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택지개발, 도로·철도 건설, 산업단지 조성 같은 공익사업이 이어지면서, 오래 보유해 온 땅이 사업지구에 편입되었다는 통지를 받고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토지소유자분들 중 상당수는 “보상금이 너무 적으니 협의서에 도장을 안 찍으면 사업이 못 나가겠지”, “내가 끝까지 팔지 않으면 내 땅은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반대로 “어차피 강제로 뺏긴다는데 아무 말도 못 하고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체념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두 생각 모두 토지보상법의 구조와는 맞지 않습니다.
공익사업 시행자가 협의를 거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사업인정을 받은 사업에서는 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로 소유권이 강제로 넘어갈 수 있고, 이의신청이나 소송을 제기해도 그 효력이 자동으로 멈추지 않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보상금을 다툴 수 있는 길과 시한이 법에 정해져 있어, 무엇을 언제 해야 하는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아래에서는 보상 협의를 거부하면 어떤 단계를 거쳐 땅이 수용되는지, 수용을 막을 수는 없더라도 보상금은 어떻게 다툴 수 있는지를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사업인정 전의 협의는 임의 절차여서 거부해도 강제로 땅을 가져가지 못합니다
사업인정이 나기 전에는 협의에 응하지 않는 것만으로 소유권을 잃지 않습니다.
사업시행자는 공익사업을 위해 토지가 필요하면 먼저 토지조서와 물건조서를 작성하고, 보상계획을 공고·통지해 14일 이상 열람하게 한 뒤, 감정평가를 거쳐 보상액을 산정하고 토지소유자와 협의합니다(토지보상법 제14조~제16조, 제68조). 이 단계의 협의는 말 그대로 사업시행자가 매매 조건을 제시하고 소유자가 응할지 판단하는 절차입니다.
협의가 성립해 계약을 체결하면 소유권이 이전되지만(같은 법 제17조), 소유자가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사업시행자는 이 단계에서 소유권을 가져올 방법이 없습니다. 토지조서·물건조서에 서명 또는 날인을 거부해도 사업시행자는 그 사유를 적고 절차를 이어갈 수 있을 뿐이고(같은 법 제14조 제1항 단서), 서명 거부가 곧 동의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끝까지 안 팔면 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시행자는 협의가 되지 않으면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사업인정을 신청해 수용 권한을 얻으려 하기 때문입니다(같은 법 제20조 제1항). 또 택지개발이나 산업단지 조성처럼 개별 법률이 실시계획 승인·고시를 사업인정으로 보는 사업이 많아, 별도의 사업인정 절차 없이도 곧바로 수용 단계로 넘어가는 경우가 흔합니다. 따라서 협의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거부 자체가 아니라 토지조서·물건조서의 오류를 열람기간 안에 서면으로 이의 제기하는 일입니다. 열람기간 이내에 이의를 제기하면 사업시행자는 이를 조서에 부기하고, 이유 있다고 인정하면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15조 제3항·제4항).
사업인정 전 협의는 거부할 수 있지만, 거부가 수용 자체를 막아주지는 못하므로 조서 이의와 보상액 점검을 이 단계에서 끝내 두어야 합니다.
2. 사업인정이 고시된 뒤에도 협의가 안 되면 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로 수용이 진행됩니다
사업인정고시 후 협의가 결렬되면 사업시행자는 1년 이내에 재결을 신청하고, 소유자도 재결 신청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사업인정은 고시한 날부터 효력이 생기고(토지보상법 제22조 제3항), 사업시행자는 사업인정고시일부터 1년 이내에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사업인정은 그 효력을 잃고, 사업시행자는 소유자가 입은 손실을 보상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23조, 제28조 제1항). 사업인정이 고시된 뒤에는 사업에 지장을 줄 형질변경은 할 수 없고 건축물 신축·증축도 허가 없이는 할 수 없으니(같은 법 제25조), 협의가 길어지는 동안 땅에 새로 건물을 올리거나 작물을 늘리는 식의 대응은 오히려 보상에서 불리해집니다.
사업시행자가 재결 신청을 미루고 있다면 소유자가 먼저 움직일 수 있습니다. 사업인정고시 후 협의가 성립하지 않았다면 소유자는 서면으로 사업시행자에게 재결을 신청하라고 청구할 수 있고, 사업시행자는 청구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재결을 신청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지연된 기간에 대해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법정이율로 계산한 금액이 보상금에 가산됩니다(토지보상법 제30조).
재결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토지수용위원회는 재결 전에 소위원회로 하여금 사업시행자와 소유자에게 화해를 권고하게 할 수 있고, 화해조서에 서명하면 당사자 간에 같은 내용의 합의가 성립한 것으로 봅니다(같은 법 제33조). 협의에서 합의하지 못한 금액을 위원회 심리 중에 조정할 수 있는 통로가 한 번 더 열려 있는 셈입니다. 토지수용위원회는 수용할 토지의 구역, 손실보상, 수용 개시일을 정하는데, 손실보상에 한해서는 신청한 범위를 넘어 증액재결도 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50조).
수용의 법적 효력은 아래와 같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사업시행자는 수용의 개시일에 토지나 물건의 소유권을 취득하며, 그 토지나 물건에 관한 다른 권리는 이와 동시에 소멸한다(토지보상법 제45조 제1항).
즉 수용은 소유자의 동의가 아니라 재결에서 정한 수용 개시일이 도래하는 것으로 완성되고, 그날 사업시행자가 소유권을 원시취득하면서 근저당 같은 다른 권리도 함께 사라집니다.
사업인정고시 이후에는 협의 거부만으로 수용을 막을 수 없고, 재결과 수용 개시일에 맞춰 소유권이 사업시행자에게 넘어갑니다.
3. 수용을 막지 못해도 보상금이 부당하면 이의신청과 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이의신청은 30일, 행정소송은 90일의 시한이 있습니다.
재결에 불복하는 길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재결서 정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지방토지수용위원회 재결이면 그 위원회를 거쳐) 이의를 신청하는 것이고(토지보상법 제83조), 다른 하나는 이의신청을 거치지 않고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이의신청을 거쳤다면 이의신청에 대한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85조 제1항). 이 시한을 하루라도 넘기면 보상금이 낮게 정해졌더라도 더 다투기 어렵습니다.
보상금 액수만 다투는 소송이라면 소유자가 사업시행자를 피고로 하는 보상금증감소송을 제기합니다(같은 법 제85조 제2항). 수용 자체를 취소하라는 소송과 달리, 수용의 효력은 인정하되 정당한 보상액으로 증액해 달라고 구하는 소송입니다. 법원은 감정을 통해 재결 당시의 적정 보상액을 다시 산정하는데, 이때 보상액은 수용 재결 당시의 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해당 공익사업으로 인한 개발이익은 반영하지 않습니다(같은 법 제67조). 실무에서 보상금이 늘어나는 사례는 대체로 이웃 토지의 거래사례 비교나 표준지 선정, 개별요인 평가의 적정성이 감정에서 다시 판단되어서입니다.
한편 이 두 절차에는 중요한 한계가 있습니다.
제83조에 따른 이의의 신청이나 제85조에 따른 행정소송의 제기는 사업의 진행 및 토지의 수용 또는 사용을 정지시키지 아니한다(토지보상법 제88조).
이의신청이나 소송을 제기했다고 해서 수용 개시일이 미뤄지는 것이 아니므로,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소유권은 이미 사업시행자에게 넘어가 있고 소유자는 증액된 보상금을 받는 지위에 서게 됩니다.
재결에 불복해도 수용은 멈추지 않지만, 시한 안에 신청과 소송을 제기하면 보상금은 다시 산정받을 수 있습니다.
4. 보상금을 받지 않거나 땅을 비우지 않을 때의 불이익은 생각보다 큽니다
수령을 거부하면 공탁되고, 수용 개시일까지 인도하지 않으면 대집행까지 이어집니다.
사업시행자는 수용 개시일까지 재결된 보상금을 지급하거나 공탁해야 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재결은 효력을 잃습니다(토지보상법 제40조 제1항, 제42조 제1항). 소유자가 보상금 수령을 거부하는 경우에도 사업시행자는 토지 소재지 공탁소에 보상금을 공탁해 이 요건을 충족시킵니다(같은 법 제40조 제2항 제1호). 따라서 “돈을 안 받으면 수용도 안 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수령하지 않는다고 권리를 잃는 것은 아니어서 공탁금은 나중에 출급할 수 있고, 이의신청이나 소송 중이라면 보상금증감을 다투면서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사업시행자가 재결에 불복해 공탁한 경우에는 불복 절차가 끝날 때까지 공탁금을 수령할 수 없는 경우가 있으므로(같은 법 제40조 제4항, 제85조 제1항), 수령 시점은 불복 전략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인도입니다. 소유자와 관계인은 수용 개시일까지 토지와 물건을 사업시행자에게 인도하거나 이전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43조).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사업시행자는 시·도지사나 시장·군수·구청장에게 행정대집행법에 따른 대집행을 신청할 수 있고, 신청을 받은 지방자치단체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합니다(토지보상법 제89조 제1항). 건물이나 구조물이 있다면 소유자의 비용 부담으로 철거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보상금에 대한 불만이 있더라도 인도 시기를 단순히 버티는 것은 가장 불리한 선택입니다. 불복은 시한 내에 서면으로 하되, 이주 일정과 영업 손실 보상, 건축물 이전비 같은 별도 보상 항목은 따로 챙겨야 합니다.
보상금 수령 거부는 수용을 막지 못하고 공탁으로 대체되며, 인도 거부는 대집행이라는 훨씬 큰 비용으로 돌아옵니다.
5. 협의 단계부터 재결 이후까지, 절차와 시한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각 단계의 시한을 지키는 것이 수용 사건에서 가장 확실한 방어입니다.
수용 절차는 통상 ①보상계획 공고·통지와 열람(14일 이상), 조서 이의 → ②협의와 보상액 제시 → ③사업인정고시 후 협의 불성립 시 사업시행자의 재결 신청(국가·시·도가 시행자이거나 둘 이상의 시·도에 걸친 사업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그 밖의 사업은 경기도 수원 지역 토지라면 경기지방토지수용위원회, 다른 지역은 해당 지방토지수용위원회) → ④수용재결 → 이의신청(30일) 또는 행정소송(90일, 수원지방법원 등 관할 법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 가운데 소유자가 직접 시한을 놓치기 쉬운 곳은 ①의 열람기간과 ④의 재결 이후입니다.
보상 협의가 시작되었다면 감정적으로 거부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보상계획 공고·통지문과 토지조서·물건조서를 받아 면적, 지목, 지장물(건물·수목·시설) 누락과 오기가 없는지 열람기간 안에 대조합니다.
사업시행자가 의뢰한 감정평가서의 표준지 선정과 비교 요인, 평가액 산출 근거를 확인하고, 토지소유자가 감정평가법인등을 추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지 챙깁니다(같은 법 제68조 제2항).
사업인정고시 이후 재결서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이의신청 30일, 행정소송 90일의 말일을 달력에 적어 두고, 재결 신청 청구가 필요한 상황인지도 함께 점검합니다.
이렇게 단계별로 자료와 시한을 관리해 두면, 협의 단계에서는 더 나은 보상 조건을 이끌어내고, 재결 이후에는 보상금증감 소송까지 일관된 전략으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마치며
토지 수용 통지를 받은 분들은 “설마 내 땅을 강제로 가져가겠느냐”는 생각이나 “이제 와서 해볼 수 있는 게 없다”는 체념 때문에 열람기간이나 이의신청 시한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지를 수용당하는 소유자 입장에서는 수용을 막을 수 있는지를 따지기 전에, 조서의 오류를 바로잡고 보상액 산정 근거를 검토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시한 안에 이의신청과 보상금증감 소송을 선택하면 보상금이 달라질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반대로 사업시행자 측이나 지장물 소유자·세입자 입장에서도 협의 과정과 서류 절차를 허술하게 진행하면 재결이 효력을 잃거나 보상 범위를 두고 분쟁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양쪽 모두 절차의 순서와 시한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저는 토지와 부동산 분쟁에서 소유자와 상대방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협의 단계에서의 대응과 재결 이후의 불복 선택에 따라 최종 보상금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보상 통지를 받았다면 아직 늦지 않았지만, 시한은 이미 흐르고 있습니다. 결론을 바꿀 수 있는 지금 시점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보상 협의서에 도장을 찍지 않으면 땅을 지킬 수 있나요?
A. 사업인정 전이라면 소유권을 강제로 넘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업인정이 고시되면 협의가 되지 않아도 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로 수용될 수 있으므로, 거부만으로 땅을 지킬 수는 없습니다.
Q. 보상금을 받지 않으면 수용이 무효가 되나요?
A. 아닙니다. 소유자가 수령을 거부하면 사업시행자는 수용 개시일까지 토지 소재지 공탁소에 보상금을 공탁해 지급 의무를 이행한 것이 됩니다. 공탁금은 나중에 출급할 수 있습니다.
Q. 이의신청이나 소송을 하면 수용이 멈추나요?
A. 멈추지 않습니다. 토지보상법 제88조는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이 사업의 진행과 토지의 수용·사용을 정지시키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절차들은 보상금 증액을 위한 것입니다.
Q. 이의신청은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재결서 정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지방토지수용위원회 재결이면 그 위원회를 거쳐) 이의를 신청해야 하고, 이의신청 없이 소송을 제기하려면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해야 합니다. 이의신청을 거쳤다면 이의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소송을 제기합니다.
Q. 사업시행자가 재결 신청을 계속 미루면 어떻게 하나요?
A. 사업인정고시 후 협의가 성립하지 않았다면 소유자가 서면으로 재결 신청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사업시행자가 청구를 받은 날부터 60일을 넘기면 지연 기간에 대해 법정이율로 계산한 금액이 보상금에 가산됩니다.
Q. 수용 개시일까지 땅을 비우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사업시행자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행정대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건물이나 지장물이 있다면 철거가 강제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불복과 별개로 이주 일정과 이전비 보상을 따로 협의해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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