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을 상대로 반환 판결과 압류·추심명령을 받았더라도 자금관리 대리사무계약의 집행 보류 사유가 인정되면 신탁사에 대한 지급청구는 기각될 수 있습니다. 그 판단 근거를 정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인천 법률사무소 송지 배성권 변호사입니다.
지역주택조합을 상대로 분담금 반환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신탁사에서 곧바로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압류와 추심명령까지 확보했더라도 자금관리 대리사무계약에서 정한 집행 보류 사유가 인정되면 신탁사에 대한 지급청구가 기각될 수 있습니다.
저희 사무소는 개별 사건에서 조합원뿐 아니라 조합과 신탁사도 대리하며 반환청구와 자금집행을 둘러싼 쟁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오늘은 조합과 업무대행사, 신탁사 측을 대리한 사건에서 신탁사에 대한 추심금 지급청구가 기각된 이유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가. 조합의 반환의무와 신탁사의 자금집행의무는 근거가 다릅니다
조합에 대한 판결은 조합이 조합원에게 돈을 반환해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신탁사가 사업자금을 관리한다는 이유만으로 조합의 반환채무를 그대로 떠안는 것이 아닙니다.
신탁사에 지급을 청구하려면 조합이 신탁사에 대해 어떤 채권을 가지고 있는지, 그 채권을 행사하기 위한 계약상 요건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대법원도 조합의 신탁사에 대한 채권을 압류·추심하는 경우, 신탁사는 압류 전에 조합에 주장할 수 있었던 자금집행의 절차와 요건, 범위에 관한 사유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압류·추심명령을 받았다는 사실과 실제로 지급받을 수 있다는 결론 사이에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나. 실제 사건의 청구 구조
원고 두 명은 조합과 업무대행사를 상대로 각각 5,000만 원과 4,0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고 그 판결은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조합이 신탁사에 대해 가지는 자금관리 대리사무계약상 채권에 압류·추심명령을 받고 두 가지를 함께 청구했습니다. 하나는 조합과 업무대행사가 신탁사에 자금집행요청의 의사표시를 하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신탁사가 그 요청을 받으면 자금관리계좌 범위 내에서 돈을 지급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의사표시를 구하는 상대방은 조합과 업무대행사였고, 신탁사에 대해서는 추심금 지급을 구한 구조입니다.
법원은 두 청구를 달리 판단했습니다. 조합과 업무대행사에 대해서는 자금집행요청을 할 의무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신탁사에 대한 지급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조합 등의 요청이 있더라도 신탁사가 계약에 따라 집행을 보류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즉 조합원들의 모든 청구가 기각된 사건이 아니라, 자금집행요청 청구는 인용되고 신탁사에 대한 지급청구만 기각된 사건입니다.
다. 집행 보류가 인정된 세 가지 이유
첫째, 계약에 보류 조항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 자금관리 대리사무계약은 향후 현금수지 부족이 예상되거나 차기 선순위 자금집행에 영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신탁사가 요청받은 자금의 집행을 보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조항과 실제 계좌 잔액, 압류·가압류 현황을 근거로 집행 보류가 정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둘째, 잔액과 권리제한 금액의 차이가 결정적이었습니다. 판결문이 인정한 2026년 6월 2일 기준 자금관리계좌 잔액 합계는 11,373,142원이었던 반면, 압류와 가압류 등 권리제한 금액 합계는 1,784,593,915원에 달했습니다. 계좌가 완전히 비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약 1,137만 원과 약 17억 8,459만 원이라는 현저한 불균형을, 법원은 향후 현금수지 부족을 예상할 수 있는 중요한 사정으로 평가했습니다.
셋째, 제1순위라는 문구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계약상 조합원 환불금이 제1순위 집행 항목에 포함되어 있기는 했습니다. 다만 같은 순위에 제세공과금과 신탁·대리사무보수, 소송비용 등 다른 항목도 함께 규정되어 있었습니다. 법원은 환불금만 단독으로 최우선 지급되는 구조가 아니며 환불금에도 계약상 집행 보류 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환불금이 제1순위라는 문구를 확인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집행 보류 조항까지 함께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라. 신탁사 상대 소송 전에 확인할 네 가지
아래 사정이 있다고 해서 언제나 패소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계약과 청구 구조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압류와 가압류가 다수 존재한다면 권리제한의 대상과 금액, 계약상 집행 보류 사유를 확인해야 합니다. 자금관리계좌 잔액이 부족하다면 잔액뿐 아니라 추가 자금 유입 가능성과 지급해야 할 비용, 환불금 규모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신탁사가 변경된 경우에는 새 계약의 내용과 기존 자금 및 권리·의무의 이전 여부, 새 신탁사에 청구할 근거를 정리해야 합니다. 대리사무계약이 해지된 경우라면 해지의 효력, 잔여자금 정산·반환 관계, 공탁 여부와 배당절차를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신탁사가 변경되었다면 새 신탁사 계좌에 직접 돈을 입금했는지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어떤 계약상 채권을 근거로 누구에게 지급을 구하는지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계약이 해지되었다면 종전 계약에 따른 자금집행청구가 여전히 가능한지, 정산·반환채권이나 공탁금에 관한 절차를 검토해야 하는지도 달라집니다.
마. 지급명령이나 공탁으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지급명령은 금전 지급을 구하는 절차이지만 신탁사의 계약상 항변을 없애주는 절차가 아닙니다. 신탁사가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이내에 적법하게 이의신청하면 그 범위에서 통상의 소송절차로 이어지고, 결국 자금집행 요건과 보류 사유를 다투게 됩니다.
분쟁이나 계약 해지 사유가 있으면 신탁사가 반드시 공탁해야 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원고들은 계약 해지 사유가 있으므로 신탁사가 잔액을 공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해당 계약이 일정한 분쟁 발생 시 반드시 공탁하도록 정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공탁이 이루어졌더라도 공탁의 성격과 압류한 채권의 범위, 배당절차 참가 요건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바. 판결과 회수 가능성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저희 사무소는 신탁사를 상대로 압류와 추심을 진행해 실제로 분담금을 회수한 경험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이 신탁사를 통한 회수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회수가 가능한 사건인지 판단하려면 판결문과 함께 자금관리계약, 계좌 잔액, 권리제한 현황을 모두 살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상담 시에는 반환 판결문, 압류·추심명령, 조합원 가입계약서, 확보하신 자금관리계약서를 준비해 주시면 좋습니다. 추가 소송에 필요한 비용과 실제 회수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 드리겠습니다.
인천 법률사무소 송지 배성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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