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택지개발, 도시개발, 도로·철도 같은 공익사업이 지정되면서 오래 살던 집이 수용 대상에 들어갔다는 상담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상 절차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것이 이주대책입니다. 상담에서는 “집값은 보상금으로 받으니 이주자 택지는 알아서 나오겠지”, “사업시행자가 연락을 주겠지”, “보상계약을 하면 자동으로 신청되는 것 아닌가요”라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하지만 막상 보상금을 받고 이사까지 마친 뒤에 “이주대책 대상자가 아니다”라는 통보를 받거나, 아예 신청 기간을 넘겨 이주정착금만 받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실무에서도 이주자 택지는 요건을 갖춘 사람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신청하고 사업시행자가 대상자로 확인·결정을 해야 비로소 받을 수 있는 권리라는 점이 분명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보상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택지를 받을 자격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아래에서는 공익사업으로 집이 수용될 때 이주자 택지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어떤 경우에 제외되는지, 그리고 거부당했을 때 어떻게 다툴 수 있는지 법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주거용 건축물을 제공해 생활의 근거를 잃은 사람이 이주대책 대상자입니다
토지만 수용된 사람이 아니라, 살던 집을 내놓은 사람이 대상입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 제78조 제1항은 사업시행자가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주거용 건축물을 제공함에 따라 생활의 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사람, 즉 이주대책대상자를 위해 이주대책을 수립·실시하거나 이주정착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주거용 건축물을 제공’했다는 점입니다. 같은 사업지구에 땅이나 상가만 있었던 분, 농지만 수용된 분은 이주대책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 손실보상의 문제입니다. 반대로 집을 소유하고 그곳에서 실제로 살고 있었다면, 보상금과는 별도로 생활 터전을 잃은 데 대한 생활보상으로 이주대책을 받을 지위가 생깁니다.
이주대책의 내용에는 이주정착지에 대한 도로, 급수시설, 배수시설 같은 통상적인 수준의 생활기본시설이 포함되어야 하고, 그 비용은 사업시행자가 부담합니다(토지보상법 제78조 제4항). 이주자 택지는 이렇게 기반시설을 갖춘 택지를 원가 수준으로 공급받는 것이어서, 대상자가 되느냐에 따라 수용 이후의 주거 확보 비용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주자 택지는 집을 수용당한 사람의 생활을 회복시켜 주기 위한 생활보상이고, 토지만 수용된 사람에게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2. 보상금을 받았다고 택지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신청하고 확인·결정을 받아야 합니다
택지를 받을 구체적인 권리는 대상자 확인·결정이 있어야 비로소 생깁니다.
사업시행자는 이주대책을 세우기 전에 그 내용을 이주대책대상자에게 미리 통지해야 합니다(토지보상법 시행령 제40조 제1항). 이 통지를 받으면 안내된 기간 안에 이주대책에 정한 절차대로 대상자 선정을 신청해야 하고, 사업시행자가 이를 받아들여 대상자로 확인·결정하면 그때 택지나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구체적인 권리가 생깁니다.
이 법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정리한 이래 지금까지 이주대책 사건의 출발점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구 공공용지의 취득 및 손실보상에 관한 특례법 시절의 사건이지만, 이주대책 조항이 토지보상법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지금도 같은 틀로 읽힙니다.
사업시행자가 이주대책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해당자에게 통지 내지 공고한 후, 이주자가 수분양권을 취득하기를 희망하여 이주대책에 정한 절차에 따라 사업시행자에게 이주대책대상자 선정신청을 하고 사업시행자가 이를 받아들여 이주대책대상자로 확인·결정하여야만 비로소 구체적인 수분양권이 발생하게 된다(대법원 1994. 5. 24. 선고 92다35783 전원합의체 판결).
결국 “수용됐으니 당연히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통지서를 받고도 신청 기간을 넘기거나, 이사를 먼저 가버려 신청 자체를 하지 않으면 택지를 받을 권리를 구체화하지 못한 채 이주정착금 지급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보상협의 안내문과 이주대책 공고문이 오면 날짜부터 달력에 적어두셔야 합니다.
이주자 택지를 받을 권리는 수용 자체가 아니라, 신청과 사업시행자의 확인·결정을 거쳐 구체화됩니다.
3. 무허가 건축물, 계속 거주하지 않은 소유자, 세입자는 대상자에서 제외됩니다
집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합법성과 계속 거주 요건을 함께 봅니다.
토지보상법 시행령 제40조 제5항은 이주대책대상자에서 제외되는 경우를 세 가지로 정하고 있습니다. 첫째, 허가나 신고를 받아야 하는 건축물을 허가·신고 없이 건축하거나 용도변경한 건축물의 소유자입니다. 오래된 무허가 주택이 많은 사업지구에서 가장 많이 다툼이 생기는 부분입니다.
둘째, 해당 건축물에 공익사업 관련 고시 등이 있은 날부터 보상계약 체결일 또는 수용재결일까지 계속하여 거주하지 않은 소유자입니다. 다만 질병으로 인한 요양, 징집으로 인한 입영, 공무, 취학, 같은 사업지구 안의 타인 소유 건축물에 거주한 경우 같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예외로 봅니다. 고시 이후 집을 비우고 임대를 주었거나 다른 곳으로 전입했다면 이 요건에서 걸립니다.
셋째, 타인이 소유하는 건축물에 거주하는 세입자입니다. 세입자는 이주자 택지의 대상은 아니지만, 거주자로서 주거 이전에 필요한 비용과 가재도구 운반비를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토지보상법 제78조 제6항). 다만 같은 사업지구에 주거용 건축물을 소유한 사람이 다른 사람 집에 세들어 살던 경우는 제외 대상에서 빠집니다.
그러므로 상담에서는 건축물대장과 허가 이력, 주민등록 전입 기간, 고시일 전후의 실제 거주 증거를 먼저 정리합니다. 대상자에서 제외되는지는 이 세 가지 서류로 대부분 가려집니다.
이주자 택지는 적법한 주거용 건축물의 소유자가 고시 이후 계속 거주한 경우에 받을 수 있고, 무허가·부재 소유자·세입자는 원칙적으로 제외됩니다.
4. 이주자 택지를 받지 못하면 이주정착금을 받고, 받더라도 등기 전에는 팔 수 없습니다
택지 공급이 아니라 정착금 지급이 되는 경우와 택지의 전매 제한을 함께 알아야 합니다.
이주대책은 이주정착지에 이주를 희망하는 대상자의 가구 수가 10호 이상일 때 수립·실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시행령 제40조 제2항). 인근에 택지 조성에 적합한 토지가 없거나, 이주대책 비용이 공익사업 본래의 비용을 넘어 사업 시행이 사실상 곤란해지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10호 미만이 아니더라도 수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시행규칙 제53조 제1항).
이주대책을 세우지 않는 경우, 대상자가 이주정착지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려는 경우, 고시 등이 있은 날의 1년 전부터 계약체결일 또는 수용재결일까지 계속 거주하지 않은 경우 등에는 이주정착금이 지급됩니다(시행령 제41조). 이주정착금은 보상 대상인 주거용 건축물 평가액의 30퍼센트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그 금액이 1천2백만원 미만이면 1천2백만원, 2천4백만원을 넘으면 2천4백만원이 됩니다(시행규칙 제53조 제2항).
이주자 택지를 받기로 했다면 비용은 희망에 따라 받을 보상금과 상계할 수 있습니다(시행령 제40조 제6항). 한편 택지나 주택을 공급받기로 결정된 권리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때까지 매매·증여 등 권리 변동을 수반하는 행위를 할 수 없습니다(토지보상법 제78조 제5항, 상속은 제외). 이를 위반하거나 보상 관련 위반행위가 있으면 사업시행자는 택지가 아닌 이주정착금으로 지급합니다.
따라서 이주자 택지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분양권을 미리 넘기는 계약을 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택지를 포기하는 대신 정착금을 택할지, 택지를 받아 상계할지는 보상금 규모와 비교해 신청 전에 결정해야 합니다.
이주정착금은 보상 대상 건축물 평가액의 30퍼센트이고, 이주자 택지의 권리는 등기 전까지 전매할 수 없습니다.
5. 대상자에서 제외되었다면 처분을 다투는 항고소송으로 구제받습니다
제외·거부 통보는 행정처분이어서 기간 안에 취소를 구해야 합니다.
사업시행자가 “대상자가 아니다”라며 확인·결정을 하지 않거나 신청을 거부했다면 다툴 수 있습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확인·결정을 단순한 사실행위가 아니라 수분양권 취득의 요건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보았습니다.
수분양권의 취득을 희망하는 이주자가 소정의 절차에 따라 이주대책대상자 선정신청을 한 데 대하여 사업시행자가 이주대책대상자가 아니라고 하여 위 확인·결정 등의 처분을 하지 않고 이를 제외시키거나 또는 거부조치한 경우에는, 이주자로서는 당연히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항고소송에 의하여 그 제외처분 또는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4. 5. 24. 선고 92다35783 전원합의체 판결).
실무 절차는 ①이주대책 통지·공고 확인 → ②대상자 선정 신청 → ③사업시행자의 확인·결정 또는 제외·거부 통보 → ④거부 시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 제기의 순서로 이어집니다. 행정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안에 제기해야 하므로, 통보서를 받은 날짜가 중요합니다. 소송은 피고인 사업시행자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법원에 내는 것이 원칙이며, 수원시나 경기도가 사업시행자라면 수원지방법원이 관할이 됩니다. 신청 자체를 하지 않은 채 곧바로 분양권 확인을 구하는 소송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도 위 판결이 밝힌 부분입니다.
제외 통보를 받았다면 아래 순서로 준비하시기를 권합니다.
이주대책 통지서·공고문과 제외 통보서를 모두 확보해 신청 기한과 통보 일자를 확인합니다.
제외 사유가 무허가 건축물인지, 계속 거주 요건인지, 세입자 해당인지 구분하고 그에 맞는 증거(건축물대장, 전입 이력, 공과금 내역)를 모읍니다.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90일이 지나기 전에 취소 청구의 방식과 이주정착금 수령 시점이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지 검토합니다.
정착금을 이미 받았더라도 곧바로 다툴 권리가 사라지는지는 사안마다 다르므로, 수령 전에 방향을 정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수용 통지를 받으면 보상금 액수에만 눈이 가고, 이주대책 안내문은 나중에 보자며 미뤄 두다가 신청 기간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을 수용당하는 입장에서는 자신이 주거용 건축물 소유자이자 계속 거주자라는 점을 서류로 입증해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건축물대장, 전입 기록, 공과금 납부 내역이 쌓일수록 대상자 확인·결정에서 유리합니다.
반대로 사업시행자 쪽의 판단에 이의가 있는 입장에서도, 제외 통보가 나온 뒤에는 기한 안에 처분을 다투는 방법 외에 길이 좁아집니다. 신청 단계에서부터 증거를 갖추고 제외 사유별로 대응하는 것이 결과를 가릅니다.
저는 수용·보상 과정에서 집을 잃게 된 분들과 공익사업 관련 분쟁에 연루된 분들의 사건을 두루 다뤄온 변호사로서, 신청 시점과 증거 정리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이주대책 신청 기간이 지나기 전이라면, 지금이 가장 선택지가 넓은 때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집이 수용되면 자동으로 이주자 택지를 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사업시행자의 통지를 받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대상자 선정을 신청해야 하고, 사업시행자가 대상자로 확인·결정해야 택지를 받을 구체적인 권리가 생깁니다.
Q. 무허가 주택에 오래 살았는데도 대상이 되지 않나요?
A. 허가나 신고 없이 건축하거나 용도변경한 건축물의 소유자는 시행령상 이주대책대상자에서 제외됩니다. 다만 이주정착금과 별개로 거주자에 대한 이사비 보상이 문제될 수 있으니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Q. 고시 이후에 집을 세놓고 다른 곳에서 살았는데 불리한가요?
A. 불리합니다. 고시일부터 계약체결일 또는 수용재결일까지 계속 거주하지 않은 소유자는 원칙적으로 제외되고, 질병 요양·입영·공무·취학 같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만 예외가 인정됩니다.
Q. 세입자였던 사람도 이주자 택지를 받을 수 있나요?
A. 타인 소유 건축물의 세입자는 원칙적으로 대상자가 아닙니다. 다만 주거 이전 비용과 동산 운반비는 보상 대상이 되고, 같은 사업지구에 주거용 건축물을 소유한 세입자는 제외 대상에서 빠집니다.
Q. 이주정착금은 얼마를 받나요?
A. 보상 대상 주거용 건축물 평가액의 30퍼센트입니다. 그 금액이 1천2백만원에 못 미치면 1천2백만원을, 2천4백만원을 넘으면 2천4백만원을 지급합니다.
Q. 이주자 택지를 받을 권리를 미리 팔아도 되나요?
A. 안 됩니다.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때까지는 매매·증여 등 권리 변동 행위를 할 수 없고, 위반하면 택지가 아니라 이주정착금으로 지급되는 불이익이 생길 수 있습니다.
Q. 대상자가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는데 어떻게 하나요?
A. 제외·거부 통보는 행정처분이므로 항고소송으로 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의 제소기간이 있으니 통보서 수령일부터 서둘러 증거를 정리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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