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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으로 만난 초등학생을 집에 데려왔는데 유인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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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으로 만난 초등학생을 집에 데려왔는데 유인죄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게임 채팅, 오픈채팅, SNS 메시지로 알게 된 아이를 실제로 만나는 일이 늘면서, 그 만남이 형사 문제로 번지는 사례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아이가 먼저 놀러 가고 싶다고 했다”, “그냥 밥 먹이고 재워서 보내려던 것이다”, “억지로 끌고 온 것도 아닌데 무슨 유인이냐”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아이의 부모가 하룻밤 연락이 닿지 않아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는 순간,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릅니다. 아이가 스스로 따라왔다는 사정이 곧바로 면책 사유가 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미성년자유인죄를 기망 또는 유혹으로 아이의 하자 있는 의사를 이용해 보호관계에서 벗어나게 하는 행위로 보고 있고,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고 아이를 데리고 있는 행위는 별도의 신고 의무 위반으로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채팅으로 만난 초등학생을 집에 데려온 행위가 어떤 경우에 유인죄가 되는지, 목적에 따라 처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아이가 스스로 따라왔어도 유인죄는 성립할 수 있습니다

유인은 강제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판단을 이용해 꾀어내는 것입니다.

형법 제287조는 미성년자를 약취 또는 유인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294조에 따라 미수에 그친 경우도 처벌합니다. ‘약취’는 폭행·협박 같은 힘을 쓰는 것이고, ‘유인’은 기망이나 유혹으로 상대를 꾀는 것입니다. 아이를 끌고 온 사실이 없다는 말은 약취를 부정할 뿐, 유인까지 부정해 주지는 못합니다.

초등학생은 상대가 하는 말의 진위나 그 만남이 가져올 위험을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나이입니다. “맛있는 거 사줄게”, “게임 아이템 줄게”, “우리 집에 신형 게임기 있어”, “부모님한테는 비밀로 하자” 같은 말에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면, 그 동의는 법적으로 온전한 자유의사로 평가되기 어렵습니다. 법원이 말하는 ‘하자 있는 의사’가 바로 이 지점입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아이가 “싫다고 했는지”가 아니라, 어떤 말로 아이를 불러냈는지, 부모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는지, 이동 수단과 경로는 누가 정했는지를 먼저 봅니다. 채팅 기록이 남아 있으므로 이 부분은 거의 그대로 증거가 됩니다.

아이가 따라왔다는 사정은 변명이 아니라, 오히려 유인 여부를 가르는 수사의 출발점입니다.


2. 보호자 몰래 집에 데려온 점이 유인죄 판단의 핵심입니다

미성년자유인죄는 아이를 부모의 보호관계에서 떼어내 내 지배 아래 두었는지를 봅니다.

대법원은 유인죄의 성립 요건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287조의 미성년자유인죄란 기망 또는 유혹을 수단으로 하여 미성년자를 꾀어 그 하자 있는 의사에 따라 미성년자를 자유로운 생활관계 또는 보호관계로부터 이탈하게 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적 지배하에 옮기는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4도17056 판결).

이 정의에서 따져볼 요소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기망이나 유혹이 있었는지입니다. 나이를 속였거나, 부모의 허락을 받았다고 말했거나, 선물과 호기심으로 마음을 움직였다면 이 요소가 충족될 수 있습니다. 둘째, 아이가 학교, 학원, 집이라는 일상의 생활관계에서 벗어났는지입니다. 셋째, 그 결과 아이가 내 집이라는 공간에서 내 지배 아래 놓였는지입니다.

같은 판결은 미성년자가 보호감독자의 사실적 지배 아래 있는 경우에는 그 보호감독자도 기망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법리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부모에게 “친구 집에서 공부하고 온다”는 거짓말을 하게 시켰다면, 아이뿐 아니라 부모까지 속인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방어의 단서도 같은 요소에서 나옵니다. 아이의 부모와 이미 알고 지내며 부모의 사전 허락이 있었는지, 만남 장소와 시간이 공개되어 있었는지, 곧바로 귀가시키려 했는지, 아이가 먼저 집 위치를 알고 찾아온 것인지가 달라지면 결론도 달라집니다.

부모 모르게 꾀어 내 집으로 데려왔다면, 아이의 동의가 있었더라도 유인죄가 문제 됩니다.


3. 신고 없이 집에 데리고 있는 것만으로도 별도의 처벌 대상이 됩니다

유인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실종아동 미신고 보호는 따로 처벌됩니다.

많은 분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실종 당시 18세 미만인 아동이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경우를 ‘실종아동 등’으로 보는데, 가출하거나 길을 잃은 경우뿐 아니라 약취·유인된 경우도 포함합니다. 대법원은 이 법의 미신고 보호 규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실종아동 등을 경찰관서의 장에게 신고하지 아니하고 보호할 수 없으며(제7조), 이를 위반한 미신고 보호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제17조 제1호)(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5도19813 판결).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14세 피해자를 새벽 3시경부터 아침 8시 가까이까지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모텔에서 데리고 있었던 행위를 ‘보호’로 보아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대법원은 보호에 해당하는지를 행위자와 아이의 관계, 아이의 나이와 발달 정도, 행위의 동기와 경위, 의식주 제공 여부, 함께 있던 시간, 발견과 복귀에 미친 영향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초등학생이 집에 와서 밥을 먹고 잠을 잤고, 그 사실을 부모나 경찰에 알리지 않았다면 이 기준에 거의 그대로 들어맞습니다. “재워 주려던 것뿐”이라는 호의도 신고 없이 이어지면 오히려 보호 행위를 인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연락했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한 방어에 쓰기 어렵습니다.

아이를 돌려보내야 한다고 생각한 순간 바로 보호자에게 알렸는지가, 이 죄와 유인죄 모두에서 결정적 사정입니다.


4. 데려온 목적에 따라 적용 법조와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유인이라도 성적 목적이 인정되면 형법 제288조와 성범죄 처벌로 넘어갑니다.

목적이 없거나 단순한 호의 수준이면 형법 제287조의 10년 이하의 징역이 기본이 됩니다. 그러나 추행이나 간음의 목적으로 유인했다고 인정되면 형법 제288조 제1항이 적용되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하한이 생기고, 실제로 접촉이 있었다면 별개의 성범죄가 더해집니다.

피해 아동이 13세 미만이면 형법 제305조 제1항에 따라 간음 또는 추행은 아이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강간·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됩니다. 초등학생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또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는 19세 이상의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성적 욕망 등을 유발하는 대화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거나 그런 행위를 유인·권유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미수범도 처벌합니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위계 또는 위력의 간음·추행은 같은 법 제7조 제5항에 따라 강간·강제추행의 예로 처벌됩니다.

그래서 채팅 내용이 중요합니다. 만나기 전에 나눈 대화가 단순한 게임 이야기였는지, 외모나 신체, 사진 요구가 섞여 있었는지에 따라 목적 판단이 갈립니다. 이 목적 판단은 집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보다 먼저 대화 기록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범인지, 아이를 곧바로 귀가시켰는지, 보호자와 합의했는지는 유죄 여부에는 영향이 없지만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5. 경찰 조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진술 전에 대화 기록과 이동 경위를 정리해 두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이런 사건은 통상 ①보호자의 실종 신고 또는 고소(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관할 경찰서) → ②아동 진술과 휴대전화 분석, 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성적 목적이 의심되면 아동 진술은 전문 조사 절차로 진행되고 휴대전화와 채팅앱 계정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 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대화를 삭제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아이가 아직 집에 있다면 즉시 보호자에게 연락해 안전하게 돌려보내고, 그 시각과 방법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2. 채팅 내용과 만남을 약속한 경위는 삭제하지 말고 그대로 보존합니다. 삭제는 증거인멸로 오해받아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3. 경찰 연락을 받았다면 첫 조사 전에 변호사와 목적, 보호자 인지 여부, 귀가 경위 순으로 진술 방향을 정리합니다.

이렇게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면 유인의 고의와 성적 목적이 있었는지를 둘러싼 다툼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아이를 집에 데려온 일은 “별일 아니겠지”, “곧 보내면 되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를 잃은 부모 입장에서는 감정이 앞서기 쉽지만, 채팅 기록과 이동 경로, 아이 진술이 사건의 실체를 가립니다. 놀란 마음에 아이를 추궁하기보다 증거를 보존하고 전문가와 함께 고소 방향을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의심받는 입장에서도 “아이가 먼저 오고 싶다고 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보호자에게 알렸는지, 얼마나 빨리 돌려보냈는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는 미성년자 관련 사건에서 아이를 보호하려는 보호자와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 한 줄과 채팅 기록 한 장이 결론을 바꾸는 장면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가 먼저 우리 집에 가고 싶다고 했는데도 유인죄인가요?

A. 될 수 있습니다. 유인은 아이의 하자 있는 의사를 이용해 보호관계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므로, 아이가 따라왔다는 사정만으로 성립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기망이나 유혹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대화 기록으로 따져봐야 합니다.

Q. 몇 시간 있다가 바로 보냈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A. 시간이 짧으면 유리하지만 면책은 아닙니다. 미수범도 처벌되고, 신고 없이 보호했다면 실종아동법 위반 여부도 따로 문제 됩니다. 귀가 경위와 보호자 연락 여부가 양형과 고의 판단에서 중요합니다.

Q. 성적인 접촉은 없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접촉이 없으면 형법 제288조 제1항의 성적 목적 유인은 목적이 입증되어야 하므로 기본적으로 제287조가 문제 됩니다. 다만 사전 대화가 성적 욕망을 유발하는 내용이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가 별도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아이가 만 13세 미만이면 동의가 있었어도 처벌되나요?

A. 간음이나 추행이 있었다면 그렇습니다. 형법 제305조 제1항에 따라 13세 미만에 대한 간음·추행은 동의와 상관없이 강간·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됩니다.

Q. 부모가 아이를 보내 주는 것에 동의했다면요?

A. 보호자의 사전 동의가 실제로 있었다면 기망·유혹의 전제가 흔들리므로 방어에 중요한 사정입니다. 다만 그 동의가 아이의 말만으로 확인되는지, 문자나 통화로 남아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Q. 경찰에서 연락이 왔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이런 사건은 초기 진술에서 만난 목적과 보호자에게 알렸는지가 고정되고, 이후 번복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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