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형제나 남매가 함께 물려받은 땅을 두고, 그중 한 사람의 빚을 받으려는 채권자가 공유물분할 소송을 제기했다는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해보면 소장을 받은 분들은 대개 “내 빚도 아닌데 왜 내 땅이 소송에 휘말리나”, “형제 빚이니 결국 땅을 팔아서 갚아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겁부터 먹고, 변호사와 상의하기 전에 채권자의 연락에 응해 분할 합의서나 지분 매각 의사를 서둘러 밝혀 버립니다. 그런데 이런 소송은 원고가 누구이고 무엇을 근거로 청구했는지에 따라 승패가 처음부터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금전채권자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채무자를 대신해 공유물분할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대로 채권자가 이미 형제의 지분을 경매 등으로 취득해 정식 공유자가 되었다면 분할 자체는 막기 어렵고, 이때는 분할 방법과 가액을 지키는 싸움이 됩니다.
아래에서는 채권자가 낸 공유물분할 소송을 어떤 순서로 점검해야 하는지, 법원이 분할 방법을 어떻게 정하는지, 소장을 받은 뒤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빚만 있는 채권자는 형제를 대신해 땅 분할을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돈을 받을 권리만으로는 공유물분할청구권을 대신 행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민법 제404조 제1항은 채권자가 자기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채무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채권자대위권입니다. 형제의 채권자는 이 조문을 근거로 “채무자인 형제가 가진 공유물분할청구권(민법 제268조)을 내가 대신 행사한다”며 소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은 공유물분할청구권도 재산권의 일종이어서 채권자대위권의 목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대위권을 행사하려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기 채권의 완전한 만족을 얻을 수 없게 될 위험이 있어야 하는 이른바 보전의 필요성이 있어야 합니다. 채권자가 보전하려는 권리의 내용, 채무자의 자력 유무, 두 권리의 관련성 등을 종합해 판단하며,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에 부당하게 간섭하는 경우에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 기준을 공유물분할에 적용한 것이 아래 전원합의체 판결입니다.
채권자가 자신의 금전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를 대위하여 부동산에 관한 공유물분할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책임재산의 보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적절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고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되므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8다879 전원합의체 판결).
쉽게 말해 채권자가 땅을 쪼개거나 팔아 달라고 법원에 청구해 봐야, 그것은 형제의 재산을 돈으로 바꾸는 일이지 빚 회수에 꼭 필요한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채권자에게는 형제의 지분 자체를 압류해 경매에 넘기는 길이 따로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금전채권자가 형제를 대신해 제기한 공유물분할 소송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보전의 필요성이 없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2. 소장을 받으면 원고가 ‘공유자’인지 ‘대위권자’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분할 소송이라도 원고의 자격에 따라 방어 전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소장을 받으면 가장 먼저 청구원인에서 원고가 어떤 지위로 소를 냈는지를 봐야 합니다. 원고란에 “채권자대위”라는 표현이 있거나, 청구원인에 형제가 부담하는 대여금·구상금·양수금 채권이 기재되어 있다면 위 대법원 판결의 보전의 필요성 문제가 곧바로 쟁점이 됩니다. 이때는 답변서에서 금전채권자라는 점, 압류·경매 등 다른 책임재산 확보 수단이 있다는 점을 들어 소 각하 또는 청구 기각을 구하게 됩니다.
반면 등기부등본을 떼어 보았더니 형제 지분이 이미 채권자나 제3자 앞으로 이전되어 있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그 사람은 대위권자가 아니라 정식 공유자이고, 공유자는 민법 제268조 제1항에 따라 언제든 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5년 이내의 기간으로 분할하지 않기로 하는 약정(같은 조항 단서)이 있었다면 그 기간 동안만 분할 청구가 제한됩니다.
실무에서는 형제 지분에 가압류·압류가 걸려 있는지, 지분 이전의 원인이 매매·대물변제·경락 중 무엇인지에 따라 사건의 모양이 달라집니다. 등기부 갑구의 순위번호와 접수일, 등기원인을 한 줄씩 정리해 두는 것만으로도 상대방 주장의 틈을 찾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소장을 받았다면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청구원인과 등기부등본으로 원고의 자격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3. 채권자가 정식 공유자가 되었다면 분할은 막기 어렵지만 방법은 법원이 정합니다
재판상 분할은 현물분할이 원칙이고, 경매분할은 요건이 엄격한 예외입니다.
채권자가 형제의 지분을 강제경매에서 낙찰받는 등으로 정식 공유자가 되면, 분할청구 자체를 다투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협의가 되지 않을 때 법원이 어떤 방법으로 나눌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민법 제269조 제2항은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분할로 인해 현저히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때에 법원이 물건의 경매를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을 근거로 현물분할이 원칙이고 경매분할은 예외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재판에 의하여 공유물을 분할하는 경우에 법원은 현물로 분할하는 것이 원칙이고,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현물로 분할을 하게 되면 현저히 그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때에 비로소 물건의 경매를 명할 수 있다. 원고가 바라는 방법에 따른 현물분할이 부적당하다고 하여 곧바로 경매에 따른 대금분할을 명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3다217916 판결).
같은 판결은 공유자 중 1인이 땅을 단독으로 갖되 다른 공유자에게 지분의 적정한 가격을 배상하는 방식의 분할도 현물분할의 하나로 허용된다고 봅니다. 이때 기준이 되는 지분가격은 분할 시점의 객관적인 시장가격이고, 감정평가액만 기계적으로 따라서는 안 되며 시가 변동도 반영해야 합니다.
그러니 형제 땅을 지켜야 하는 입장에서는 “내가 이 땅을 계속 쓰고 있으니 내 몫을 땅으로 나눠 달라”거나 “채권자의 지분은 내가 가격을 배상하고 가져오겠다”는 주장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경매분할을 막으려면 현물분할이나 가격배상이 가능하다는 사정, 즉 토지의 형상·진입로·건축 가능성 등을 구체적인 자료로 법원에 보여 주어야 합니다.
채권자가 정식 공유자라도, 법원은 곧바로 경매를 명할 수 없고 현물분할과 가격배상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4. 형제 지분이 경매에 넘어가도 우선매수와 사해행위취소로 땅을 지킬 길이 있습니다
지분 경매에서는 공유자가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채권자가 분할 소송 대신 형제의 지분을 압류해 경매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민사집행법 제139조에 따라 다른 공유자에게 경매개시결정이 있음이 통지되고, 최저매각가격은 원칙적으로 공유물 전부의 평가액을 기본으로 정해집니다. 그리고 같은 법 제140조는 공유자가 매각기일까지 보증을 제공하고 최고매수신고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채무자의 지분을 우선매수하겠다고 신고할 수 있게 하며, 이 경우 법원은 최고가매수신고가 있더라도 그 공유자에게 매각을 허가해야 합니다.
즉 형제의 지분이 외부인에게 넘어가 분할 소송을 당하는 상황을 미리 차단하려면, 경매 통지를 받은 즉시 우선매수 자금을 준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여러 공유자가 함께 신청하면 특별한 협의가 없는 한 지분 비율에 따라 나누어 매수하게 됩니다.
한편 형제가 빚을 지고 있는 상태에서 땅 지분을 가족에게 넘기는 식의 거래가 있었다면, 반대로 채권자가 민법 제406조의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경우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고, 소는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안에 제기해야 합니다. 이득을 얻은 쪽이 행위 당시 사해성을 알지 못했다면 취소되지 않습니다(같은 조 제1항 단서).
따라서 최근 몇 년 사이 지분 이전이나 상속재산 협의분할이 있었다면, 그 시기와 대가 관계를 미리 점검해 두어야 합니다. 이 판단에 따라 상대방이 노릴 길이 분할 청구에서 사해행위취소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경매 통지가 왔다면 우선매수권을, 지분 거래 이력이 있다면 사해행위 여부를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5. 소장 송달부터 판결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답변서 제출 기한과 증거 정리가 분할 방법을 좌우합니다.
공유물분할 소송은 통상 ①소장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 답변서 제출) → ②변론과 현장 확인, 감정평가 신청 → ③조정 또는 화해 권고 → ④판결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부동산이 수원 관내에 있다면 수원지방법원이나 그 관할 지원에서 다루게 됩니다. 판결은 그 땅을 어떻게 나눌지를 직접 정하는 형성판결이므로, 변론 단계에서 지분 비율과 점유·이용 현황을 입증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소장을 받은 분이 확인해야 할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소장과 첨부 서류로 원고의 자격(대위권자인지 정식 공유자인지)과 피보전채권의 종류·금액을 확인합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지적도로 지분 비율, 근저당·가압류 등 권리관계, 토지 형상과 진입로를 정리합니다.
현재 땅을 쓰는 사람과 사용 경위(건물, 농작물, 가족묘 등)를 사진·계약서·세금 자료 등으로 증빙합니다.
이 자료가 갖춰지면 대위청구의 각하를 구하는 방어, 현물분할이나 가격배상을 구하는 반소 또는 항변, 필요시 조정 전략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형제의 빚 때문에 소송을 당하는 상황에서는 “가족 일인데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앞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송을 당한 공유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원고의 자격과 청구의 근거를 따지는 것이 먼저입니다. 등기부등본과 소장만 놓고도 대위청구가 허용되는지, 정식 공유자의 청구인지가 갈리고, 그에 따라 방어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반대로 빚을 받으려는 채권자 입장에서도 공유물분할이 항상 빠른 회수 수단은 아닙니다. 대법원이 보전의 필요성을 엄격하게 보고 있어, 지분 압류와 경매 같은 정공법을 택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낫다는 점을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저는 형제·가족 간 부동산 분쟁과 채권 관련 사건에서 소송을 당한 쪽과 청구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원고 자격 확인 하나로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소장을 받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답변서 제출 기한이 지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형제가 빚을 졌는데 왜 제 땅까지 분할 소송 대상이 되나요?
A. 형제와 함께 공유하는 땅이라면 분할 소송의 상대방이 되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채권자가 형제를 대신해 청구하는 경우라면, 대법원은 금전채권자의 대위 청구를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허용하지 않습니다.
Q. 채권자가 대위로 소를 냈는데, 무조건 이길 수 있나요?
A. 무조건은 아닙니다. 보전의 필요성이 있는 극히 예외적인 사정이 인정되는지, 채권자의 채권이 금전채권인지 등을 따져야 합니다. 원고가 이미 정식 공유자라면 이 방어는 쓸 수 없습니다.
Q. 땅을 반으로 나누지 않고 팔아서 나누자고 하면 따라야 하나요?
A. 따를 의무는 없습니다. 재판에서는 현물분할이 원칙이고,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분할로 가액이 현저히 감손될 염려가 있을 때에만 경매를 명할 수 있습니다.
Q. 형제 지분이 경매에 나오면 제가 사올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공유자는 매각기일까지 보증을 제공하고 최고매수신고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우선매수하겠다는 신고를 할 수 있고, 법원은 그 공유자에게 매각을 허가해야 합니다.
Q. 형제가 최근 지분을 다른 가족에게 넘겼는데 문제가 되나요?
A.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한 거래라면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소는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거래일부터 5년 안에 제기해야 하므로 시기를 확인해야 합니다.
Q. 소장을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답변서 제출 기한 안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기 답변서에서 원고의 자격과 분할 방법에 관한 주장을 어떻게 잡느냐가 이후 판결의 방향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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