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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묘가 있는 남의 산을 시효취득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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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묘가 있는 남의 산을 시효취득할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선산이나 종중 땅을 정리하다가, 조상 묘가 놓인 산이 어느 날 남의 명의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은 “할아버지 때부터 우리 집안이 벌초하고 제사 지낸 산이니 당연히 우리 땅이다”, “묘가 있으니 20년만 지나면 소유권은 저절로 넘어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토지 소유자가 묘를 옮기라고 요구하거나 지료를 청구하면, 오래 모셨다는 사정만으로는 산을 지켜내지 못하고 오히려 묘를 파내야 하는 상황에 몰리기도 합니다.

최근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은 여전히 인정하되, 시효취득자도 토지 소유자가 청구하면 지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즉 묘를 오래 모셨다고 산 전체의 소유권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요건을 갖추면 묘를 계속 둘 수 있는 제한된 권리가 생긴다는 것이 현재의 기준입니다.

아래에서는 조상 묘가 있는 남의 산에 대해 무엇을 시효취득할 수 있는지, 그 요건과 한계는 무엇인지, 분쟁이 생기면 어떤 절차로 다투게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묘가 있다고 해서 산의 소유권이 시효로 넘어오지는 않습니다

묘를 오래 모신 것과 산을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민법 제245조 제1항은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하고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사람이 등기를 하면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소유의 의사’입니다. 후손이 조상 묘를 돌보는 것은 통상 분묘를 수호하고 제사를 지내기 위한 것이지, 그 땅을 내 것으로 지배하겠다는 의사에 따른 점유로 보기 어렵습니다.

실무에서는 묘 주변에 나무를 심고 울타리를 치고 벌초를 해 왔다는 사정이 자주 제시됩니다. 그러나 이런 사정은 분묘의 관리에 필요한 범위의 행위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고, 산 전체를 소유자처럼 사용·수익했다는 증거가 되려면 경작, 조림, 세금 납부, 타인의 출입 배제처럼 소유자라야 할 수 있는 행위가 따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또 하나의 한계는 점유의 범위입니다. 시효취득은 실제로 점유한 부분에 대해서만 문제되므로, 묘 한두 기가 있다는 이유로 수천 제곱미터 임야 전체를 점유한 것으로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임야 전체의 소유권 이전을 목표로 삼았다가 점유 범위 입증에서 막히는 사례가 흔합니다.

묘를 오래 모셨다는 사실만으로는 산의 소유권 시효취득이 인정되기 어렵고, 점유 범위와 소유의 의사를 따로 입증해야 합니다.


2. 소유권 대신 인정되는 것이 분묘기지권이고, 20년 점유가 그 기준입니다

타인 토지에 승낙 없이 분묘를 설치하고 20년간 평온·공연하게 점유하면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합니다.

분묘기지권은 법률에 명문이 있는 권리가 아니라 관습법으로 인정되어 온 지상권 유사의 물권입니다. 남의 땅에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그 분묘를 소유·수호하기 위해 분묘의 기지와 이를 둘러싼 일정한 범위의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토지 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설치한 경우, 자기 땅에 분묘를 설치한 뒤 그 땅을 처분하면서 분묘를 이장하겠다는 특약을 하지 않은 경우와 함께, 시효로 취득하는 경우가 인정됩니다.

시효취득형의 요건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분묘를 설치해 소유의 의사가 아니라 분묘 수호의 의사로 점유한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그 점유가 20년간 평온하고 공연하게 이어졌다는 사실입니다. 민법 제197조에 따라 점유자는 평온·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토지 소유자가 중간에 이의를 제기했거나 폭력·은밀한 방법으로 점유했다는 사정을 입증해야 이를 뒤집을 수 있습니다.

점유 기간은 선대의 것을 이어받아 합산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199조는 점유자의 승계인이 자기의 점유와 전 점유자의 점유를 아울러 주장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할아버지가 설치하고 아버지와 본인이 관리해 온 경우에도 기간을 연결해 계산합니다. 다만 중간에 점유가 끊겼거나 묘가 사실상 방치되었다는 소유자 측 주장이 나오면 이 부분이 쟁점이 됩니다.

타인 소유의 토지에 소유자의 승낙 없이 분묘를 설치한 경우 20년간 평온·공연하게 분묘의 기지를 점유하면 지상권과 유사한 관습상의 물권인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고, 이러한 관습법은 현재에도 유지되어야 한다. 다만 시효로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사람은 토지 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한 날부터의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7다228007 전원합의체 판결).

분묘기지권이 인정되는 범위도 제한적입니다. 분묘 자체가 차지하는 기지뿐 아니라 제사와 분묘 보호에 필요한 주변 공지까지 미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를 넘어 산 전체나 새로운 분묘 추가 설치까지 당연히 보장하는 권리는 아닙니다.

20년의 평온·공연한 점유가 입증되면 산의 소유권이 아니라 분묘를 유지할 수 있는 분묘기지권을 취득합니다.


3. 2001년 1월 13일 이후 설치한 묘는 시효취득 자체가 막혀 있습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승낙 없이 설치한 분묘는 20년이 지나도 권리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시효취득이 가능한지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분묘를 언제 설치했는지입니다. 2001년 1월 13일 시행된 개정 장사 등에 관한 법률(현행 제27조 제3항)은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한 분묘의 연고자는 토지 사용권이나 그 밖에 분묘의 보존을 위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 설치된 분묘는 아무리 오래 점유해도 시효취득형 분묘기지권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시행일 이전에 설치된 분묘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설치 시점이 2001년 1월 13일 이전이고 그 뒤로 20년의 점유 요건을 채웠다면 시효취득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분쟁에서는 설치 시기가 첫 번째 쟁점이 되고, 이를 둘러싼 입증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설치 시기는 오래된 항공사진, 위성사진 이력, 족보·제적등본, 묘비에 새긴 건립 연월, 인근 주민의 진술 등으로 입증합니다. 문제는 돌아가신 분을 모시던 시기와 묘를 쓴 시기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나중에 이장해 옮겨온 묘는 이장해 온 날이 설치일로 평가될 수 있어, 기존 묘를 단순히 개수하거나 봉분을 새로 정비한 것과 구별해야 합니다.

토지 소유자의 승낙이 있었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승낙을 받아 설치한 경우는 시효취득이 아니라 승낙에 따른 사용권이 문제되고, 그 범위와 지료는 당사자가 정한 내용이 기준이 됩니다. 구두 승낙이라도 그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면 소유자가 일방적으로 철거를 요구하기 어려워집니다.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된 분묘의 연고자는 토지 사용권이나 그 밖에 분묘의 보존을 위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3항).

시효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분묘는 2001년 1월 13일 이전에 설치되어 20년 이상 점유한 것으로 제한됩니다.


4. 시효취득이 인정돼도 지료를 내야 하고, 이장 요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분묘기지권을 취득해도 소유자가 청구하면 그날부터 지료를 부담하는 것이 현재의 기준입니다.

종전에는 시효로 분묘기지권을 취득하면 지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전원합의체 판결은 시효취득형 분묘기지권도 토지 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하면 청구한 날부터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해 종전 입장을 바꾸었습니다. 소유자가 청구하기 전의 기간에 대해서는 소급해 지료를 낼 필요가 없지만, 청구 이후부터는 그 의무가 생깁니다.

지료 액수는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되지 않으면 법원이 감정을 통해 정합니다. 토지의 위치와 용도, 분묘가 차지하는 면적, 주변 임대료 수준 등이 고려되기 때문에, 면적이 넓지 않고 임야라면 실제 금액이 크게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지료를 장기간 내지 않아 체납이 누적되면 소유자가 분묘기지권의 소멸을 주장하는 근거가 될 수 있으므로, 법원이 정한 지료는 제때 지급해야 합니다.

반대로 토지 소유자 입장에서는 승낙 없이 놓인 묘를 임의로 파내면 안 됩니다. 형법 제160조는 분묘를 발굴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소유자라 하더라도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묘를 옮기거나 훼손하면 형사책임이 문제됩니다. 이 위험 때문에 소유자 측도 반드시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의 개장 절차나 판결을 거쳐야 합니다.

분묘 주인 입장에서도 단속 대상이 되는 점이 있습니다. 분묘기지권이 있다 하더라도 허용 범위를 넘어 새 묘를 추가로 쓰거나 봉분을 확장하면 그 부분은 권리 밖이고, 소유자가 철거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가족묘 형태로 계속 합장하려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효로 분묘기지권을 취득해도 청구일 이후 지료를 부담해야 하고, 권리 범위를 넘어선 부분은 보호받지 못합니다.


5. 분쟁이 생기면 설치 시기 입증부터 시작해 소송으로 이어집니다

소장 접수 전에 설치 시기와 점유 기간을 증명할 자료를 먼저 확보해야 합니다.

묘를 둘러싼 분쟁은 통상 ①토지 소유자의 이장·철거 요구 또는 지료 청구 통보 → ②분묘 연고자 측의 분묘기지권 확인 청구 또는 소유자 측의 분묘 철거·토지 인도 청구 소송 제기(수원 관내 토지라면 수원지방법원 또는 수원지방법원 관할 지원) → ③증거조사와 현장 감정 → ④판결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소유자가 감정적으로 분묘를 훼손하거나 연고자가 소유자를 상대로 고소를 하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서 형사 수사가 병행되기도 합니다.

소송에서는 대개 분묘 설치 시기, 점유의 평온·공연성, 승낙 여부, 분묘의 현재 범위가 다투어집니다. 연고자 입장에서는 분묘기지권을 확인받는 소송을 선제적으로 낼 수 있고, 소유자 입장에서는 철거를 청구하면서 연고자가 증명하지 못한 부분을 공략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분쟁 초기에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1. 묘의 설치 시기를 알 수 있는 자료, 즉 오래된 사진과 항공사진, 족보·제적등본, 묘비의 건립 연월을 확보합니다.

  2. 토지 등기부등본과 임야도·지적도를 발급받아 묘의 위치와 소유자 변동 시기를 대조합니다.

  3. 소유자나 전 소유자로부터 승낙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벌초·제사를 계속해 왔다는 가족과 인근 주민의 진술을 정리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분묘 분쟁과 그에 얽힌 형사 문제까지 함께 경험한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 분묘기지권 확인과 지료 대응, 분묘 훼손 관련 형사 위험을 한꺼번에 점검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조상 묘를 둘러싼 문제는 “설마 우리 집안 묘를 파내라고 하겠나”라는 마음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묘를 모셔 온 후손의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호소보다 설치 시기와 점유 기간, 승낙 여부를 입증할 자료를 모으는 것이 먼저입니다. 2001년 1월 13일을 전후한 설치 시기 하나가 시효취득 가능 여부를 가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토지 소유자의 입장에서도 승낙 없는 묘라고 해서 곧바로 묘를 파내거나 옮길 수는 없습니다. 분묘발굴죄 위험이 있고, 시효취득이 인정되면 철거 청구 자체가 기각될 수 있으므로 절차에 맞춘 대응이 필요합니다.

저는 분묘와 토지를 둘러싼 분쟁에서 묘를 지키려는 쪽과 토지를 되찾으려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설치 시기와 증거 하나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상 묘가 있으면 그 산 전체를 시효취득할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묘를 모신 것은 분묘 수호를 위한 점유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고, 시효취득은 실제로 점유한 부분에 한정됩니다. 산 전체는 소유자처럼 사용·수익한 사실이 따로 입증되어야 합니다.

Q. 몇 년 모시면 분묘기지권이 생기나요?

A. 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한 분묘를 20년간 평온·공연하게 점유하면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합니다. 선대의 점유 기간은 합산해 주장할 수 있습니다.

Q. 2001년 이후에 쓴 묘도 시효취득이 되나요?

A. 안 됩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2001년 1월 13일 시행 이후 승낙 없이 설치한 분묘의 연고자가 토지 사용권이나 분묘 보존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Q. 분묘기지권이 있으면 땅 주인에게 지료를 내야 하나요?

A. 시효취득한 경우에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소유자가 청구한 날부터 지료를 지급해야 합니다. 청구 이전 기간에 대해서는 소급해 내지 않습니다.

Q. 땅 주인이 마음대로 묘를 파서 옮길 수 있나요?

A. 안 됩니다. 분묘를 발굴하면 형법 제160조의 분묘발굴죄가 문제될 수 있으므로, 개장 절차나 판결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Q. 분쟁이 생기면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소유자 측의 이장 요구나 지료 청구서를 받은 초기 단계가 가장 좋습니다. 설치 시기 입증 자료가 유실되기 전에 정리해 두어야 하고, 초기 대응에 따라 소송의 방향이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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