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채무를 남편이 갚아야 하나, 배우자의 일상가사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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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채무를 남편이 갚아야 하나, 배우자의 일상가사채무 

김춘희 변호사

아내가 남편 명의로 아파트를 분양받으면서 친구로부터 분양대금조로 돈을 빌렸는데, 차용증을 작성하지도 않은 남편이 과연 변제책임을 져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A씨는 친구 B씨가 자신의 남편 명의로 아파트분양을 받았는데 분양대금이 필요하니 빌려달라고 부탁하여 수회에 걸쳐 총 4천만원을 빌려주었습니다. B씨가 A씨한테서 처음 돈을 빌릴 때, “자신의 남편은 구청에 근무하는 과장이고, 지구개발구역내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데, 조만간 보상금이 나오면 갚겠다라고 약속하였습니다. 이후 B씨가 돈을 빌리러 A씨를 찾아올 때마다 B씨의 남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왔고, 한번은 B씨의 남편 C씨와 인사를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후 B씨는 약속한 변제기일이 지났는데도 차용금을 갚지 않았고, 결국 참다못한 A씨는 B씨와 B씨의 남편 C씨를 공동피고로 하여 대여금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 소송에서 A씨는 “B씨가 빌려간 4천만원은 B씨의 남편 C씨 명의로 분양받은 아파트대금으로 충당하기 위해 빌려간 것이므로, B씨의 채무행위는 일상의 가사에 관한 것이어서 B씨와 B씨의 남편 C씨가 함께 변제해야 할 연대책임이 있다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런데, 1심과 2심 법원은 민법 제827조 제1항에 의하면, 부부는 일상의 가사에 관하여 서로 대리권이 있다고 하여 이른바 일상가사대리권을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832조에 의하면 부부의 일방이 일상의 가사에 관하여 제3자와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이로 인한 채무에 대하여 다른 일방은 연대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부부가 공동체로서 가정생활상 상시 행하여지는 행위에 한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아파트 불입금을 납부하기 위하여 타인으로부터 금전을 차용한 행위는 일상가사에 속한다고 할 수 없다라고 하여, B씨의 남편 C씨에 대한 청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B씨가 A씨에게서 빌린 아파트분양대금 4천만원의 채무는 B씨만이 변제할 책임이 있을 뿐, B씨의 남편 C씨가 차용한 것이 아닌데다가, 아파트분양대금은 일상의 가사에 관한 법률행위도 아니므로, B씨의 남편 C씨가 연대책임을 질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 대법원은 민법 제832조에서 말하는 일상의 가사에 관한 법률행위라 함은 부부가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데 통상 필요한 법률행위를 말하므로, 그 내용과 범위는 그 부부공동체의 생활구조, 정도와 그 부부의 생활장소인 지역사회의 사회통념에 의하여 결정되며, 문제가 된 구체적인 법률행위가 당해 부부의 일상의 가사에 관한 것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법률행위의 종류, 성질 등 객관적 사정과 함께 가사처리자의 주관적 의사와 목적, 부부의 사회적 지위, 직업, 재산, 수입능력 등 현실적 생활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금전차용행위도 금액, 차용 목적, 실제의 지출용도, 기타의 사정 등을 고려하여 그것이 부부의 공동생활에 필요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일상가사에 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아파트 구입비용 명목으로 차용한 경우, 그와 같은 비용의 지출이 부부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주거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면 일상의 가사에 속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남편 C씨 명의로 분양받은 45평형 아파트는 현재 C씨의 유일한 부동산으로서 C씨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으므로 위 아파트분양대금을 납입하기 위한 명목으로 하는 금전을 차용하여 이를 납입하였다면 그와 같은 금전차용행위는 일상가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더욱이, A씨가 B씨에게 돈을 빌려준 시기는 C씨가 아내 B씨와 자녀 4명 등 부양가족 5인을 거느린 공무원으로서 가족 중에 C씨 외에 직업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고, C씨의 월수입이 150만원 내지 180만원 정도였는데, B씨가 A씨로부터 돈을 빌린 기간동안 C씨 명의의 적금으로 C씨의 월급보다 많은 월 200만원씩을 납입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결국 B씨가 A씨로부터 빌린 금원이 아파트분양대금과 생활비의 일부로 충당되었다고 추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B씨는 위 차용기간 이후에 제과점을 일시 경영한 것 외에는 직업을 갖거나 사업을 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므로 위 차용금을 아파트분양대금이나 생활비 이외의 용도 예컨대, B씨의 사업자금이나 채무변제 등에 사용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B씨와 B씨의 남편 C씨는 연대하여 A씨에게 차용금 4천만원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라고 A씨의 승소판결을 내렸습니다.

 

아내가 타인으로부터 돈을 빌렸다고 해서 반드시 그 남편이 아내와 연대하여 변제책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내가 빌린 돈의 사용처가 생활비 등 일상가사에 사용되었다면, 비록 남편이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아내의 채무에 남편도 연대하여 변제하도록 우리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번 판결은 생활비 외에도 아파트분양대금도 일상가사에 포함된다고 인정한 판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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