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전세계약이 끝났는데도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으로 보증이행을 청구하는 임차인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임차인분들 중 상당수는 “집부터 비워줘야 HUG가 돈을 주는 것 아니냐”, “약관에 정해진 기간을 넘겨도 어차피 늦게라도 주면 끝 아니냐”는 생각으로 이사 날짜를 앞당기거나, 지급이 늦어져도 아무 말 없이 기다리는 경우였습니다. 그러다 새 집 잔금일이 닥쳐 대출을 받거나, 정작 받을 수 있었던 지연이자를 한 푼도 청구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HUG가 이행청구 접수 후 1개월이 한참 지나서야 서류보완을 요청한 사건에서, 약관상 지급기한을 넘긴 날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지연이자는 집을 비웠는지가 아니라 약관이 정한 이행청구 요건과 지급기한을 기준으로 따져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HUG 지연이자가 언제부터 발생하는지, 집을 먼저 비워야 하는 것인지, 서류보완 요청으로 기한이 늘어나는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살펴보겠습니다.
1. 지연이자는 이행청구 접수일부터 1개월이 지난 다음 날부터 계산합니다
HUG의 지연 책임은 이사 여부가 아니라 약관상 지급기한을 넘겼는지로 정해집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약관은 보증사고를 “전세계약의 해지 또는 종료 후 1월 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받지 못한 경우”로 정하고, 보증채권자가 이행을 청구하면 HUG는 청구 접수일로부터 1개월 안에 보증금액을 지급하도록 규정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나8154 사건이 인정한 약관 조항에는 이 지급기한을 넘기면 지연일수에 따라 상사법정이율로 배상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공사는 제1항 및 제3항의 지급기한 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보증채무이행금액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그 지체된 날로부터 보증채무 이행금 지급일까지 상사법정이율에 따른 금액을 지연일수에 따라 배상합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2. 17. 선고 2025나8154 판결이 인정한 약관 제9조 제4항).
상사법정이율은 상법 제54조에 따라 연 6%입니다. 따라서 이행청구가 2월 2일에 접수됐다면 1개월이 지난 3월 3일부터 지급일까지가 지연이자 계산 구간이 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도 이행청구일로부터 1개월이 경과한 다음 날을 기준으로 이행지체 시작일을 잡았습니다.
다만 약관 문구는 보증상품과 가입 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본인이 가입한 보증서와 약관의 지급기한 조항, 지연배상 조항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지연이자의 출발점은 ‘이사 완료일’이 아니라 ‘이행청구 접수일로부터 1개월이 지난 다음 날’입니다.
2. 집을 먼저 비우지 않아도 이행청구는 할 수 있습니다
제출서류는 명도확인서 또는 퇴거예정확인서 중 하나이므로 퇴거예정일을 적어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해당 약관은 이행청구 시 제출할 서류로 이행청구서, 신분증 사본, 보증서, 계약 해지·종료를 증명하는 서류(내용증명우편 등), 계좌입금의뢰서 또는 통장 사본과 함께 명도확인서 또는 퇴거예정확인서를 들고 있습니다. 둘 중 하나를 내면 되는 구조이므로, 이사 전이라도 퇴거예정일을 밝혀 청구하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실제로 앞의 사건 임차인들도 2024년 2월 2일 이행청구를 하면서 2월 17일을 명도예정일로 적었고, 2월 17일경 임대인에게 아파트를 인도했습니다. 청구 시점에 이미 집을 비운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청구 이후 HUG가 심사 단계에서 명도 완료 사진처럼 실제 인도 사실을 확인하는 자료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HUG는 서류보완 요청과 함께 구두로 명도완료 사진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퇴거예정일을 너무 늦게 잡으면 심사와 지급이 그만큼 미뤄질 수 있으니, 새 집 일정과 맞춰 현실적인 날짜를 적어야 합니다.
청구 전에 반드시 갖춰야 할 요건도 있습니다. 약관은 계약 종료 후 1개월 내 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에 따른 임차권등기를 마친 후 이행을 청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경매·공매로 임차권이 이미 소멸한 경우 등은 예외입니다.
집을 먼저 비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임차권등기를 마치고 퇴거예정확인서로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3. 서류보완 요청으로 지급기한을 마음대로 늘릴 수는 없습니다
보완 요청의 시간적 한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행청구 접수일부터 1개월 안입니다.
약관은 서류가 일부 누락된 경우 HUG가 서면으로 기한을 정해 보완을 요청할 수 있고, 이때 지급기한은 보완이 완료된 때부터 다시 1개월로 계산한다고 정합니다. 문제는 이 조항에 보완 요청을 언제까지 할 수 있는지가 적혀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2025나8154 사건에서 HUG는 이행청구 접수 후 1개월이 훨씬 지난 3월 21일에야 서류보완을 요청했고, 보완이 같은 날 이뤄졌으니 그때부터 1개월이 시작되어 4월 3일 지급은 지연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 약관 중 서류보완을 요청할 수 있는 시간적인 한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피고가 이행청구를 접수한 날로부터 1월 이내에 한정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2. 17. 선고 2025나8154 판결).
법원이 든 이유는 구체적입니다. 임차인은 1개월 안에 보완 요청이 없으면 곧 지급되리라는 기대를 갖게 되고, 지급 지체 뒤에 보완을 요청해 책임을 피하는 것은 형평에 반하며,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과 약관 자체 규정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또 약관이 서면 요청을 전제하는데 일부는 구두로만 요구한 점도 문제 삼았습니다.
이 판결은 하급심 판단이므로 모든 사건에서 같은 결론이 나온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지급이 늦어졌을 때 HUG가 내세우는 서류보완 사유를 따져볼 근거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보완 요청이 접수 후 1개월을 넘겨 뒤늦게 이뤄졌다면, 그 요청으로 지급기한이 늦춰졌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4. 지연이자 금액은 이렇게 계산되고, 먼저 받은 돈은 이자에 충당됩니다
원금을 이미 받았더라도 지연이자는 별도로 청구할 수 있고, 변제금은 이자부터 채웁니다.
2025나8154 사건의 계산을 그대로 보겠습니다. 전세보증금 6억 9,300만원에서 미납 관리비 164,140원을 공제한 692,835,860원을 HUG가 이행청구 접수일로부터 두 달 넘게 지난 4월 3일에야 지급했습니다. 지연 구간은 3월 3일부터 4월 3일까지 32일이고, 법원은 692,835,860원 × 연 6% × 32일/366일(원 미만 버림)로 3,634,548원의 지연손해금을 인정했습니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충당 순서입니다. 지급된 돈이 원금과 이자 전부를 갚기에 부족하면 민법 제479조 제1항에 따라 비용, 이자, 원본 순서로 충당됩니다. 그래서 법원은 이미 받은 돈 가운데 지연이자 상당액이 먼저 충당된 것으로 보고, 같은 금액만큼 보증채무 원금이 남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임차인이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은 것 같아 보여도 원금 일부가 남은 것으로 정리되는 구조입니다.
소송에 이르면 이자율도 달라집니다. 법원은 변제 다음 날부터 판결 선고일까지는 약관의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의 연 12%를 적용했습니다. 이행의무의 존재나 범위에 관해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이는 시점까지는 약관 이율을 적용한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금액이 수백만 원 수준이라 소송 비용 대비 실익을 따져야 하는 사건이 많습니다. 보증금이 클수록 하루 단위 지연이자가 커지므로 지급일, 접수일, 보완 요청일을 날짜별로 정리해두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지연이자 청구권은 보증금 원금을 받은 뒤에도 남을 수 있으며, 이미 받은 돈은 이자부터 충당됩니다.
5. 임차권등기부터 지연이자 청구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접수일·보완 요청일·지급일 기록이 지연이자 청구의 증거가 됩니다.
통상 ①계약 종료 후 임대인에게 내용증명우편으로 해지·종료 사실을 통지하고, 1개월 내 반환되지 않으면 관할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합니다(수원 소재 주택이라면 수원지방법원 또는 관할 지원) → ②임차권등기를 마친 후 HUG에 보증채무 이행을 청구하고 이행청구서·퇴거예정확인서 등을 접수합니다 → ③HUG의 심사와 서류보완 요청을 거쳐 보증금이 지급되고, 지급일이 지연 여부의 기준이 됩니다 → ④지연이자가 있다면 HUG에 먼저 청구하고, 거절되면 지급명령이나 소액사건 소송으로 청구합니다. 소송 가액이 3천만원 이하이면 소액사건심판 절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연이자를 지키려면 아래 순서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이행청구 접수 시각이 남는 방식(접수확인서, 전자접수 화면, 등기우편)으로 제출하고, 접수일을 기준으로 지급기한 1개월이 언제 끝나는지 달력에 표시합니다.
HUG의 서류보완 요청은 서면이나 문자·메시지로 받아 두고, 요청이 접수일로부터 1개월 안에 있었는지 날짜를 확인합니다.
지급 내역을 받으면 지급일, 지급액, 공제 항목(미납 관리비 등)을 대조하고, 약관상 이율로 지연일수를 계산해 청구서에 반영합니다.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의무와 HUG의 보증채무는 별개의 채무입니다. 임대인을 상대로 한 보증금 반환 소송과 HUG에 대한 지연이자 청구를 함께 검토하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세우기 쉽습니다.
마치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새 집 일정과 대출 상환이 한꺼번에 몰려, 지연이자는 뒷전으로 밀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정작 받을 수 있었던 돈을 청구하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아야 하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접수일과 보완 요청일, 지급일을 기록하는 것이 가장 먼저입니다. 이행청구 접수 시점과 서류보완 요청 시점이 곧 지연 책임 유무를 가르는 증거가 됩니다.
반대로 보증금 반환이 늦어진 임대인 입장에서도 HUG가 보증금을 대신 지급한 뒤에는 구상권 문제가 남습니다. 지급 이후의 책임 관계를 모르고 방치하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저는 임대차 보증금 분쟁에서 임차인과 임대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약관 조항 하나와 날짜 하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연이자를 받을 수 있는지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날짜 기록이 흩어지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집을 비우지 않으면 HUG에 이행청구를 할 수 없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약관상 제출서류는 명도확인서 또는 퇴거예정확인서 중 하나이므로, 퇴거예정일을 적어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임차권등기를 먼저 마쳐야 합니다.
Q. 지연이자는 이행청구한 날부터 계산되나요?
A. 아닙니다. 해당 약관은 이행청구 접수일로부터 1개월 안에 지급하도록 하므로, 1개월이 지난 다음 날부터 지급일까지가 계산 구간입니다. 본인 약관의 조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Q. 지연이자율은 얼마인가요?
A. 앞의 사건이 인정한 약관은 상사법정이율을 정하고 있고, 상법상 연 6%입니다. 소송으로 가서 판결이 선고된 뒤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의 연 12%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HUG가 서류보완을 요청하면 지급기한이 늘어나나요?
A. 약관상 보완이 완료된 때부터 1개월로 계산하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보완 요청이 접수일로부터 1개월을 한참 넘겨 이뤄진 경우 정당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하급심 판단이라 사건별로 다를 수 있습니다.
Q. 보증금을 이미 받았는데 지연이자를 따로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지급금이 원금과 이자를 전부 갚기에 부족하면 민법 제479조 제1항에 따라 이자부터 충당되므로, 원금 일부가 남은 것으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Q. 소송까지 가야 하나요, 변호사는 언제 만나야 하나요?
A. 먼저 HUG에 서면으로 청구해 보고, 거절되면 지급명령이나 소액사건을 검토합니다. 다만 보완 요청 시점과 지급일 기록이 흐려지기 전인 이행청구 직후에 상담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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