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술을 마시지 않고 운전하다 보행자나 오토바이 운전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 이후, “종합보험에 들어 있으니 처벌은 피할 수 있느냐”는 문의를 적지 않게 받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운전자분들 중 상당수는 “음주도 아니었고 뺑소니도 아니었다”, “보험사에서 합의금까지 처리해 준다고 했다”는 말에 기대어 사건을 가볍게 보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 조사를 받고 검찰 송치 통지를 받으면, 보험 처리와 형사 처벌이 전혀 다른 문제라는 사실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의 보험 가입 특례는 피해자가 다친 경우를 전제로 한 제도이며, 피해자가 사망한 사고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공소가 제기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아래에서는 사망사고에서 보험이 형사처벌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처벌 수위는 어떻게 정해지는지, 사고 직후 무엇을 해야 하는지 관련 법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사망사고에는 보험 가입에 따른 공소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보험 특례는 ‘치상’ 사고에만 있는 제도이고, 사망사고는 처음부터 그 대상이 아닙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 제1항은 종합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된 차가 사고를 낸 경우 “제3조제2항 본문에 규정된 죄를 범한 차의 운전자”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3조 제2항 본문이 가리키는 죄는 업무상과실치상죄와 중과실치상죄, 즉 사람을 다치게 한 죄와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재물 손괴죄뿐입니다.
따라서 업무상과실치사죄 또는 중과실치사죄, 즉 피해자가 사망한 사고는 제4조의 보험 특례 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보험에 들어 있든 없든, 피해자가 숨졌다면 검사는 운전자를 기소할 수 있습니다.
“음주 없이 낸 사고”라는 점도 이 구조를 바꾸지 못합니다. 음주나 도주는 보험 특례가 있는 상해 사고에서 특례를 깨는 사유로 작동하는 것이고, 사망사고는 그것과 무관하게 처음부터 특례 밖에 있습니다.
보험은 민사 손해배상을 해결해 줄 뿐, 사망사고의 형사 책임을 대신 지지 않습니다.
2. 음주가 없어도 사망사고는 5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대상입니다
음주·도주가 없는 사망사고의 기본 처벌 근거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입니다.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면 업무상과실치사죄(형법 제268조)가 성립하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다음과 같이 처벌됩니다.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
법정형에 벌금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모든 사망사고가 실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람이 숨졌다는 결과는 양형에서 가장 무겁게 보는 사정이어서, 신호위반·중앙선 침범·과속 같은 중과실이 겹치거나 유족과 합의되지 않은 경우에는 금고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실무에서는 사고 경위(전방주시 의무 위반의 정도, 속도, 도로 상황), 피해자 과실 비율, 유족과의 합의 여부, 보험 처리 상황, 동종 전력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이때 보험 가입은 형사 책임을 없애지는 못해도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다는 정황으로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사망사고는 음주가 없어도 금고형이 가능한 범죄이며, 결과의 무게는 보험으로 지워지지 않습니다.
3. 사고 직후 현장을 떠나면 처벌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올라갑니다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나는 순간, 일반 사망사고가 도주치사로 바뀝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제1호는 사고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경우로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벌금형이 없고 형의 하한이 5년이어서 집행유예가 사실상 어려워집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장면은 “사람을 친 줄 몰랐다”거나 “크게 다치지 않은 것 같아 일단 자리를 떴다”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도주의 고의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는데, 사고 직후의 차량 정차 여부, 블랙박스 영상, 피해자 상태를 확인했는지, 이후 연락이나 신고를 했는지 등 객관적 정황으로 판단됩니다.
피해자를 사고 장소에서 옮겨 유기하고 도주했다면 제5조의3 제2항 제1호에 따라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더 무겁습니다. 반대로 사고 직후 119 신고와 구호 조치를 하고 현장에서 조사에 응했다면 이 가중 구간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음주가 없는 사고라도 현장 이탈 한 번으로 형량의 하한이 징역 5년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4. 어린이 보호구역 사고와 음주·약물 사고는 별도의 가중 규정이 있습니다
이 글의 주제는 음주 없는 사고이지만, 장소와 상황에 따라 처벌 구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음주 없이 낸 사고라도 사고 장소가 어린이 보호구역이고 피해자가 13세 미만 어린이라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3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도로교통법 제12조 제3항·제1항의 안전운전 의무를 위반하여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하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됩니다.
한편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1이 적용되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이 글 제목의 사고는 음주가 없는 경우이므로 이 규정은 적용되지 않지만, 사고 직후 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사고 전 술을 마신 사실이 드러나면 수사가 이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은 알아 두셔야 합니다.
결국 같은 사망사고라도 ① 음주·약물 여부 ② 도주 여부 ③ 어린이 보호구역 여부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의 하한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사고가 어느 구간에 놓이는지를 초기에 정확히 가려내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5. 신고부터 재판까지, 사망사고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진술과 현장 자료가 사건의 구간을 결정하므로 초기 대응이 전부에 가깝습니다.
사망사고는 통상 ①사고 접수 및 현장 조사(수원 지역 사고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교통조사팀 등) → ②운전자 피의자 조사 및 유족 조사 → ③공소청(수원지방공소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피해자가 숨진 사고는 구속 여부도 검토될 수 있어, 조사 단계부터 신중해야 합니다.
사고를 낸 운전자라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블랙박스 원본 영상과 차량 정보(속도, 제동 기록 등)를 훼손되지 않게 보존하고, 사고 지점의 신호·도로 구조·시야 상황을 사진으로 남깁니다.
보험사에 접수된 내용과 형사 절차는 별개이므로, 경찰 조사 전에 사고 경위를 시간 순서로 정리하고 보험사 담당자에게 한 말과 달라지지 않도록 점검합니다.
유족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합의 의사를 전달하되, 합의는 형사 처벌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이라는 점을 전제로 진행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교통사고 형사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면 과실 비율과 도주 여부 같은 쟁점을 초기에 정리하여 기소 여부와 양형에서 가능한 대응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분들은 충격과 죄책감 속에서 “보험이 있으니 알아서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다 첫 조사를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를 낸 운전자 입장에서는 보험 접수와 형사 절차를 분리해서 보아야 합니다. 보험사가 손해배상을 처리해 주더라도 검사는 별도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며, 이때 진술 내용과 사고 직후의 행동이 결정적인 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유족 입장에서도 보험금 지급과 형사 처벌은 별개입니다. 보험금을 받았다고 해서 가해자의 형사 책임이 사라지지 않으며, 합의 여부와 처벌 의사는 수사와 재판에서 중요한 사정으로 다뤄집니다.
저는 교통사고를 포함한 형사사건에서 가해 운전자와 피해자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고 직후 며칠의 대응에 따라 적용 법조와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보험이 있다는 이유로 안심하고 계신다면, 지금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초기 단계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사망사고도 공소를 제기할 수 없나요?
A. 아닙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의 보험 특례는 업무상과실치상죄·중과실치상죄를 대상으로 하므로, 피해자가 사망한 사고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보험에 가입되어 있어도 기소될 수 있습니다.
Q. 유족과 합의하면 처벌을 받지 않나요?
A. 상해 사고와 달리 사망사고는 합의가 공소 제기를 막지 못합니다. 다만 합의는 양형에서 중요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되므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가 됩니다.
Q. 음주 없이 낸 사망사고의 법정형은 어떻게 되나요?
A.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벌금형이 가능하다는 점이 음주 사망사고나 도주 사망사고와 다릅니다.
Q. 사고 후 현장을 떠났다가 바로 돌아와 신고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도주 여부는 현장 이탈 시간, 구호 조치 여부, 이후 신고·출석 경위 등 객관적 정황으로 판단됩니다. 도주치사로 평가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므로, 이탈 경위를 입증할 자료를 신속히 확보해야 합니다.
Q. 보험사에서 형사 문제까지 도와주나요?
A. 보험사는 민사 손해배상 부분을 처리하며, 형사 절차에서 운전자를 변호해 주지는 않습니다. 형사합의금이나 변호사 비용 특약이 있는 경우도 있으니 약관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과실 비율과 도주 여부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사망사고는 구속 여부까지 검토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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