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사이트 운영·총판 공범 가이드 ⑤]
"계좌와 명의를 빌려줬다면"
E씨는 친구의 부탁으로 사업자등록 명의와 통장을 빌려줬습니다. 매달 수십만 원을 받았지만 그 계좌가 어디에 쓰이는지는 깊이 묻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계좌가 도박사이트 충전 계좌로 쓰였다며 E씨가 운영 공범으로 입건됐습니다. 도박 대포통장과 명의대여 사건은 빌려준 사람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무겁게 흘러갑니다. 통장 하나를 빌려준 대가는 한 달 50만 원이었지만 그 계좌를 거쳐 간 돈은 수십억 원이었습니다.
1. 접근매체 대여 자체가 처벌됩니다
전자금융거래법은 대가를 받고 통장이나 체크카드 같은 접근매체를 빌려주는 행위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도박과 무관하게 대여만으로도 혐의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가 없이 빌려줬다고 해도 대가를 약속받았거나 범죄에 쓰일 것을 알았다면 처벌 범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2. 도박 운영 공범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계좌가 도박사이트 운영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빌려줬다면 도박공간개설 방조나 공동정범이 함께 문제됩니다. 대여 혐의와 운영 혐의가 겹치면 처벌 수위가 크게 올라갑니다. 계좌를 거쳐 간 금액 전체가 운영 규모로 제시되면 명의자의 책임도 함께 커집니다.
3. 알았는지가 가장 큰 쟁점입니다
빌려줄 때 무엇에 쓴다고 들었는지와 그 뒤 이상한 입금이 있었는지가 판단 근거가 됩니다. 수많은 사람에게서 소액 입금이 반복됐다면 몰랐다는 설명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계좌 알림 문자나 은행 앱 기록을 본인이 확인했는지도 질문 대상이 됩니다.
4. 사업자 명의는 더 무겁게 봅니다
법인이나 사업자 명의를 빌려줬다면 그 명의로 결제대행 계약이나 가상계좌가 만들어졌을 수 있습니다. 명의자는 서류상 대표로서 책임을 묻는 질문을 받게 됩니다. 서명한 서류의 내용을 몰랐다는 설명은 그 서류가 많을수록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5. 받은 대가가 범죄수익이 됩니다
명의 대여로 받은 돈은 추징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대가 액수와 받은 기간은 범행 가담 정도를 보여 주는 숫자로 쓰입니다. 받은 돈을 이미 썼더라도 추징은 그대로 남습니다.
6. 지급정지와 민사 문제도 따라옵니다
계좌가 도박이나 사기 피해금 입금에 쓰였다면 계좌가 동결되고 다른 금융거래에 제한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형사 사건과 별도로 피해자 측의 민사 청구가 들어오기도 합니다. 금융회사 거래 제한은 형사 사건이 끝난 뒤에도 일정 기간 이어질 수 있습니다.
7. 빌려 간 사람과의 관계가 진술을 흔듭니다
친구나 가족이 빌려 간 경우 그 사람을 보호하려다 진술이 어긋나는 일이 많습니다. 서로 다른 말을 하면 두 사람 모두 신빙성을 잃게 됩니다. 빌려 간 사람의 처벌을 걱정해 사실과 다르게 말하면 본인이 더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습니다.
명의를 빌려준 사람은 사건 초기에 가장 먼저 특정되지만 실제 운영 구조는 가장 늦게 알게 되는 위치에 있습니다. 내가 모르는 사이 내 명의로 무엇이 이뤄졌는지 파악하는 데서 대응이 시작됩니다. 계좌 기록과 서류를 먼저 확보하고 진술 범위를 정하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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