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학교 운동부와 클럽 팀에서 지도자의 부적절한 말과 신체 접촉이 문제 되어, 학부모나 학생 선수가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지도자분들 중 상당수는 “경찰에 고소된 것도 아니고 기소된 것도 아니니 큰 문제는 없다”, “농담이었고 훈련 분위기를 풀려던 것”이라는 생각으로 사안을 가볍게 보셨습니다. 그런데 형사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자격 심의 통보가 먼저 도착하고, 학교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는 일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형사처벌이 없으면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는 안심이 가장 먼저 무너지는 지점입니다.
국민체육진흥법은 선수에게 성희롱 또는 성폭력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체육지도자의 자격을 취소하거나 5년의 범위에서 정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며, 이는 형사재판의 결과와 별개로 작동하는 행정 절차입니다.
아래에서는 학생 선수를 성희롱한 코치가 형사처벌 없이도 자격정지를 받을 수 있는 이유와, 그 판단이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법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형사처벌이 없어도 체육지도자 자격은 정지될 수 있습니다
자격정지의 근거는 유죄 판결이 아니라 ‘성희롱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는 사실 자체입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2조 제1항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체육지도자 자격운영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자격을 취소하거나 5년의 범위에서 정지할 수 있는 사유를 나열합니다. 거짓으로 자격을 취득한 경우나 자격정지 기간 중에 업무를 한 경우처럼 반드시 취소해야 하는 사유와 달리, 선수에 대한 폭행·상해, 성희롱·성폭력은 취소 또는 정지 중에서 고를 수 있는 재량 사유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조항에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나 “유죄가 확정된 경우”라는 요건이 없습니다. 형사 절차는 검사가 기소하고 법원이 유죄를 인정해야 결과가 나오지만, 자격 처분은 행정청이 해당 행위가 있었는지를 스스로 판단합니다. 그래서 고소가 취하되었거나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했더라도, 성희롱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되면 처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체육단체나 학교에서 지도자로 일하는 사람은 윤리·인권 재교육을 받아야 하고, 이를 받지 않은 경우도 별도의 처분 사유가 됩니다. 성희롱 사안이 아니더라도 자격 관리가 훨씬 촘촘하다는 점을 알아 두셔야 합니다.
형사처벌은 자격정지의 조건이 아닙니다. 선수에게 성희롱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격 처분이 가능합니다.
2. 성희롱 여부는 가해자의 의도가 아니라 피해자의 눈높이에서 판단됩니다
“농담이었다”는 항변은 성희롱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2조 제1항 제6호는 “선수에게 성희롱 또는 성폭력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라고만 정할 뿐 성희롱의 정의를 따로 두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성희롱 판단에 관한 법원의 일반 기준을 따릅니다. 성희롱은 성적 언동이나 요구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말하고, 신체 접촉이 없는 말과 시선, 메시지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체육지도자가 선수에게 성희롱 또는 성폭력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체육지도자 자격운영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그 자격을 취소하거나 5년의 범위에서 자격을 정지할 수 있다(국민체육진흥법 제12조 제1항 제6호).
대법원은 성희롱 사건을 심리할 때 피해자가 처한 맥락을 이해하고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하며, 성희롱 여부는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코치와 학생 선수는 출전 기회, 대회 선발, 내신과 진학을 코치에게 의존하는 관계라서, 선수가 그 자리에서 불쾌감을 표시하지 못했더라도 동의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이 반영됩니다.
실제로 문제가 되는 유형은 신체 부위에 대한 평가, 이성 관계와 외모에 관한 질문, 늦은 밤의 개인 메신저 대화, 훈련 중 필요 이상의 신체 접촉 같은 것들입니다. 한 번의 발언보다 같은 취지의 언행이 여러 선수에게 반복되었다는 진술이 쌓일수록 불리해집니다.
성희롱은 말한 사람의 의도가 아니라, 선수가 느낀 불쾌감과 그 관계의 구조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3. 신고와 조사는 스포츠윤리센터에서 시작되고 수사기관과 별개로 진행됩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선수에 대한 지도자의 성폭력 등 폭력 신고를 접수해 직접 조사합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8조의3은 체육인의 인권보호를 위해 스포츠윤리센터를 설립하도록 하고, 선수에 대한 체육지도자 등의 성폭력 등 폭력 사항을 센터의 신고 접수·조사 대상으로 명시합니다. 제18조의4에 따라 누구든지 센터나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고, 체육단체 임직원이나 다른 체육지도자는 알게 되거나 의심이 있으면 즉시 신고해야 하는 의무까지 집니다.
센터는 신고를 받으면 신고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긴급보호 조치를 하고 조사해야 하며(제18조의5 제5항), 당사자와 관계자에게 출석과 진술을 요구하고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현장조사를 할 수 있습니다. 조사를 받는 사람은 특별한 사유 없이 거부·방해·기피해서는 안 되고, 조사 과정에서 사실을 축소·은폐하는 행위도 금지됩니다(본인에 관한 것은 제외). 신고자나 진술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 신고를 취소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는 제18조의6이 따로 금지합니다.
여기서 지도자가 가장 크게 실수하는 부분이 바로 조사 대응입니다. 피해 선수나 학부모를 찾아가 “좋게 해결하자”며 신고 취소를 권하는 순간, 성희롱 여부와 별개로 불이익조치·신고방해라는 새로운 문제가 생기고 사안 전체를 불리하게 만듭니다. 합의나 사과는 반드시 조사 기관을 거치는 절차와 변호사를 통해 정리해야 합니다.
스포츠윤리센터 조사는 경찰 수사를 기다리지 않고 진행되며, 그 결과가 자격 심의와 소속 기관의 징계로 이어집니다.
4. 형사처벌 가능성과 결격사유, 계약 해지는 따로 따라옵니다
자격정지는 끝이 아니라, 형사 절차와 소속 기관의 조치가 겹쳐 오는 출발점입니다.
학생 선수에 대한 성희롱이라도 신체 접촉이 있었다면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이 문제 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고, 선수가 코치의 보호·감독을 받는 관계에서 위력으로 추행한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1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라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더 무겁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형이 확정되면 문제는 더 커집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1조의5 제4호는 성폭력범죄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종료되거나 유예·면제된 날부터 20년, 벌금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체육지도자가 될 수 없도록 정합니다. 벌금형이라도 10년 동안 지도자로 일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학교 운동부 지도자라면 소속 기관 조치도 따라옵니다. 학교체육 진흥법 제12조 제4항은 학교운동부지도자가 폭력 등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경우 학교의 장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는 자격 처분이나 형사 판단을 기다릴 필요가 없는 별도의 절차입니다. 자격정지 처분의 세부 기준과 절차는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해지므로, 사안의 정도와 반복 여부, 피해자와의 관계에 따라 정지 기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형사 결과, 자격 처분, 계약 해지는 각자 다른 기관이 다른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하나가 끝났다고 다른 것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5. 신고 접수부터 자격 처분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조사 단계에서 한 진술과 제출한 자료가 처분의 수위를 결정합니다.
통상 ①스포츠윤리센터 또는 수사기관(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신고 접수 → ②센터의 당사자·관계자 조사 및 필요 시 수사기관 협조 요청 → ③조사 결과에 따른 자격 처분 심의 및 소속 기관 조치, 형사 사건이면 수원지방공소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자격 처분은 자격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치므로 의견을 제출할 기회가 있고, 이 단계의 준비가 부실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선수나 학부모에게 연락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 된 발언·접촉이 언제, 어디서, 누가 있는 자리에서 있었는지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당시 단체 대화방과 메신저 기록을 원본 그대로 보존합니다.
다른 선수와 학부모, 동료 지도자에게 진술을 맞추자고 연락하지 않고, 센터 조사에는 출석 요구에 성실히 응하되 사실관계와 평가를 구분해 진술합니다.
자격 처분 심의에 앞서 반복성 여부, 사과와 피해 회복 노력, 재발 방지 조치 등 참작 사정을 자료로 준비합니다.
이렇게 사안별로 자료를 정리하면, 형사 사건과 자격 심의, 계약 해지 대응을 한꺼번에 설계해 처분 수위를 낮출 여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지도자 입장에서는 “선수를 아끼는 마음에서 한 말이었다”는 생각 때문에 사안의 무게를 늦게 깨닫고,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수 본인과 가족 입장에서는 신고 이후 보복이나 불이익이 걱정되어 망설이게 되지만, 법은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조치를 금지하고 센터를 통한 보호와 법률 지원 길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진술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언제, 어떤 말과 행동이 있었는지 기록부터 남기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지도자로 지목된 입장에서도 형사 고소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자격 처분과 계약 해지는 형사 절차와 별개로 움직이고, 조사 단계의 진술 하나가 이후 모든 절차에 그대로 이어집니다.
저는 체육계를 포함한 성범죄 사건에서 신고한 쪽과 신고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했느냐에 따라 자격 처분의 수위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이미 판단이 시작된 것입니다. 되돌릴 수 있는 시점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찰에 고소하지 않았는데도 코치 자격이 정지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하면 센터가 별도로 조사하고, 자격 처분은 형사 절차와 무관하게 국민체육진흥법 제12조에 따라 판단됩니다.
Q. 검찰이 불기소하면 자격 처분도 없던 일이 되나요?
A. 아닙니다. 형사 불기소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결정이고, 자격 처분은 성희롱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었는지를 별도로 판단합니다. 다만 불기소 결정문은 소명 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말만 했을 뿐 몸을 만진 적은 없는데도 성희롱이 되나요?
A. 됩니다. 성희롱은 성적 언동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여서, 신체 접촉 없이 말이나 메시지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자격이 정지되면 얼마 동안 일할 수 없나요?
A. 법은 5년의 범위에서 정지할 수 있다고 정하며, 구체적인 기간은 사안의 정도와 위반 정도를 고려해 문화체육관광부령의 기준에 따라 정해집니다. 반복성과 피해 회복 노력이 중요한 참작 사정입니다.
Q. 피해 선수에게 사과하고 합의하면 어떻게 되나요?
A. 형사 절차에서는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되고 자격 심의에서도 참작 사정이 됩니다. 다만 신고 취소를 강요하는 방식은 불이익조치·신고방해로 별도 문제가 되므로, 반드시 적법한 절차로 진행해야 합니다.
Q. 센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진술 전이 가장 좋습니다. 센터 조사에서의 진술이 자격 심의와 형사 절차에 그대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