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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린 승객이 넘어졌는데 기사도 중과실 처벌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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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린 승객이 넘어졌는데 기사도 중과실 처벌받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버스에서 내리던 승객이 넘어져 다치거나, 하차 직후 휘청이다 크게 다치는 사고로 운전기사가 입건되었다는 상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담에서 기사님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은 “승객이 알아서 내리다 넘어진 것인데 내가 왜 처벌을 받느냐”, “종합보험에 들어 있으니 합의만 하면 끝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 조사를 받아 보면, 문을 언제 닫았는지, 승객이 완전히 내린 뒤에 출발했는지가 쟁점이 되고, 이 부분이 인정되면 보험이나 합의가 있어도 형사재판을 피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뒷문이 열린 상태에서 버스를 출발시켜 하차하던 승객이 넘어져 다친 사안에서, 운전자가 승객의 추락 등 사고 발생을 방지할 의무를 위반한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본 원심을 정당하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또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승객 추락 방지의무 위반을 이른바 ‘중과실’ 항목으로 따로 정해 두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하차한 승객이 넘어진 사고에서 버스 기사가 어떤 경우에 처벌되고 어떤 경우에 책임을 면하는지, 그리고 조사를 받게 되었을 때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승객이 넘어졌다는 사실만으로 기사에게 형사책임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처벌 여부는 ‘넘어졌는가’가 아니라 ‘기사의 주의의무 위반이 사고의 원인인가’로 갈립니다.

버스 기사는 승객을 안전하게 운송해야 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므로, 사고로 승객이 다치면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상죄가 문제됩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은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이 죄를 범한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죄가 성립하려면 세 가지가 갖춰져야 합니다. 첫째, 기사에게 지켜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고 이를 어겼어야 합니다. 둘째, 그 의무 위반과 승객의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셋째, 사고 당시 상황에서 기사가 사고를 예견하고 피할 수 있었어야 합니다. 승객이 정차한 버스에서 정상적으로 하차한 뒤 스스로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면, 기사의 어떤 조작과도 이어지지 않는 사고로 볼 여지가 큽니다.

반대로 승객이 하차 중이거나 하차 직후의 위험한 자세에 있을 때 기사가 문을 닫거나 차를 움직였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수사기관은 사고 전후의 ‘기사의 조작’, 즉 문 개폐 시점, 출발 시점, 승객의 위치를 시간 순서로 맞춰 보고, 그 사이에 기사가 해야 할 확인을 했는지를 따집니다.

실무에서는 정류장에 완전히 정차했는지, 하차 중이던 승객이 고령자·어린이·거동이 불편한 사람이었는지, 기사가 사이드미러나 후방 카메라로 하차 상황을 확인했는지 같은 사정이 하나하나 의미를 갖습니다. 같은 ‘하차 중 넘어짐’이라도 이 사정에 따라 무혐의에서 기소까지 결론이 갈립니다.

승객이 넘어진 사고에서 기사의 책임은 결과가 아니라, 하차 과정에서 기사가 한 조작과 확인 여부로 판단됩니다.


2. 문을 여닫는 방식이나 출발 시점에 문제가 있었다면 승객 추락 방지의무 위반이 됩니다

도로교통법은 타고 내리는 승객이 떨어지지 않도록 문을 정확히 여닫을 의무를 운전자에게 직접 지웁니다.

기사에게 구체적 의무를 지우는 조문이 도로교통법 제39조 제3항입니다. 법 문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는 운전 중 타고 있는 사람 또는 타고 내리는 사람이 떨어지지 아니하도록 하기 위하여 문을 정확히 여닫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도로교통법 제39조 제3항).

여기서 핵심은 ‘타고 내리는 사람’까지 보호 대상이라는 점입니다. 승객이 아직 계단에 발을 딛고 있는데 문을 닫아 몸이 끼이거나 밀려 떨어진 경우, 뒷문이 열린 채 출발해 하차하던 승객이 중심을 잃은 경우가 전형적입니다. 문이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 버스를 움직이는 것 자체가 이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7도828 판결은 피고인이 뒷문이 열린 상태에서 버스를 출발시켜 승객이 추락하는 것을 막지 못했고, 그 결과 하차하던 피해자가 넘어져 상해를 입었다는 원심의 사실인정이 정당하다고 보았고, 이를 승객 추락 등 사고 발생 방지의무를 위반한 업무상 과실로 평가했습니다. 문을 연 채 출발한 사실이 곧바로 주의의무 위반의 핵심 근거가 된 사례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하차 사고가 이 조항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이 조항은 ‘운전 중’ 승객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의무이므로, 승객이 이미 안전하게 하차를 마치고 보도에 선 뒤 넘어진 경우, 정차 상태에서 문이 열려 있었고 기사가 아무 조작도 하지 않았는데 승객이 계단을 헛디딘 경우에는 이 의무 위반과 사고의 연결이 약합니다. 다툼이 생기는 지점은 ‘언제까지를 하차 과정으로 볼 것인가’입니다.

문이 열린 채 출발하거나 승객이 계단에 있을 때 문을 닫은 경우가, 승객 추락 방지의무 위반의 전형입니다.


3. 승객 추락 방지의무 위반은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어도 공소제기를 막지 못합니다

‘중과실’로 분류되는 순간 보험 가입과 합의는 처벌을 막는 방패가 되지 못합니다.

일반적인 교통사고 치상은 두 겹의 보호를 받습니다. 하나는 특례법 제3조 제2항의 반의사불벌, 즉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규정이고, 다른 하나는 제4조의 보험 특례, 즉 보험·공제에 가입되어 있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규정입니다. 대부분의 기사님이 ‘보험에 들었으니 형사처벌은 없다’고 생각하시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는 이 두 보호가 적용되지 않는 예외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그중 제10호가 바로 승객 추락 방지의무 위반입니다.

「도로교통법」 제39조제3항에 따른 승객의 추락 방지의무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10호).

제4조 제1항 단서도 제3조 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보험 특례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승객 추락 방지의무를 위반해 승객을 다치게 한 것으로 인정되면, 종합보험·공제에 가입했는지, 피해자와 합의했는지와 관계없이 검사가 기소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흔히 이를 ‘중과실’ 사고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이런 사건에서는 ‘보험 처리가 되었으니 괜찮다’는 판단이 가장 위험합니다. 합의서나 처벌불원서는 기소 여부를 막지는 못하지만, 검사의 처분과 법원의 양형에서 중요하게 참작되므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쟁점은 합의 자체보다, 사고가 ‘추락 방지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일반적인 업무상과실에 그치는지입니다. 후자라면 보험과 합의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구조로 돌아옵니다.

승객 추락 방지의무 위반으로 인정되면 보험 가입이나 합의로도 기소 자체를 막을 수 없고, 그래서 의무 위반 성립 여부를 다투는 것이 사건의 핵심입니다.


4. 상해 정도와 사망 여부에 따라 처벌의 무게가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하차 사고라도 경상·중상·사망에 따라 적용 법조와 양형 부담이 다릅니다.

업무상과실치상·치사의 법정형은 특례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실제 선고는 피해 정도에 크게 좌우됩니다. 단순 타박이나 염좌 수준이라면 벌금형이나 선고유예로 정리되는 사례가 많지만, 골절이나 뇌손상처럼 중한 상해가 남았다면 금고형의 집행유예까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사망 사건은 구조가 다릅니다. 반의사불벌 규정(제3조 제2항 본문)은 업무상과실‘치상’에 대한 것이므로, 승객이 사망한 경우에는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기소될 수 있습니다. 합의는 이 경우에도 양형에서 가장 큰 유리한 사정이지만, 기소 가능성 자체를 없애지는 못합니다.

피해자가 입은 상해 정도, 피해자 쪽 과실도 양형과 민사책임에서 따져집니다. 승객이 버스가 완전히 서기 전에 서둘러 일어났거나, 뛰어내렸거나, 술에 취해 있었다면 그 사정은 기사의 과실 비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민사에서는 이 부분이 과실상계로 반영되어 손해배상액이 줄어듭니다.

기사 개인이 부담하는 형사책임과 별개로, 운수회사의 사용자책임, 공제조합의 보험금 지급, 회사 내부 징계가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라면 형이 확정된 뒤 운전업무 종사 자격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형사 결과를 어디까지 방어할지 계산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같은 사고라도 상해 정도와 사망 여부, 피해자 과실, 합의 여부에 따라 처벌의 무게가 달라지므로, 사실관계를 객관 자료로 먼저 고정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5. 신고 접수부터 재판까지 절차와 준비 순서를 알아 두어야 합니다

초기 조사에서 한 진술과 확보한 영상이 사건 결과를 사실상 좌우합니다.

승객이 다쳤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경찰서·수원중부경찰서 등) 교통조사계의 사고 조사와 피의자 조사 → ②공소청(수원지방공소청) 송치와 처분 → ③기소 시 약식명령 또는 정식재판(수원지방법원) 순서로 진행됩니다. 약식명령은 벌금형 사안에 주로 쓰이지만, 승객 추락 방지의무 위반처럼 의무 위반 여부 자체를 다투는 사건은 정식재판에서 다투는 경우도 많습니다.

조사를 받기 전에는 사고 당시의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자료부터 모아야 합니다. 버스에는 차량 내부·전방 영상이 남는 경우가 많고, 운행기록장치에는 속도와 정차 시점이 기록됩니다. 이 자료가 승객이 내린 시점과 차가 움직인 시점의 선후를 가려 줍니다.

  1. 차량 내부 영상과 운행기록을 확보해, 문이 열리고 닫힌 시각과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한 시각, 승객이 계단을 내려선 시각을 초 단위로 대조합니다.

  2. 피해 승객의 진단서와 치료 경과를 확인해 상해 정도가 어디까지인지, 사고와 무관한 기존 질환이 섞여 있지 않은지 살펴봅니다.

  3. 보험사·공제조합의 처리 상황을 확인하고, 합의를 하더라도 어떤 문구로 처벌불원 의사를 남길지 정리한 뒤 진술에 들어갑니다.

첫 진술에서 “문을 닫고 출발했다”고만 말하면 그 자체가 의무 이행의 근거가 되지 않고, 반대로 기억에 없는 부분을 단정적으로 진술하면 뒤에 영상과 어긋나 신빙성이 흔들립니다. 진술 전에 영상을 먼저 보고 쟁점을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버스 기사님들은 사고를 겪고도 “내 잘못이 아닌데 설마 처벌까지 가겠나” 하는 생각에 첫 조사를 가볍게 대하다가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친 승객이나 가족의 입장에서는 사고의 원인이 문 조작이었는지, 출발 시점이었는지를 영상과 진단서로 뒷받침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책임을 추궁당하는 기사의 입장에서는 보험과 합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하지 말고, 사고가 추락 방지의무 위반으로 평가될 사안인지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저는 교통사고와 업무상과실 사건에서 다친 쪽과 책임을 추궁당하는 쪽의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영상 한 장면과 진술 한 문장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승객과의 분쟁이 시작되었다면, 진술이 굳어지기 전이 가장 중요한 시점입니다. 그때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승객이 내린 뒤 혼자 넘어졌는데도 기사가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기사의 조작과 사고 사이에 연결이 없으면 처벌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승객이 하차 중이거나 하차 직후 위험한 자세였는데 문을 닫거나 출발했다면 의무 위반이 인정될 수 있어, 정확한 시간 순서가 중요합니다.

Q.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형사처벌은 받지 않나요?

A. 일반 업무상과실치상은 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승객 추락 방지의무 위반은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에 해당해, 보험·공제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기소될 수 있습니다.

Q. 피해 승객과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A. 추락 방지의무 위반 사건에서는 합의로 공소제기가 막히지 않습니다. 다만 합의와 처벌불원서는 검사의 처분과 법원의 양형에서 매우 유리하게 참작됩니다.

Q. 정차한 상태에서 문이 열려 있었다면 기사 책임이 없나요?

A. 운전 중 승객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의무라서, 정차 중 기사가 아무 조작을 하지 않았다면 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하차 승객 확인 없이 문을 닫거나 출발했다면 달라집니다.

Q. 피해 승객이 사망하면 합의해도 처벌되나요?

A. 반의사불벌 규정은 치상에 관한 것이어서 사망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합의가 이루어져도 기소될 수 있고, 다만 양형에서 가장 중요한 유리한 사정이 됩니다.

Q.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하나요?

A. 첫 진술 전이 가장 좋습니다. 영상과 운행기록으로 쟁점을 정리하고 진술하면, 처음 진술이 뒤에 영상과 어긋나 신빙성이 흔들리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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