 집행 시작 후 매 6개월마다 종료 또는 가종료 여부를 심사·결정합니다(제22조). 가종료되거나 치료위탁이 되면 보호관찰 3년이 시작됩니다(제32조 제1항·제2항).
형벌과 병과된 경우의 집행 순서도 알아 두어야 합니다. 치료감호와 징역형이 함께 선고되면 치료감호를 먼저 집행하고, 그 집행기간은 형 집행기간에 포함됩니다(제18조). 그래서 징역형 기간이 치료감호 기간만큼 줄어드는 효과가 있지만, 치료감호는 치료 경과에 따라 기간이 정해지므로 석방 시점을 미리 확정하기 어렵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또한 다음 사안에서는 공소제기 없이 치료감호만 독립해 청구될 수 있습니다(제7조). 심신상실로 벌할 수 없는 경우, 고소가 필요한 죄에서 고소가 없거나 취소된 경우, 검사가 기소유예 등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결정을 한 경우입니다. 합의나 불기소로 사건이 끝났다고 보이더라도 치료감호만 따로 문제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감정 단계 점검부터 치료의지 입증까지 네 가지
치료감호가 문제 될 수 있는 사안에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진단·감정서의 내용부터 확인 — 청구에는 전문의의 진단 또는 감정이 선행되어야 하므로, 진단 시점과 방법, 진단의 근거가 된 면담·검사 자료, 소아성기호증이라는 판단의 기준이 무엇인지를 확인합니다. 단일 사건에서 문제 된 행위가 곧바로 성적 성벽으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진단과 범행 사이의 연결고리가 충분한지 살핍니다.
치료 필요성과 재범 위험성을 별도 쟁점으로 다툼 — 요건이 충족돼도 치료감호시설 수용이 꼭 필요한지, 재범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지는 따로 판단됩니다. 범행 경위, 전과 유무, 반복성, 현재의 생활 환경과 통제 능력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주장합니다.
자발적 치료·재발방지 노력을 자료로 남김 — 수사 단계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외래 진료, 상담·교육 프로그램 이수 내역, 보호자의 감독 계획 등을 꾸준히 기록으로 확보해 두면, 시설 수용 없이도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는 근거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치료감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을 낮추는 자료이기도 하지만, 형량을 정하는 데에도 함께 반영될 수 있습니다.
청구서 송달 이후 기간 안에 방어 준비 — 청구서 부본이 송달되면 제1회 공판기일 전까지 청구원인 사실과 적용 법조문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반대 취지의 전문의 소견이나 별도 감정을 신청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합니다. 감정이 이미 끝난 뒤에는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감정을 받는 단계에서부터 변호인이 조력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감정 단계 전에 방향을 잡아야 하는 이유
소아성애 진단과 치료감호 문제는 "진단을 받았으니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할 일이 아닙니다. 대상 요건, 필수 감정, 치료 필요성, 재범 위험성이라는 여러 관문이 있고, 그 각각에서 다툴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감정이 진행되고 청구서가 제출된 뒤에는 대응할 수 있는 폭이 크게 줄어듭니다. 수사 초기 단계부터 진단 경위를 확인하고 치료·상담 기록을 쌓아 가는 것이 중요하므로, 치료감호가 걱정된다면 감정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사건의 방향부터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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