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를 하지 못하고 동거하던 사실혼관계에 있던 상대방 배우자가 갑자기 사망한 경우, 혼인신고가 되어 있지 않아 법률혼 관계가 아닌 배우자는 우리 민법상 상속권자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상속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미 사망한 배우자를 상대로 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할 수도 없는데요. 즉, 법원은 “법률상 부부사이였던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 사망으로 인하여 혼인관계가 종료된 것이어서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없다. 이같은 규정은 법률상 부부관계가 아닌 사실혼 부부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 사실혼관계에 있던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 남아있는 배우자 역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법원이 사실혼 배우자의 재산분할청구소송을 인정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아내 A씨는 전처를 사별한 B씨를 만나 결혼했는데요. B씨의 요청에 의해 혼인신고는 하지 않고 몇 년 동안 동거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남편 B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였는데, 전처 소생 아들들이 병원에 찾아와 A씨와 한마디 상의없이 B씨를 다른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그러더니 전처 소생 아들들은 A씨의 병원출입까지 막으면서 마치 A씨를 재산이나 노리는 파렴치한 인간 취급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의 요구로 자식을 낳지 않았던 A씨는 전처 소생 아들들의 행태에 섭섭함을 넘어 분노가 치밀었고, A씨는 법원에 “남편 B씨와의 사실혼관계를 해소하고, 재산분할을 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그런데, A씨가 제기한 소장부본이 남편 B씨에게 송달이 되기도 전에 남편 B씨는 의식불명상태에서 끝내 사망하였고, 그러자, B씨의 상속인인 전처 소생의 두 아들들은 B씨의 지위를 승계하여 법원에 출석하더니 “아버지가 의식불명상태에서 A씨의 소장을 받아보지 못하고 사망하였으므로, A씨와의 사실혼관계는 A씨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해소된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사망으로써 종료되었으므로, A씨의 재산분할청구권은 인정될 수 없다”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1심과 2심 법원은 전처 소생 아들들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A씨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는데요.
그 이유에 대해 법원은 “사실혼관계의 당사자 중 일방인 B씨가 갑자기 의식불명상태에 빠지고, 그 의식불명기간에 다른 당사자인 A씨가 한 사실혼관계를 해소하는 의사표시를 수령하지 못한 상태에서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사망하였다. 이 경우 사실혼관계는 A씨의 의사표시에 의해서 해소된 것이 아니라 망인 B씨의 사망으로 인하여 종료된 것이다. 따라서 이미 종료된 사실혼관계에 있는 A씨에게는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라고 이유를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나, A씨의 상고로 제기된 대법원은 원심판결이 잘못 되었다고 하면서 A씨의 청구를 인정했는데요.
즉, 대법원은 “사실혼관계는 사실상의 관계를 기초로 하여 존재하는 것으로서 당사자 일방의 의사에 의해 해소될 수 있다. 당사자 일방의 파기로 인하여 공동생활의 사실이 없게 되면 사실상의 혼인관계는 해소되는 것이다. 다만 정당한 사유없이 해소된 때에는 유책자가 상대방에 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을 진다.
이 사건의 경우 B씨가 사망하기 전에 A씨가 사실혼관계의 해소를 주장하면서 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따라서 A씨의 소송제기로 인하여 A씨와 B씨의 사실혼관계는 A씨의 일방의 의사에 의해 해소되었고 공동생활의 사실도 없게 되었다.
사실혼관계가 아닌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인 경우에도 상대방이 의사능력이 없거나 생사가 3년 이상 불명인 경우에는 재판이혼이 인정되므로, 법률상 부부와 사실혼 부부간의 균형상으로도 굳이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와 그 수령 등을 사실혼관계 해소의 요건으로 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남편 B씨가 사망하기 전에 아내 A씨가 소송을 제기하여 사실혼관계 해소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비록 그 소장이 의식불명상태인 B씨가 받아보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A씨의 일방적인 의사표시만으로도 사실혼관계는 해소되는 것이므로, A씨에게 사실혼관계해소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해야 하고, 사망한 B씨의 상속인들인 전처 소생 아들들이 소송수계를 하여 상속재산 중에 A씨의 재산형성기여도가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재산분할가액을 정해야 한다”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부득이한 사정 때문에 혼인신고를 하지 못하고 동거생활을 하고 있던 배우자에게 우리 민법은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거인이 사망한 경우 배우자는 상속을 받을 수 없는 불리한 처지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서 동거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 사망으로 인해 사실혼관계가 해소된 것이지, 당사자 일방의 의사표시로 인해 해소된 것이 아니어서 재산분할청구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동거 배우자의 재산분할에 관하여 더 궁금하신 사항은 법무법인 다산 김춘희 변호사에게 문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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