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채무 문제나 신용 문제로 본인 이름을 쓰기 어려운 사람이 가족·지인 명의를 빌려 경매 물건을 낙찰받았다가, 정작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집을 돌려주지 않아 분쟁이 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낙찰대금은 내가 다 냈으니 당연히 내 집”, “서류만 잠깐 그 사람 이름일 뿐이니 달라고 하면 주겠지”라고 생각했던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관계가 틀어져 이전등기를 요구하면 “법원이 내 이름으로 낙찰 허가를 해줬으니 내 집”이라는 답이 돌아오고, 소송을 내도 집 자체를 돌려받는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은 부동산실명법상 명의신탁 약정을 무효로 보는 틀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2021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는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마음대로 처분해도 신탁자에 대한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까지 판단했습니다. 대금을 낸 사람이 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려운 구조라는 뜻입니다.
아래에서는 남 이름으로 낙찰받은 집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집 대신 무엇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명의자가 처분하기 전에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경매로 낙찰받은 집의 소유권은 대금을 낸 사람이 아니라 명의인에게 생깁니다
매각허가를 받아 대금을 완납한 사람이 소유자이고, 누가 돈을 댔는지는 소유권을 정하지 않습니다.
경매에서 매수인이 되는 사람은 법원으로부터 매각허가결정을 받은 입찰자입니다. 민사집행법 제135조는 매수인이 대금을 다 낸 때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정하고 있고, 이때 법원은 매수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촉탁합니다. 입찰 서류에 적힌 이름이 남의 것이라면, 그 사람이 매수인이 됩니다.
대금을 낸 사람과 명의자 사이에 “내가 돈을 낼 테니 네 이름으로 낙찰받자”는 약속이 있었다면 이것이 명의신탁 약정입니다. 문제는 이 약정이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부동산실명법 제3조 제1항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수탁자 명의로 등기하는 것 자체를 금지합니다.
실무에서는 “내가 돈을 댄 증거가 이렇게 많은데 왜 내 집이 아니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그러나 경매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수대금을 실제로 누가 부담했는지와 관계없이 명의인이 취득하는 것으로 처리되고, 대금을 낸 사실은 소유권이 아니라 뒤에서 보는 금전 청구의 근거가 될 뿐입니다.
남 이름으로 낙찰받은 집은 대금을 누가 냈든 법적으로는 명의인의 집이고, 대금을 낸 사람은 소유권이 아닌 다른 권리를 찾아야 합니다.
2. 명의신탁 약정은 무효여서 집 자체를 돌려달라는 청구는 통하지 않습니다
약정이 무효라는 말은 “약속대로 돌려달라”고 할 근거가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부동산실명법 제4조는 명의신탁약정의 효력을 직접 정하고 있습니다.
① 명의신탁약정은 무효로 한다. ②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무효로 한다. 다만,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취득하기 위한 계약에서 명의수탁자가 어느 한쪽 당사자가 되고 상대방 당사자는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무효는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경매 낙찰은 명의자가 매수 계약의 당사자 자리에 서는 구조라 이 조문의 단서가 적용되는 쪽으로 처리되고, 그 결과 명의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따라서 대금을 낸 사람이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이전등기를 해달라”고 청구하면, 그 약정 자체가 무효이므로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더 아프게 느껴지는 부분은 제3항입니다. 명의자가 이미 제3자에게 집을 팔았다면 그 제3자에게는 약정의 무효를 들어 대항할 수 없기 때문에, 신탁자는 제3자 명의로 넘어간 등기를 되돌릴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명의자가 처분하기 전에 움직여야 하는 것입니다.
약정이 무효인 이상 집을 돌려받는 길은 막혀 있고, 제3자에게 처분된 뒤에는 되돌릴 방법도 사실상 없습니다.
3. 집 대신 낸 낙찰대금 상당액은 부당이득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명의자가 얻은 이익은 신탁자가 낸 돈이므로, 민법 제741조의 부당이득반환청구가 핵심 수단입니다.
명의자는 자기 돈 한 푼 쓰지 않고 소유권을 얻었습니다. 그 이익은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이므로, 민법 제741조에 따라 신탁자는 자신이 부담한 낙찰대금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받을 수 있습니다. 청구액은 낙찰대금을 중심으로 하되, 낸 돈이 어디서 어떻게 나갔는지 입증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입증 자료로는 신탁자 계좌에서 법원 보관금 계좌나 명의자 계좌로 나간 이체 내역, 입찰보증금 납부 영수증, 잔금 납부 시점의 자금 흐름을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합니다. 명의자에게 대출을 받게 해 일부 대금을 충당했다면 그 대출 원리금을 누가 갚았는지도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내가 냈다”는 말보다 계좌 거래내역이 훨씬 강한 증거입니다.
주의할 점은 시효입니다.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일반 채권으로서 10년의 소멸시효에 걸립니다. 낙찰대금을 낸 때로부터 오래 지났다면 청구 가능 기간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또 판결을 받아도 명의자에게 재산이 없으면 받을 수 없으므로, 소송 전에 그 집 자체가 집행 대상이 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은 돌려받지 못해도 낸 대금은 부당이득으로 청구할 수 있고, 계좌 이체 기록이 곧 청구권의 증거입니다.
4. 명의자가 집을 처분해도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고, 신탁자도 처벌과 과징금 부담을 집니다
형사 고소로 압박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신탁자가 부동산실명법 위반으로 더 무거운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명의자가 내 집을 팔아버렸으니 횡령으로 고소하겠다”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양자간 명의신탁에서는 명의수탁자가 신탁자에 대해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수탁자가 부동산을 처분해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경매 낙찰 사안은 명의자가 소유권을 취득하는 구조여서 신탁자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를 인정받기 어려우므로 형사 고소가 기대한 결과로 이어지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신탁자에게는 부담이 따릅니다. 부동산실명법 제7조 제1항은 명의신탁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같은 조 제2항은 명의수탁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또 제5조에 따라 신탁자에게는 부동산 가액의 100분의 30 범위에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특히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피하려고 남 이름으로 낙찰받은 경우라면 형법 제327조 강제집행면탈 문제까지 겹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송에서 명의신탁 사실을 주장하는 순간 본인의 위법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게 되는 부담이 있으므로, 소장을 내기 전에 이 위험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명의자를 횡령으로 처벌시키기는 어렵고, 명의신탁 사실을 밝히는 신탁자 자신이 처벌과 과징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5. 명의자가 팔기 전에 가압류부터 걸고, 소송 순서를 짜야 합니다
대금 반환 채권을 보전하는 가압류가 처분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입니다.
실무 흐름은 통상 ①증거 정리 및 내용증명 발송 → ②관할 법원(명의자 주소나 부동산 소재지 기준 수원지방법원 등)에 해당 부동산 가압류 신청 → ③부당이득반환 본안 소송 → ④판결 확정 후 강제집행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집 자체의 소유권이전을 구할 수는 없지만, 대금 반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명의자 명의의 그 집에 민사집행법 제276조 이하의 부동산 가압류를 걸 수 있습니다.
가압류 등기가 되면 명의자가 집을 팔더라도 매수인은 가압류가 붙은 상태로 넘겨받게 되어, 사실상 처분이 어려워집니다. 가압류는 법원이 청구권과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받아 결정하며, 보통 담보 제공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명의자의 처분 위험이 커지므로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지방법원 본원이나 해당 지원 관할을 먼저 확인합니다.
가압류에 앞서 아래 순서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명의자가 이미 근저당을 설정했거나 처분했는지, 다른 채권자의 가압류가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낙찰대금이 신탁자 계좌에서 나간 이체 내역과 명의신탁을 약속한 문자·메신저·녹취를 한곳에 모읍니다.
명의신탁 사실을 밝힐 때 부담할 형사책임과 과징금을 사전에 점검한 뒤 가압류와 본안 순서를 정합니다.
이렇게 순서를 정해두면 부당이득 청구와 가압류를 한 흐름으로 이어갈 수 있고, 명의자의 갑작스러운 처분에도 대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가까운 사이에서 이뤄진 명의 빌려주기는 “설마 배신하겠나”라는 믿음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는 사이 명의자가 근저당을 설정하거나 매매로 넘기면 선택지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돈을 내고 명의를 빌려준 신탁자 입장에서는 집을 되찾겠다는 목표보다, 낸 대금을 회수하고 형사·과징금 위험을 관리하는 쪽으로 전략을 세우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이체 내역과 약정 기록이 남아 있을 때 가압류부터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반대로 명의만 빌려준 수탁자 입장에서도 “등기부상 내 집이니 괜찮다”로 끝나지 않습니다. 부당이득 반환 의무가 있고, 부동산실명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임의 처분은 민사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는 명의신탁과 경매 부동산 분쟁에서 대금을 낸 쪽과 명의를 빌려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증거 정리와 청구 순서에 따라 회수 가능성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처분되기 전의 시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 상황이 불안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낙찰대금을 제가 다 냈는데도 집이 명의자 것이 되나요?
A. 그렇습니다. 경매 부동산은 매각허가를 받아 대금을 완납한 명의인이 소유권을 취득하고, 누가 돈을 냈는지는 소유권을 정하지 않습니다. 대신 낸 돈은 부당이득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명의자가 이름은 빌려줬으니 집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하면 되돌릴 수 있나요?
A. 명의자가 임의로 이전해주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는 새로운 거래이므로 취득세·양도소득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법원에 강제로 이전을 구할 수는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Q. 명의자가 집을 팔았는데 횡령으로 고소할 수 있나요?
A.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21. 2. 18. 선고 2016도18761)은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수탁자의 처분에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고소로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Q. 부부 사이에서 배우자 명의로 낙찰받았다면 다른가요?
A. 부동산실명법 제8조는 조세포탈·강제집행 면탈·법령상 제한 회피 목적이 없는 배우자 명의 등기에는 제4조 이하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목적이 있었다면 특례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Q. 부당이득 반환청구는 언제까지 할 수 있나요?
A. 일반 채권으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대금을 낸 시점이 오래됐다면 지금 바로 기간을 계산해봐야 합니다.
Q. 소송을 하면 제가 처벌받지는 않나요?
A. 명의신탁 사실을 밝히면 부동산실명법 제7조 처벌과 제5조 과징금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소송 전에 이 위험을 먼저 점검하고 청구 방식을 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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