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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자녀 수술 설명의무, 부모 동의에도 아이에게 직접 설명해야 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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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자녀 수술 설명의무, 부모 동의에도 아이에게 직접 설명해야 하는 경우 

강대현 변호사

아이 수술을 앞두고 병원에서 부모에게 위험과 부작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동의서에 서명까지 받았다면, 그것으로 의사의 설명의무는 끝난 것일까요? 반대로 아이는 아무 말도 듣지 못한 채 수술실에 들어갔다면, 그 자체로 병원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미성년 환자의 설명의무에 대해 원칙과 예외를 나누어 판단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부모에게 한 설명이 아이에 대한 설명으로 인정되는 경우와, 의사가 아이에게 직접 설명해야 하는 경우를 법리와 사례 중심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의료법 제24조의2 —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하는 수술의 범위와 내용

의사의 설명의무는 법원이 만든 법리이기도 하지만 의료법 제24조의2에 명문 규정이 있습니다. 같은 조 제1항은 의사가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 환자에게 설명하고 서면으로 동의를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설명과 동의 절차 때문에 수술이 지체되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심신상 중대한 장애가 생기는 응급 상황은 예외입니다. 즉 모든 진료가 아니라 위험이 큰 침습적 의료행위가 이 조항의 중심입니다.

설명해야 할 사항은 같은 조 제2항이 다섯 가지로 열거합니다. 설명 대상을 막연히 '위험성'이라고 이해하면 실제 분쟁에서 무엇이 빠졌는지 짚기 어렵습니다. 동의서에 어떤 항목이 비어 있는지가 곧 설명의무 위반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 같은 조 제3항은 환자가 동의서 사본의 발급을 요청할 수 있고, 의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어 증거 확보의 길도 열려 있습니다.

  • 증상의 진단명 — 환자에게 발생했거나 발생 가능한 증상의 진단명.

  • 수술등의 필요성, 방법 및 내용 — 왜 이 수술이 필요하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 설명하는 의사와 수술에 참여하는 주된 의사의 성명 — 집도의가 누구인지 환자가 알 수 있어야 함.

  • 수술등에 따라 전형적으로 발생이 예상되는 후유증 또는 부작용.

  • 수술등 전후 환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

설명의무는 '위험하니 서명하라'는 말이 아니라, 진단명·수술 방법·집도의·전형적 부작용·준수사항을 환자가 결정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으로 알리는 의무다.

환자가 미성년자일 때 — 설명을 듣는 사람은 법정대리인이 원칙

같은 조 제1항은 설명 상대방을 환자로 정하되, 환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미성년자는 민법상 행위능력이 제한되므로, 병원 입장에서는 친권자인 부모에게 설명하고 부모의 동의서를 받는 것이 통상의 처리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병원이 아이는 같이 앉아 있게만 하고 설명은 보호자에게만 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경우에 법정대리인이 대신한다는 말은, 반대로 어느 정도 판단 능력이 있는 미성년자라면 본인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는 뜻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열 살짜리와 열일곱 살짜리를 똑같이 '능력 없는 아이'로 볼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것이 아래의 판결입니다.

대법원 2023. 3. 9. 선고 2020다218925 판결 — 원칙은 아이에게도 설명의무가 있다는 것

이 사건은 만 11세 7개월의 아이가 모야모야병 치료를 위해 대학병원에 내원한 사안입니다. 의료진은 어머니에게 간접 우회로 조성술 전 검사로 뇌혈관 조영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고, 아이는 검사를 받은 뒤 상태가 나빠졌습니다. 원심은 의료진이 아이에게 직접 설명했다는 사정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병원이 아이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20다218925 판결은 이 판단이 설명의무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며 병원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의 출발점은 분명합니다. 환자가 미성년자라도 의사결정능력이 있는 이상 자신의 신체에 위험을 가하는 의료행위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가질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의사는 미성년자인 환자에 대해서도 설명의무를 부담한다는 것입니다. 의료법 제24조의2뿐 아니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요구하면서도 연구대상자의 의사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고 정한 취지를 함께 근거로 삼았습니다. 따라서 '미성년자니까 부모에게만 말하면 된다'는 단순한 이해는 법리상 정확하지 않습니다.

부모에게 한 설명이 아이에 대한 설명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렇다고 의사가 매번 아이에게 따로 설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미성년 환자가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의 보호 아래 병원을 찾아 설명을 듣고 선택하는 상황이 대부분이며, 이때 아이는 설명 자리에 같이 있거나 부모를 통해 내용을 전해 들으면서 의료행위를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보았습니다. 아직 정신적·신체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아이에게는 의사가 언제나 직접 설명하고 선택하게 하는 것보다, 유대관계가 있는 부모를 통해 설명이 전달되는 편이 아이의 복리에 더 바람직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의사가 부모에게 설명했고 그 설명이 부모를 통해 아이에게 전달되었다고 볼 수 있다면, 의사는 아이에 대한 설명의무도 이행한 것이 됩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 아이가 진료실에 함께 앉아 부모와 의사의 대화를 들었고, 귀가 후 부모가 수술 이유를 아이에게 풀어 설명하고 아이가 수긍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병원 쪽에서는 이 '전달'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 되고, 환자 쪽에서는 전달되지 않았다는 사정을 구체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의사가 아이에게 직접 설명해야 하는 경우 — 판례가 든 두 가지 특별한 사정

예외는 대법원이 구체적으로 적시했습니다. 첫째, 부모에게 설명하더라도 미성년자에게 전달되지 않아 의료행위의 결정과 시행에서 아이의 의사가 배제될 것이 명백한 경우입니다. 둘째, 미성년자인 환자가 의료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거부 의사를 보이는 경우입니다. 이런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의사는 부모에 대한 설명만으로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고, 아이에게 직접 설명하고 승낙을 받아야 합니다.

이를 실제 상황에 대입해 보면 기준이 선명해집니다. 중학생 아이가 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울며 버티는데 부모가 서명만 해서 진행한 경우, 아이가 부모와 갈등이 심해 부모가 설명 내용을 전혀 전달하지 않을 것이 뻔한 경우, 혹은 의료진이 아이가 병실에 없는 자리에서 부모와만 이야기하고 아이에게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수술일을 정한 경우에 쟁점이 됩니다. 다만 아이가 불안해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거부 의사가 의료진에게 드러났다는 사실이 진료기록이나 간호기록, 목격자 진술에 남아 있어야 다툴 수 있습니다.

  • 원칙 — 부모에게 설명하고 그 내용이 아이에게 전달되었다고 볼 수 있으면 의사의 설명의무 이행으로 인정.

  • 예외 1 — 부모를 통해서는 아이에게 전달되지 않아 아이의 의사가 배제될 것이 명백한 경우.

  • 예외 2 — 아이가 의료행위에 적극적으로 거부 의사를 보이는 경우.

  • 예외에 해당하면 — 의사가 아이에게 직접 설명하고 승낙을 받아야 함.

직접 설명할 때의 기준 — 아이의 나이와 질병 이해 정도에 맞춘 설명

직접 설명해야 하는 경우에도 성인에게 하듯 동의서 항목을 읽어 주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의사가 미성년자에게 직접 설명의무를 부담할 때 아이의 나이와 자신의 질병에 대해 갖고 있는 이해 정도에 맞추어 설명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열한 살 아이에게는 어려운 의학용어 대신 검사가 무엇을 확인하는 것인지, 어떤 불편이 있을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전해야 하고, 고등학생에게는 부작용과 대안까지 상당 수준으로 알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아이에게 직접 설명했다고 해서 아이의 동의만으로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의료법 제24조의2 제1항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환자의 경우 법정대리인에게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으므로, 아이에 대한 설명은 부모에 대한 설명에 더해지는 것이지 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닙니다. 병원 입장에서는 부모 설명과 동의서, 아이 설명 내용을 모두 기록해 두어야 분쟁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 손해배상의 범위와 입증 준비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의사가 설명을 했더라면 환자가 그 수술을 거부했을 것이고, 그 때문에 수술 후 발생한 중대한 결과와 설명 누락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그 결과로 인한 전체 손해가 배상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설명 누락과 악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면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한 데 대한 위자료가 중심이 됩니다. 어느 쪽으로 다툴지에 따라 입증해야 할 내용이 달라집니다.

준비할 자료는 구체적입니다. 먼저 동의서 사본을 의료법 제24조의2 제3항에 따라 요청하고, 제2항의 다섯 가지 사항이 각각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다음으로 진료기록부와 간호기록을 열람해 설명이 이루어진 시점과 장소, 아이가 함께 있었는지, 아이의 거부 의사가 기록되어 있는지를 살핍니다. 부모 사이의 메시지나 아이의 진술, 입원 중 담당 간호사의 설명 내용도 보조 자료가 됩니다. 이 단계를 거친 뒤 의료감정을 통해 수술 자체의 과실 여부와 설명 누락의 영향을 함께 따져 보는 순서가 일반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모가 동의서에 서명했다면 아이에게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나요?

A. 원칙적으로는 부모에게 설명하고 그 내용이 아이에게 전달되었다고 볼 수 있으면 의사는 아이에 대한 설명의무도 이행한 것으로 인정됩니다. 다만 아이의 의사가 배제될 것이 명백하거나 아이가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경우에는 부모의 서명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Q. 몇 살부터 아이에게 직접 설명해야 하나요?

A. 판례는 특정 나이를 기준으로 삼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의사결정능력이 있는지, 거부 의사를 표시했는지와 같은 개별 사정을 보고, 직접 설명하는 경우에는 아이의 나이와 질병 이해 정도에 맞추어 설명했는지를 따집니다.

Q. 아이가 무섭다고 울기만 했는데 이것도 거부 의사인가요?

A. 두려움의 표현과 의료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거부는 구분됩니다. 거부 의사가 의료진에게 드러났는지, 진료기록이나 주변 진술로 확인되는지가 중요하므로 당시 상황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Q. 응급 수술이면 설명 없이 해도 되나요?

A. 의료법 제24조의2 제1항 단서는 설명과 동의 절차로 수술이 지체되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심신상 중대한 장애를 가져오는 경우를 예외로 정합니다. 다만 응급이라는 이유는 의료진이 그 상황을 입증해야 하며, 응급이 아닌 예정 수술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Q. 동의서 사본은 어떻게 받나요?

A. 의료법 제24조의2 제3항에 따라 환자는 동의서 사본의 발급을 요청할 수 있고, 의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수 없습니다. 미성년 환자는 법정대리인인 부모가 대신 요청하게 되며, 진료기록 열람·사본 발급도 함께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설명이 부족했다는 것만으로 수술 후 장애까지 배상받을 수 있나요?

A. 설명 누락과 악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전체 손해를 다툴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자기결정권 침해에 대한 위자료가 중심이 됩니다. 어느 쪽이 가능한지는 설명이 있었다면 수술을 거부했을 사정이 있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맺음말

미성년 환자의 설명의무는 부모에게 설명하면 충분하다는 단순한 규칙도, 항상 아이에게 따로 설명해야 한다는 규칙도 아닙니다. 대법원은 부모를 통한 전달을 원칙으로 인정하면서, 아이의 의사가 배제될 것이 명백하거나 아이가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의사에게 직접 설명의무를 부과했습니다.

그래서 분쟁이 생겼을 때는 동의서의 항목, 설명이 이루어진 자리에 아이가 있었는지, 아이의 반응이 기록에 남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진료기록과 동의서 사본을 확보하는 일이 모든 검토의 출발점이 되고, 막연한 불만보다 이런 구체적 사정이 설명의무 위반 판단을 가릅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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