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밀 사용 공범 사이의 자료 공유, 취득·누설도 별도로 처벌될까요?
핵심요약
영업비밀을 함께 사용하기로 공모했더라도, 취득·누설에 관한 형사책임이 별도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해당 정보를 아직 모르는 상대방에게 전달한 경우 등이 문제됩니다.
취득·사용·누설은 서로 다른 행위입니다. 자료를 누가 알고 있었고, 누구에게 전달했으며, 어떻게 활용했는지 구분해야 합니다.
피해기업은 관련자별 행위와 정보 전달 경위를, 혐의를 받는 기업·임직원은 영업비밀 해당성과 실제 행위·목적·관여 범위를 개별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국외유출 사건에서는 형사책임과 함께 몰수·추징도 문제될 수 있으므로, 기소된 범죄행위와 수수한 금전의 대가관계 등을 살펴야 합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은 영업비밀을 취득하는 행위, 사용하는 행위, 누설하는 행위를 모두 처벌합니다. 그렇다면 여러 사람이 영업비밀을 함께 사용하기로 공모하고, 그 과정에서 각자가 보유한 자료를 공유하였다면 어떤 죄가 성립할까요? 이미 영업비밀 사용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하는 이상 공범 사이의 자료 전달이나 수령행위에 대해서는 별도의 범죄가 성립하지 않을까요?
최근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에도 영업비밀의 취득·누설로 인한 범죄가 별도로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5도11906 판결, 같은 날 선고 2025도13231 판결).
이번에는 두 판결의 주요 법리와 형사사건 대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겠습니다.
영업비밀의 취득·사용·누설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제1항 제1호 가목 및 제2항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이 중 제1항은 영업비밀의 국외 사용 또는 국외 사용에 관한 인식이 있는 경우를 규율하며, 제2항은 그 외의 경우에도 해당 행위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영업비밀의 ‘취득’을 사회통념상 해당 정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임직원이 업무상 이미 알고 있던 영업비밀을 회사 외부로 무단 반출하였더라도 그 행위가 곧 새로운 취득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8도9433 판결).
한편 영업비밀의 '사용'은 이를 상품의 생산·판매 또는 연구·개발 등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활용하는 행위로서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대법원은 영업비밀을 그대로 모방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뿐 아니라, 이를 참조하여 시행착오를 줄이거나 필요한 실험을 생략하는 등 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한 경우에도 사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6도1241 판결).
마지막으로 ‘누설’은 영업비밀을 아직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거나 넘겨주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반드시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특정인에게 전달하는 경우에도 누설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해당 영업비밀을 이미 알고 있었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 전달관계를 살펴야 합니다(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5도11906 판결).
이처럼 영업비밀의 취득·사용·누설은 각기 다른 행위를 의미하며, 부정경쟁방지법은 이를 독립적인 처벌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함께 사용하기로 한 공범에게 자료를 전달해도 취득·누설죄가 성립하나요?
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5도11906 판결의 피고인들은 피해 회사의 기술정보를 이용하여 중국 회사에서 카메라모듈 검사장비 관련 부품을 개발하기로 공모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인 소스코드, 회로도, 부품목록 등의 자료를 카카오톡, USB, 이메일 등을 통해 서로 전달하였습니다.
원심은 피고인들이 영업비밀 사용죄의 공동정범인 이상 공범 사이의 자료 공유는 공동의 사용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영업비밀 사용죄와 별도로 취득·누설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영업비밀을 함께 사용하기로 공모하였거나 실제로 함께 사용하였더라도 이를 알지 못하던 상대방에게 영업비밀을 전달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누설죄와 취득죄가 각각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같은 날 선고된 2025도13231 판결에서도 동일한 법리가 확인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반도체 증착장비 관련 기술자료를 공범들이 이용할 수 있는 NAS 서버에 업로드한 행위가 문제되었는데, 대법원은 영업비밀 사용의 공동정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별도의 누설죄 성립을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취득·누설을 영업비밀 사용과 별도로 판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이 영업비밀의 취득·사용·누설 등을 각각 독립적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중시하였습니다. 영업비밀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은 별도의 취득이나 누설 없이 이를 사용할 수 있으므로, 취득·누설이 사용에 반드시 수반되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영업비밀을 단순히 사용하는 경우보다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다른 사람이 취득하여 사용하는 경우에는 법익침해의 정도와 불법성이 더 클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영업비밀 사용죄의 공동정범이라는 사정만으로 개별적인 취득·누설행위의 형사책임이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기업과 혐의를 받는 임직원은 수사단계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이러한 법리는 영업비밀 침해사건의 수사단계에서부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동일한 사건에서도 영업비밀의 무단 반출, 공범 간 전달, 취득, 실제 사용 등 여러 행위가 문제될 수 있고, 각 행위에 어떠한 구성요건과 처벌규정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형사책임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피해기업의 입장에서는 관련자별 행위와 정보의 전달 경위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여 형사책임이 문제되는 행위와 관여자가 빠짐없이 특정될 수 있도록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혐의를 받는 기업이나 임직원의 입장에서는 문제된 정보의 영업비밀 해당성부터 실제 취득·누설·사용행위의 존재, 각 행위의 목적과 관여 범위 등을 개별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따라서 수사 초기부터 각 피의자별 행위와 적용 가능한 구성요건을 구분하고, 혐의사실의 특정 및 적용법조의 적정성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변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형사처벌의 유무뿐 아니라 책임의 범위를 적절하게 판단받기 위한 중요한 과정입니다.
영업비밀 국외유출 사건에서는 몰수·추징도 검토해야 하나요?
이번 대법원 판결들은 영업비밀을 함께 사용하기로 공모한 관계에서도 개별적인 취득·누설행위의 형사책임이 별도로 문제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이에 영업비밀 침해사건에서는 기술자료의 유출이나 사용 여부만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자의 역할과 개별 행위의 법률적 성격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더욱이 영업비밀의 국외유출과 관련해서는 형사처벌뿐 아니라 범죄행위로 취득한 경제적 이익에 대한 몰수·추징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때 몰수·추징의 범위는 해당 피고인에게 기소된 범죄행위와 수수한 금전의 대가관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건 초기부터 개별 범죄의 성립 여부와 함께 그에 수반되는 법률적·경제적 위험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한 사람에게만 기술자료를 보내도 누설에 해당할 수 있나요?
특정인에게 전달한 경우에도 누설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해당 영업비밀을 이미 알고 있었는지와 구체적인 전달관계를 살펴야 합니다.
기술자료를 그대로 복제하지 않고 개발에 참고만 해도 사용인가요?
영업비밀을 참고하여 시행착오를 줄이거나 실험을 생략하는 등 개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한 경우에도 사용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정보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업무상 알고 있던 정보를 반출하면 새로운 취득이 되나요?
이미 알고 있던 영업비밀을 무단 반출했다는 사실만으로 곧 새로운 취득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새로운 취득인지의 문제와 무단 반출·누설·사용 등 다른 행위의 책임은 구분하여 검토해야 합니다.
호암은 영업비밀을 주고받거나 함께 사용한 사건에 어떻게 대응하나요?
여러 사람이 관여한 사건에서는 자료의 이동 경로와 각자의 행위를 구체적으로 나누어 확인해야 합니다. 함께 사용했다는 사정만으로 모든 관련자의 취득·누설 책임이 동일하게 판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무법인 호암 금융·기업형사센터는 영업비밀 침해사건에서 다음 사항에 집중합니다.
첫째, 문제된 정보와 전달 경위를 확인합니다.
정보의 영업비밀 해당성과 전달 전 상대방의 인식 여부를 살펴봅니다. 카카오톡·이메일·USB·서버 등 자료 공유 경로를 토대로 누가 어떤 정보를 주고받았는지 정리합니다.
둘째, 관련자별 행위와 적용 요건을 구분합니다.
무단 반출·취득·누설·사용을 나누어 실제 행위와 목적, 관여 범위를 확인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혐의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는지와 적용법조의 적정성을 검토합니다.
셋째, 형사책임과 경제적 위험을 함께 검토합니다.
국외유출이 문제된다면 기소된 범죄행위와 수수한 금전의 관계를 확인합니다. 개별 행위의 성립 여부와 몰수·추징에 관한 쟁점을 구분하여 대응 방향을 정리합니다.
기술자료 공유나 공동개발 과정에서 영업비밀 침해가 문제되고 있다면, 문제된 자료의 내용과 전달 경위, 각 관련자의 실제 역할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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