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고등학생 연인 사이로 만나던 중 한쪽이 먼저 성인이 되면서, 상대 부모의 신고로 수사를 받게 되었다는 상담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서로 좋아서 만나는 사이인데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 “상대도 동의했고 부모님도 사귀는 건 안다”, “몇 살 차이도 안 나는데”라는 생각으로 관계를 이어온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상대방 부모가 112에 신고하거나 학교·상담기관을 통해 사실이 알려지면, 연애였다는 사정이 아무런 방패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현행 형법은 만 19세 이상인 사람이 만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사람과 성관계나 추행을 하면, 상대방이 동의했는지와 상관없이 강간죄·강제추행죄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생일이 지나 만 19세가 되는 바로 그날부터 이 조항의 적용 대상이 되고, 형량의 하한도 징역 3년으로 무겁습니다.
아래에서는 만 19세가 된 사람이 15세 연인과 관계를 가졌을 때 어떤 근거로 처벌되는지, 연애·동의·합의가 왜 면책이 되지 못하는지, 그리고 수사 단계에서 무엇부터 점검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만 19세가 되는 순간부터 15세와의 성관계는 형법 제305조 제2항의 적용 대상이 됩니다
처벌의 기준은 사귀는 사이인지가 아니라, 행위 당시 두 사람의 만 나이입니다.
미성년자 의제강간이라고 부르는 형법 제305조는 2020년 5월 개정으로 보호 연령이 크게 올라갔습니다. 과거에는 13세 미만만 보호했지만, 지금은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해서도 행위자가 19세 이상이면 같은 틀로 처벌합니다. 조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19세 이상의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형법 제305조 제2항).
여기서 연령은 모두 만 나이로 따지고, 기준 시점은 재판 시점이나 신고 시점이 아니라 행위 당시입니다. 생일이 지나 만 19세가 된 이후에 관계를 가졌다면 행위자 요건을 충족하고, 상대가 행위 당시 만 16세 생일 전이었다면 피해자 요건도 충족합니다. 반대로 만 19세 생일 하루 전의 행위라면 이 조항의 행위자 요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사에서는 생년월일과 함께 문제 된 날짜가 가장 먼저 대조됩니다.
특히 주의할 점은 두 사람의 나이 차이가 몇 살인지는 요건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만 19세와 만 15세는 4년 정도 차이지만, 만 19세 생일이 막 지난 사람과 만 16세 생일을 며칠 앞둔 사람이라면 차이가 3년 남짓인 경우도 있고, 그래도 요건은 똑같이 충족됩니다. 연령 외에 폭행·협박, 위계·위력도 필요 없습니다.
형법 제305조 제2항은 행위 당시 만 19세 이상인 사람과 만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사람 사이의 간음·추행이라는 사실만으로 성립합니다.
2. 연애 중이었고 상대도 동의했다는 사정은 범죄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16세 미만의 동의는 법이 유효한 동의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하는 항변이 “강요한 적 없고, 상대가 먼저 원했고, 사귀는 사이였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 조항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이루어졌는지를 묻지 않습니다. 보호 대상을 아직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려운 연령으로 보고, 그 구간에서는 동의 자체를 유효한 것으로 취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조항의 합헌성도 이미 다투어졌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결정에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도 13세 미만의 사람과 마찬가지로 아직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이 성숙하였다고 보기 어렵다(헌법재판소 2024. 6. 27. 선고 2022헌바106등 결정).
즉 입법자가 16세 미만을 보호 대상으로 둔 것이 정당하다는 판단이므로, “요즘 아이들은 성숙하다”거나 “연인 사이에 국가가 개입할 일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재판에서 설득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항변은 무죄 사유가 아니라 기껏해야 양형에서 정상으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에 그칩니다.
또 하나 흔한 오해가 “상대 부모가 알면서 허락했다”, “결혼을 전제로 만났다”는 사정입니다. 부모의 묵인은 피해자 본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대신 행사하는 것이 아니고, 교제 기간이나 진지함도 구성요건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이런 사정은 오히려 양형에서 동기와 경위를 설명하는 자료로 쓰입니다.
연애·동의·부모의 묵인은 범죄 성립을 막지 못하고, 양형에서만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3. 다투어볼 수 있는 지점은 만 나이 계산과 나이에 대한 인식입니다
“15살”이라는 말만으로 요건 충족을 단정할 수 없으므로 생년월일과 행위 시점을 정확히 확정해야 합니다.
실제 사건에서 방어의 여지가 생기는 곳은 대개 두 군데입니다. 첫째는 정확한 만 나이입니다. 흔히 “15살”이라고 부르는 나이는 학년이나 연도 기준 나이인 경우가 많고, 형법상 연령은 생일을 기준으로 한 만 나이입니다. 상대가 만 13세 미만이라면 19세 이상이라는 행위자 요건 없이 제305조 제1항이 적용되어 오히려 불리해지고, 만 16세 생일이 지난 후의 행위라면 이 조항이 아예 적용되지 않습니다. 생일 전후 며칠 사이에 결론이 갈릴 수 있으므로, 관계가 있었던 날짜를 카드 내역·위치 기록·메신저 대화로 특정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둘째는 상대방의 나이에 대한 인식, 즉 고의입니다. 행위자가 상대가 16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몰랐고 알 수 없었다는 주장은 이론상 가능하지만, 실무에서는 프로필 상 나이, 교복·학교 이야기, 대화 속 학년 언급, 만나게 된 경위 등으로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사건처럼 처음부터 상대가 15세임을 알고 있었다면 고의 다툼의 여지는 사실상 없습니다.
따라서 이미 나이를 알고 있었던 사건에서는 성립 자체를 다투기보다, 수사 초기부터 어떤 정황이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를 정리하는 방향이 현실적입니다. 반대로 나이를 몰랐다고 주장하려면 첫 조사에서의 진술이 이후 번복되지 않도록 사전에 대화 기록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성립을 다투는 쟁점은 사실상 만 나이 확정과 나이 인식 두 가지이며, 둘 다 객관적 자료로 판가름납니다.
4. 형량은 강간죄의 예에 따라 징역 3년 이상이고, 부수처분이 함께 따라옵니다
집행유예가 가능한 구간이지만 법정형의 하한이 높아 감경 사유와 합의 여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제305조 제2항은 행위 유형에 따라 형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등의 예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간음이라면 강간죄의 예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구강·항문 등을 이용한 유사간음이라면 2년 이상의 유기징역, 추행이라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법정형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상해가 발생하면 제301조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올라갑니다.
법정형 하한이 3년이라 벌금형으로 끝나는 사건은 없습니다. 다만 법원이 형법 제53조에 따라 정상을 참작해 감경하면 처단형의 하한이 징역 1년 6월까지 내려가고,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하는 경우 형법 제62조에 따라 집행유예가 가능합니다. 실제로 초범이고, 반성하며, 피해자 측과 합의했는지가 집행유예 여부를 가르는 핵심 사정이 됩니다.
합의는 중요하지만 한계가 분명합니다. 이 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처벌불원서가 제출되어도 공소가 취하되거나 재판이 종결되지 않고, 어디까지나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됩니다. 또한 피해자가 아직 미성년자이므로 합의는 본인뿐 아니라 법정대리인인 부모와 진행해야 하고, 감정이 격해진 부모와 직접 연락을 취하는 것은 오히려 2차 가해 논란을 부를 수 있어 피해야 합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형벌 외에도 성폭력처벌법에 따른 신상정보 등록, 법원이 병과할 수 있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40시간 이내),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이 부수처분은 형량 못지않게 직업과 진학에 영향을 주므로 처음부터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5. 신고 이후에는 이런 절차로 진행되고, 초기 진술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휴대폰 포렌식이 이뤄지기 전에 자료를 임의로 지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의 고소·신고 접수 → ②피해자 조사와 피의자 조사, 필요시 휴대폰 압수·포렌식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만큼 피해자 진술은 영상으로 녹화되는 경우가 많고, 이 진술이 재판에서 중요한 증거로 쓰입니다.
피해자 측 신고는 관계가 깨진 뒤 뒤늦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폭력처벌법은 미성년 피해자의 공소시효를 피해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시키므로, 시간이 한참 지나도 고소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신고 전이라도 마음이 불안하다면 미리 법률 검토를 받아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경찰 연락을 받았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아래 순서로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관계가 있었던 날짜와 장소, 두 사람의 생년월일을 정확히 정리해 행위 당시 만 나이를 확정합니다.
메신저·SNS 대화와 사진, 영상 등을 삭제하지 말고 그대로 보존하고, 촬영물이나 전송물이 있는지는 별도로 점검합니다.
피해자 측에 직접 연락하지 말고, 합의 시도와 반성의 표시는 변호인을 통해 진행합니다.
삭제한 대화 기록은 포렌식으로 복구되며, 증거인멸을 시도한 사정은 구속 사유와 양형 모두에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또한 성적 영상·사진을 촬영하거나 주고받은 사실이 있다면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별도 범죄가 문제 될 수 있어 조사 전에 반드시 구분해서 대응해야 합니다.
마치며
이런 사건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는데”라는 억울함과 “설마 이게 범죄일까”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연애의 진정성이 아니라 날짜와 나이를 먼저 확인합니다.
수사를 받는 만 19세 이상 당사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해명보다 날짜 확정, 증거 보존, 피해자 측 접촉 방식 정리가 우선입니다. 첫 진술에서 한 말은 이후 번복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자녀의 피해를 알게 된 부모 입장에서도 감정에 휩쓸려 대응하기보다, 어떤 절차로 신고하고 자녀의 2차 피해를 어떻게 막을지 차분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에서 수사를 받는 쪽과 피해를 주장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몇 주의 대응에 따라 집행유예 여부와 부수처분의 범위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불안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여자친구가 먼저 사귀자고 했고 관계도 원했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제305조 제2항은 상대가 만 13세 이상 16세 미만이면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성립하고, 폭행·협박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동의는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을 뿐입니다.
Q. 제가 만 19세 생일이 지난 직후였는데, 생일 전에 한 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A. 행위 당시 만 19세 미만이었다면 제305조 제2항의 행위자 요건을 충족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관계가 있었던 날짜와 생일의 선후가 핵심 쟁점이 되고, 날짜는 객관적 자료로 특정해야 합니다.
Q. 상대가 16살이 되는 생일이 지나면 문제없는 건가요?
A. 행위 당시 만 16세 이상이었다면 이 조항으로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이전에 있었던 관계는 시간이 지나도 처벌 대상이고, 위계·위력 등이 있었다면 다른 성범죄 조항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Q. 상대 부모와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A. 끝나지 않습니다.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처벌불원서가 있어도 수사와 재판은 계속되고,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됩니다. 합의는 법정대리인과 진행해야 합니다.
Q.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성은 있습니다. 법정형 하한이 징역 3년이지만 감경 사유가 인정되면 하한이 낮아지고 집행유예가 가능합니다. 초범 여부, 반성, 합의, 관계의 경위가 판단 요소가 됩니다.
Q. 경찰에서 출석 요구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최초 진술이 이후 사건 전체의 방향을 정하고, 휴대폰 제출이나 포렌식 단계에서의 대응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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