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판매 뒤 보이스피싱 방조 혐의로 송치됐더라도 송치 자체가 유죄나 기소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추가 수사를 거쳐 혐의 유무를 다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실제 불송치결정 내용을 바탕으로 개인 식별정보를 제거해 쟁점을 살펴보겠습니다. 보완수사요구가 이어진 뒤 기존 송치 결정을 변경해 불송치한 사례에서 거래 기록과 방조의 고의가 어떻게 문제 됐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카페에서 받은 현금이 보이스피싱 피해금이었습니다
당사자는 아이들을 키우며 육아휴직 중이던 가장이었습니다. 그 무렵 가지고 있던 테더를 장외에서 몇 차례 팔았습니다.
2025년 봄 한 사람이 메신저로 테더를 사겠다고 연락해 왔습니다. 당사자는 거래 전에 안내 메시지부터 보냈습니다. 지갑 주인 본인하고만 거래하고, 제3자 거래나 구매대행, 불법자금 거래는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구매한 뒤 어디에 쓸지 밝혀 달라는 요청도 들어 있었습니다.
그날 오후 두 사람은 한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당사자는 상대의 휴대전화를 열어 메신저로 대화하던 사람이 맞는지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현금 1천만 원 안팎을 받고 그 값의 테더를 상대가 알려 준 지갑으로 보냈습니다.
그 현금은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한 대환대출 사기에 속은 피해자의 돈이었습니다. 상대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로 움직이던 현금수거책이었습니다.
2. 이 사건에서는 방조의 고의가 쟁점이었습니다
처음 적용된 혐의는 당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이었습니다. 이하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라 하겠습니다. 이 사건 당시 법률 제15조의2 제1항은 전기통신금융사기를 행한 사람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범죄수익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고, 두 형을 함께 부과할 수도 있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경찰 수사를 거치며 죄명은 같은 법 위반 '방조'로 바뀌었습니다. 형법 제32조(종범)는 남의 범죄를 도운 사람을 방조범으로 처벌하고, 그 형을 정범보다 감경합니다. 피해자를 직접 속이지 않았더라도 피해금을 코인으로 바꿔 준 행위가 범행을 쉽게 했다는 것이 수사기관의 시각입니다.
핵심은 다른 사람의 범행을 돕는다는 인식이 있었는지입니다. 방조범에게는 정범의 범죄를 인식하는 고의와 그 실행을 돕는 고의가 필요합니다. 범행의 세부 내용까지 모두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한 부주의나 막연한 의심만으로 곧바로 고의가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대법원은 미필적 인식으로도 고의가 성립할 수 있고, 마음속 인식은 관련 간접사실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봅니다. 거래 전후의 대화와 실제 행동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3. 송치됐다고 끝난 것이 아닙니다
경찰은 수사를 마치면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본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고, 그렇지 않은 사건은 불송치로 끝냅니다. 이 사건도 처음에는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송치를 받은 검사가 곧바로 결론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197조의2(보완수사요구)에 따라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피의자에게 '피의사건 결정결과 통지서'가 오는데, 결정결과 칸에 '보완수사요구'라고 적혀 있습니다. 기소도 불기소도 아닌 중간 결정입니다.
이 사건 처분 이후인 2026. 10. 2.부터 시행된 형사소송법 제197조의2는 보완수사요구의 이유와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은 서면을 보내도록 정합니다. 경찰은 원칙적으로 요구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이행하고 결과를 통보해야 합니다. 다만 검사가 사건의 긴급성 등 사정을 고려해 기간을 따로 정할 수 있고,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1개월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 규정을 이미 처분이 끝난 이 사건의 당시 절차에 소급해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보완수사요구의 횟수 자체는 무혐의 가능성이나 기소 가능성을 나타내는 수치가 아닙니다. 같은 사건에서도 추가로 확인할 사항과 제출된 자료의 내용에 따라 절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통지서의 결정 종류와 수사기관이 실제로 요청한 내용을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4. 사건은 검찰과 경찰 사이를 세 번 오갔습니다
첫 보완수사요구는 2026년 초에 나왔습니다. 봄에는 휴대전화 압수수색영장이 집행됐고, 당사자는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모두 풀어 제출했습니다. 그 직후 두 번째 보완수사요구가, 여름에는 세 번째 보완수사요구가 이어졌습니다.
압수수색영장에는 피의자가 대화 내역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었습니다. 변호인 측은 그 한 줄을 그냥 넘기지 않았습니다. 거래 당일 상대와 나눈 메신저 대화를 찾아 의견서와 함께 냈습니다.
이 사건에서 낸 의견서는 모두 세 번입니다. 송치 전, 압수수색 직후, 세 번째 보완수사요구 뒤였습니다. 각 제출 시점의 수사 경과에 맞추어 거래 당시 자료와 설명을 보탰습니다. 세 차례 의견서가 각각의 보완수사요구 직후에 제출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5. 거래 전에 물어본 '용도' 한 줄이 근거가 됐습니다
의견서의 중심은 거래하던 날의 기록이었습니다. 변호인 측이 내세운 사정은 이렇습니다.
거래 전에 본인 거래만 하고 제3자 거래·구매대행·불법자금은 받지 않는다고 미리 알린 점
현장에서 상대의 휴대전화로 메신저 대화 상대가 맞는지 확인한 점
용도를 묻자 "그냥 게임도 하고 선물도 합니다"라는 답을 받은 점
불법적인 용도가 아니냐고 다시 묻자 그런 것 아니라는 답을 받은 점
변호인 측은 대화 속 ‘선물’을 코인 선물거래로 이해한 사정 등을 들어 당사자에게 범죄자금이라는 인식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거래 상대의 표현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당시 대화와 다른 사정을 함께 검토할 문제입니다.
누가 거래를 지시했는지, 대화 상대와 현장 상대가 일치했는지, 거래 횟수와 자금 흐름이 어땠는지 등은 거래 당시 인식을 판단할 때 검토할 사정입니다. 어느 한 가지 확인 절차를 거쳤다는 이유만으로 고의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마지막 의견서에는 당사자가 금융과는 거리가 먼 일을 하며 세 아이를 키우는 가장이라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6. 경찰은 송치 결정을 바꿔 불송치했습니다
경찰은 2026. 8. 13.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했습니다. 결정서에는 기존 송치 결정을 변경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습니다.
경찰은 당사자가 수거책을 만나 피해금이 든 봉투를 받고 코인을 건넨 사실 자체는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당사자가 조직원이나 수거책과 공모했거나 범행을 도왔다고 볼 대화 내역, 거래 내역 같은 객관적인 자료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방조의 고의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거래한 날부터 불송치 결정까지 1년 3개월 가까이 걸렸습니다.
7. 이 사건을 지킨 것은 거래하던 날의 대화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거래 당일 오후에 오간 메시지 몇 줄이었습니다. 당사자는 그 메시지를 지우지 않았고, 변호인 측은 영장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적힌 바로 그 대화를 찾아 다시 내놓았습니다.
테더 판매로 조사를 받는 경우에는 거래 전에 무엇을 묻고 무엇을 확인했는지, 당시 기록이 남아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대화 캡처는 거래 경위를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지만, 일부 화면만으로 고의 유무가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원본 대화와 전후 맥락, 거래·전송 기록도 함께 보존해야 합니다.
보완수사요구는 추가 확인이 진행 중이라는 의미입니다. 혐의가 없다는 예고도, 기소가 확정됐다는 통보도 아닙니다. 새로 확인하는 내용과 이미 제출한 자료를 구분해 대응해야 합니다.
8. 거래기록은 금액과 시간의 흐름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판매자에게 남은 자료는 서로 다른 곳에 흩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메신저에는 거래 약속이, 지갑에는 전송 내역이, 계좌에는 거래 전후 입출금이 남습니다. 하나의 캡처만 떼어 내기보다 같은 거래를 가리키는 자료를 시간순으로 연결해야 실제 거래 경위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정리할 때는 먼저 상대가 연락한 시각, 용도를 묻고 답한 시각, 만난 시각, 현금을 받은 시각, 테더를 전송한 시각을 나누어 적습니다. 확인할 수 없는 시각은 추정이라고 표시하고, 기록으로 확인되는 시각과 섞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에서 제시한 거래시각이 기억과 다르다면 단정해서 부인하기보다 원본 기록과 대조해야 합니다.
지갑 주소와 전송 수량은 해당 거래를 특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블록체인 전송 사실만으로 그 지갑을 누가 지배했는지, 판매자가 현금의 출처를 알았는지까지 증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송 내역은 메신저 내용, 상대방 확인 과정, 현금 전달 경위와 함께 살펴야 합니다.
대화 내용도 앞뒤 맥락을 보존해야 합니다. 거래불가 안내를 보낸 화면만 남기고 상대가 무엇이라고 답했는지를 빼면 확인 과정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습니다. 원본을 보존한 상태에서 제출할 사본과 설명용 자료를 만들고, 어느 자료의 어느 부분을 가리키는지 표시하면 자료 사이의 관계를 확인하기 쉽습니다.
제출 자료의 목록에는 자료명, 원본이 있는 위치, 작성 시점과 제출일, 설명하려는 사실을 구분해 적을 수 있습니다. 이미 제출한 대화와 새로 찾은 대화가 같은 자료인지, 누락된 앞뒤 대화가 보완된 것인지도 표시합니다. 자료를 많이 낸다는 사실보다 어떤 의문에 답하는 자료인지가 드러나야 합니다. 제출한 사본과 접수 내역을 남기면 이후 조사에서 자료가 전달됐는지와 설명이 필요한 범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9. 유리한 사정과 설명이 필요한 사정을 함께 검토합니다
불법자금 거래를 받지 않는다는 안내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방조의 고의가 자동으로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안내 뒤에도 다른 사람의 현금이나 지갑을 사용한다는 말을 들었는지, 통상적인 거래와 다른 요청이 있었는지, 그 요청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함께 봅니다. 형식적인 확인서가 있다는 점과 실제로 거래 상대를 확인했다는 점도 구분해야 합니다.
반대로 현금 거래이거나 수익이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범죄 가담을 곧바로 인정할 수도 없습니다. 거래 당시 알 수 있었던 정보가 무엇이었는지가 핵심입니다. 나중에 경찰에게 들은 사실을 거래 당시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설명하지 않도록, 당시 인식과 사후에 알게 된 내용을 나누어 정리해야 합니다.
반복 거래가 있었다면 전체 거래 내역에서 문제 된 거래의 위치와 상대방별 거래 횟수를 확인해야 합니다. 다른 거래까지 같은 범행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거래 규모와 방식에 관한 설명이 자료와 어긋나면 진술의 신빙성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사실과 다른 단순화는 피해야 합니다.
보완수사 통지서를 받았을 때는 통지서에 적힌 내용과 실제로 추가 제출을 요청받은 자료를 구분합니다. 통지서에 보완사항이 자세히 적혀 있지 않다면 추측으로 진술을 바꾸거나 새로운 사실을 만들어 맞추지 않습니다. 이미 제출한 자료 목록, 접수 내역, 조사에서 설명한 내용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건의 불송치 결과는 당시 자료와 판단에 따른 개별 결과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테더를 판매했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처분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거래 기록의 보존, 혐의별 사실관계 정리, 제출 자료와 진술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 우선입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법률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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