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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예정지로 10년 넘게 묶인 집터를 사달라 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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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예정지로 10년 넘게 묶인 집터를 사달라 할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도로 예정지로 지정된 지 10년이 넘도록 공사는 시작되지 않고, 그 사이 집을 고치지도 팔지도 못한 채 세월만 흘렀다는 상담이 꾸준히 들어옵니다.

제가 상담한 토지 소유자분들 중 상당수는 “도로가 난다니 언젠가 보상해 주겠지”, “시에서 알아서 연락이 오겠지”라고 생각하며 기다리신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보상 연락은 오지 않고, 은행에서는 담보가치를 낮게 보며 대출을 줄이고, 증축이나 신축 허가는 막힌 채 재산세만 계속 내게 됩니다. 기다린다고 행정청이 먼저 사 주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다만 법은 이런 소유자를 위해 10년이 지나면 토지를 사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매수청구권과, 시설 지정 자체를 풀어 달라고 신청할 수 있는 해제 신청권을 두고 있습니다. 두 제도는 요건이 다르고, 어느 것을 먼저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도로 예정지로 오래 묶인 집터에서 어떤 요건이면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지, 대금은 어떻게 정해지고 어떻게 지급되는지, 그리고 매수가 거부되었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도시계획시설 결정 고시 후 10년이 지나면 매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10년이 지나도록 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시설 부지의 ‘대’ 토지는 소유자가 먼저 사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도로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도시·군계획시설의 한 종류입니다. 도로 예정지로 묶였다는 것은 그 토지가 도시·군계획시설 부지로 결정·고시되었다는 뜻이고, 이 결정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마음대로 건물을 새로 짓기 어려워집니다. 문제는 결정만 해 놓고 사업을 하지 않는 기간이 수십 년으로 이어지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법 제47조 제1항은 결정 고시일부터 10년 이내에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이 시행되지 않으면 그 부지 중 지목이 대인 토지의 소유자가 매수를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토지 위에 있는 건축물과 정착물도 함께 청구 대상에 포함됩니다. 집터를 사 달라고 할 수 있는 근거가 바로 이 조문입니다.

도시ㆍ군계획시설결정의 고시일부터 10년 이내에 그 도시ㆍ군계획시설의 설치에 관한 도시ㆍ군계획시설사업이 시행되지 아니하는 경우 그 도시ㆍ군계획시설의 부지로 되어 있는 토지 중 지목이 대인 토지의 소유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특별시장ㆍ광역시장ㆍ특별자치시장ㆍ특별자치도지사ㆍ시장 또는 군수에게 그 토지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47조 제1항).

여기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결정 고시일로부터 10년이 실제로 지났는지입니다. 도로 예정지 표시는 토지이용계획확인서에 결정 고시일과 함께 나오므로, 그 날짜부터 계산합니다. 둘째는 지목이 ‘대’인지입니다. 등기사항증명서가 아니라 토지대장 기준으로 지목이 전·답·임야인 땅은 이 조문의 매수청구 대상에서 빠집니다.

고시 후 10년이 지났고 지목이 대라면, 행정청의 연락을 기다릴 필요 없이 소유자가 먼저 매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2. 이미 사업이 진행 중이면 매수청구가 막히고, 누구에게 청구하는지도 달라집니다

실시계획 인가 등 사업 절차가 진행된 시설은 청구 대상이 아니며, 청구 상대방은 사업 시행자 등으로 정해집니다.

제47조 제1항 괄호는 제88조에 따른 실시계획의 인가나 그에 상당하는 절차가 진행된 경우를 청구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고시한 지 10년이 넘었어도 이미 실시계획이 인가되어 사업이 궤도에 올랐다면, 그 토지는 매수청구가 아니라 일반적인 공익사업 보상 절차로 정리됩니다. 이 경우에는 보상계획 공고와 협의 통지가 날아오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청구 상대방도 일률적이지 않습니다. 청구 상대방은 법이 정한 매수의무자입니다. 해당 시설사업의 시행자가 정해져 있으면 그 시행자에게, 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시설을 설치·관리할 의무가 있는 자가 있으면 그 의무자에게 청구합니다. 설치 의무자와 관리 의무자가 다르면 설치 의무자에게 청구해야 합니다. 이 두 경우가 아니면 특별시장·광역시장·시장·군수가 매수의무자가 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틀리는 곳이 여기입니다. 국도나 지방도처럼 국가·광역 단위 도로라면 시청이 아니라 다른 기관이 의무자일 수 있어, 청구서를 엉뚱한 곳에 내면 시간만 버리게 됩니다. 소유 토지가 어떤 도로 결정에 속하는지, 사업 시행자가 지정되어 있는지를 도시계획 부서에 먼저 확인한 뒤 청구서를 내는 것이 안전합니다.

사업이 이미 진행 중이면 매수청구 대상이 아니고, 청구서는 시행자 또는 설치 의무자 등 법이 정한 매수의무자에게 내야 합니다.


3. 매수 대금은 공익사업 보상 기준으로 정해지고, 조건에 따라 채권으로 지급될 수 있습니다

대금은 원칙적으로 현금이지만, 지방자치단체가 매수의무자인 경우 일정 요건에서는 최장 10년 상환 채권으로 받게 됩니다.

매수가격과 절차는 제47조 제4항에 따라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준용합니다. 즉 감정평가를 거쳐 정해지는 보상가격 체계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여기서 소유자에게 중요한 것은 도로 예정지라는 제한이 가격에 어떻게 반영되느냐입니다.

공익사업법 시행규칙 제23조는 공법상 제한을 받는 토지는 제한받는 상태대로 평가하되, 그 제한이 해당 공익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하여 가해진 경우에는 제한이 없는 상태를 상정하여 평가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도로로 쓰기 위해 도로 예정지로 묶은 경우가 바로 그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아, 도로 예정지라는 이유로 가격이 깎인 상태로 사는 것은 아닙니다. 평가 단계에서 이 부분을 놓치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급 방식은 제47조 제2항이 정합니다. 원칙은 현금이지만, 매수의무자가 지방자치단체이고 토지 소유자가 원하는 경우이거나, 부재부동산 소유자의 토지 또는 비업무용 토지로서 대금이 대통령령이 정한 금액을 넘는 경우에는 도시·군계획시설채권으로 지급할 수 있습니다. 시행령 제41조 제4항이 정한 금액은 3천만원이며, 이 경우 3천만원을 넘는 부분을 채권으로 줄 수 있습니다. 채권의 상환기간은 10년 이내이고 이율은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 평균 이상이어야 하며, 구체적인 기간과 이율은 지방자치단체 조례가 정합니다.

그러므로 실제 거주하는 집이라면 부재부동산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채권 지급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 집에 살지 않고 다른 곳에서 거주하고 있다면 채권 지급 대상이 될 수 있으니, 청구 전에 본인의 거주 사실과 소유 형태를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가격은 공익사업 보상 기준에 따르되 도로 예정지라는 제한이 가격을 깎지 않는지 확인해야 하고, 지급은 현금이 원칙이지만 채권이 될 수 있습니다.


4. 매수하지 않기로 하거나 2년 안에 사지 않으면 일정한 건축이 허용됩니다

매수를 청구했는데도 사 주지 않는다면, 그 사실이 곧 제한 완화의 근거가 됩니다.

제47조 제6항은 매수의무자가 청구를 받은 날부터 6개월 이내에 매수 여부를 결정해 소유자에게 알려야 하고, 매수하기로 결정한 토지는 알린 날부터 2년 이내에 매수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기다림이 무한정 이어지지 않도록 기한을 박아 둔 것입니다.

그리고 제7항이 핵심입니다. 매수하지 않기로 결정했거나, 매수 결정을 알린 날부터 2년이 지나도록 매수하지 않으면 소유자는 개발행위허가를 받아 대통령령이 정한 건축물이나 공작물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제54조, 제58조, 제64조는 적용하지 않습니다. 시행령 제41조 제5항에 따라 허용되는 것은 3층 이하의 단독주택, 3층 이하의 제1종 근린생활시설, 일부를 제외한 3층 이하의 제2종 근린생활시설, 공작물이며,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허용 범위를 따로 정하면 그에 따릅니다.

쉽게 말해 도로 예정지라는 이유로 아예 손댈 수 없던 집터를, 매수청구라는 절차를 거치고 나면 낮은 층수 범위에서는 고치거나 새로 지을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이것은 도로 결정이 풀린 것이 아니므로, 나중에 도로 사업이 시작되면 보상이 어떻게 되는지는 별도로 따져 보아야 합니다. 지은 건물이 보상에서 어떻게 평가되는지까지 미리 확인하고 착공 여부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수청구는 ‘사 달라’는 요구이면서 동시에, 사 주지 않을 때 건축 제한이 풀리는 출발점입니다.


5. 지목이 대가 아니거나 매수가 안 될 때는 해제 신청이 남아 있습니다

매수청구 대상이 아닌 토지도, 집행계획이 없다면 시설결정 자체의 해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매수청구가 대상 요건에서 막히는 소유자도 있습니다. 이때 쓰는 제도가 제48조의2의 도시·군계획시설결정 해제 신청입니다. 결정 고시일부터 10년이 지나도록 사업이 시행되지 않았고, 단계별 집행계획상 시설이 실효될 때까지 집행계획이 없다면, 시설 부지 토지의 소유자는 입안권자에게 해제를 위한 도시·군관리계획 입안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는 지목이 대가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절차는 ①입안권자에게 입안 신청(수원 지역 시설이라면 수원시장) → ②입안권자가 신청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입안 여부 결정,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입안 → ③입안되지 않으면 결정권자에게 해제 신청, 결정권자는 2개월 이내에 결정 → ④그래도 해제되지 않으면 국토교통부장관에게 해제 심사 신청, 장관의 해제 권고를 받은 결정권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해제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시행령 제42조의2는 집행계획 수립, 실시계획 인가, 보상계획 공고 등이 있으면 입안하지 않아도 되는 특별한 사유로 봅니다.

또 하나 알아 둘 것은 제48조 제1항의 20년 실효입니다. 고시일부터 20년이 지날 때까지 사업이 시행되지 않으면 그 결정은 20년이 되는 날의 다음 날 효력을 잃습니다. 시설이 설치될 필요가 없어졌거나 10년이 지나도록 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경우에는 지방의회에 보고되고 해제 권고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행정청이 주도하므로 소유자가 직접 움직일 수 있는 매수청구와 해제 신청을 같이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매수 청구 단계에서 확인하실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토지이용계획확인서와 토지대장으로 도로 결정 고시일, 시설 종류, 지목이 ‘대’인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2. 해당 시설의 사업 시행자 지정 여부와 실시계획 인가 여부를 도시계획 담당 부서에 확인해 매수의무자를 특정합니다.

  3. 도시계획시설부지 매수청구서에 등기사항증명서를 붙여 제출하고, 접수일부터 6개월의 기한을 기록해 둡니다.

매수하지 않겠다는 통지를 받았거나 매수 결정을 알린 날부터 2년이 지나도록 매수하지 않으면, 곧바로 제47조 제7항에 따른 건축 허가를 검토하거나 제48조의2에 따른 해제 신청으로 넘어가는 방향이 일반적입니다.


마치며

오래 묶인 집터는 “이제 와서 따져 봐야 소용없다”는 생각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매수청구와 해제 신청 모두 기한과 요건이 법에 정해져 있어, 놓친 시간만큼 불리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토지를 팔고 정리하고 싶은 소유자 입장에서는 매수청구가 출구가 되고, 대금 산정과 지급 방식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반대로 집을 그대로 쓰며 시설 지정만 풀고 싶은 소유자 입장에서는 해제 신청과 제47조 제7항의 건축 허용이 더 맞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지목, 거주 여부, 시설 종류,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는 토지 보상과 부동산 분쟁에서 소유자 쪽과 행정청 쪽 논리를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청구서 한 장을 어디에 어떤 근거로 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기한이 흘러가는 지금이 가장 빠른 때입니다. 청구서를 내기 전에 매수의무자와 청구 근거부터 점검하시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도로 예정지로 고시된 지 10년이 안 됐는데 매수를 청구할 수 있나요?

A. 안 됩니다. 제47조 제1항은 결정 고시일부터 10년이 지나도록 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경우를 요건으로 합니다. 고시일은 토지이용계획확인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지목이 대지가 아니라 전이나 답인데 매수청구가 되나요?

A. 매수청구 대상은 지목이 대인 토지로 한정됩니다. 이 경우에는 지목과 무관하게 신청할 수 있는 제48조의2의 해제 신청을 검토하는 것이 맞습니다.

Q. 매수청구를 하면 반드시 사 주나요?

A. 아닙니다. 매수의무자는 6개월 이내에 매수 여부를 결정하며 매수하지 않기로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경우 소유자는 제47조 제7항에 따라 허가를 받아 3층 이하 단독주택 등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Q. 매수 결정을 받았는데 돈이 안 들어오면 어떻게 되나요?

A. 매수 결정을 알린 날부터 2년 안에 매수해야 하고, 2년이 지나도록 매수하지 않으면 제7항의 건축 허용 사유가 됩니다. 기한이 지난 시점을 기록해 두시기 바랍니다.

Q. 대금을 전부 현금으로 받을 수 있나요?

A. 원칙은 현금입니다. 다만 지방자치단체가 매수의무자이면서 소유자가 원하거나, 부재부동산 소유자 토지 등으로서 3천만원을 넘는 경우에는 채권으로 지급될 수 있고 상환기간은 10년 이내입니다.

Q. 20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안 해도 풀리나요?

A. 제48조 제1항에 따라 고시일부터 20년이 지날 때까지 사업이 시행되지 않으면 결정은 효력을 잃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실시계획 인가 등 사업이 시행되면 달라지므로, 기다리기보다 10년 이후의 청구·신청 제도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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