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인이 잔금 전 약속한 공사를 끝내지 못했다면, 매수인의 계약 해제 요건과 순서 | 계약일반/매매 | 로톡
매도인이 잔금 전 약속한 공사를 끝내지 못했다면, 매수인의 계약 해제 요건과 순서
법률가이드
계약일반/매매매매/소유권 등

매도인이 잔금 전 약속한 공사를 끝내지 못했다면, 매수인의 계약 해제 요건과 순서 

강대현 변호사

부동산 매매계약을 맺으면서 매도인이 "잔금 전까지 균열 보수와 방수공사를 끝내 주겠다", "잔금일 전에 증축 부분을 철거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잔금일이 다가오도록 공사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매수인은 '나는 잔금만 준비해 두면 상대방이 이행하지 않아도 해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 공사 약속이 어떤 성격의 채무인지, 이행 순서가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순서를 잘못 짚은 채 해제를 통보하면 오히려 매수인이 계약을 깬 쪽이 되어 계약금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잔금 전 약속한 공사를 매도인이 끝내지 못했을 때, 매수인이 계약을 해제하기 위해 갖춰야 할 요건과 순서를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공사 약속의 법적 성격 — 주된 채무인가, 부수적 채무인가

매매계약에서 매도인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는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갖추어 주고 목적물을 인도하는 것이고, 매수인의 기본 의무는 대금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주된 채무입니다. 반면 "잔금 전에 공사를 마친다"는 약속은 특약사항에 적힌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주된 채무에 덧붙은 부수적 채무로 평가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해제 가능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부수적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원칙적으로 계약 전체를 해제할 수 없다고 보되, 그 채무가 계약의 목적 달성에 필요불가결하고 계약을 체결할 때 매수인이 그 이행을 중요한 의미로 삼았던 경우에는 해제를 허용하는 입장입니다. 예를 들어 상가를 학원 용도로 쓰려고 산 매수인에게 용도변경에 필요한 공사가 약정되어 있었다면 그 공사는 사실상 계약 목적 그 자체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외벽 도색이나 화단 정리처럼 사용에 지장이 없는 공사라면 부수적 채무에 그치고 해제 사유로 삼기 어렵습니다.

  • 공사의 목적 — 매수인이 매수한 이유(영업·거주·개발)와 직접 연결되는지.

  • 계약서 문언 — 특약에 "반드시", "잔금 전까지" 등 기한과 확정적 의무로 적혀 있는지.

  • 대금과의 관련성 — 공사 여부가 매매대금 산정에 반영되었는지.

  • 대체 가능성 — 매수인이 직접 공사하고 비용을 정산받으면 목적을 이룰 수 있는지.

공사 약속이 해제 사유가 되는지는 공사의 이름이 아니라, 그 공사가 매수인이 계약을 맺은 목적과 얼마나 직접 연결되어 있는지로 가려진다.

이행 순서가 핵심 — 선이행 채무와 동시이행 관계의 구별

두 번째로 확인할 것은 공사 채무와 잔금 지급이 어떤 순서로 이행되기로 했는지입니다. 쌍무계약에서 양 당사자의 채무가 서로 대가관계에 있으면 민법 제536조의 동시이행 항변권이 생기고, 한쪽이 자기 채무를 제공하지 않는 이상 상대방은 지체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공사를 잔금 지급일 전까지 마친다"고 정했다면 매도인의 공사 채무는 잔금보다 먼저 이행해야 하는 선이행 채무입니다. 선이행 채무에는 상대방의 동시이행 항변권이 붙지 않으므로, 매수인이 잔금을 준비했는지와 상관없이 매도인은 기한이 지나면 이행지체에 빠집니다.

반대로 계약서에 "잔금 지급과 동시에 공사를 완료하고 인도한다"거나 "잔금일에 공사 완료 상태로 인도한다"고 되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경우 공사와 잔금은 동시이행 관계라서, 매수인이 잔금을 이행제공하지 않으면 매도인의 지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결국 '잔금 준비만 해두면 해제할 수 있다'는 말은 동시이행 관계일 때에만 의미가 있고, 선이행 채무라면 오히려 잔금 준비는 해제의 필수 요건이 아닙니다. 계약서 특약의 문구 한 줄이 매수인이 해야 할 일을 바꿔 놓는 셈이므로, 해제를 통보하기 전에 가장 먼저 특약의 기한 표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 "잔금일 전까지 공사 완료" — 선이행. 기한 도과로 지체가 성립하고 매수인의 잔금 제공은 해제의 전제가 아님.

  • "잔금 지급과 동시에 공사 완료" — 동시이행. 매수인이 잔금을 적법하게 제공해야 매도인 지체가 성립.

  • 기한 없이 "공사를 해 준다"만 적힌 경우 — 상당한 기간 내 이행을 구하는 문제가 되어 먼저 이행 시기를 정하는 절차가 필요.

잔금 준비는 '이행의 제공'이어야 한다 — 마음의 준비로는 부족하다

동시이행 관계에서 매도인의 지체를 주장하려면 매수인이 이행의 제공을 해야 합니다. 이행의 제공은 채무 내용에 따라 현실로 하는 것이 원칙이고, 대금 지급은 현금이나 수표로 지급할 수 있는 상태를 갖추고 상대방의 이행 협력만 남은 상태까지 가야 합니다. 통장에 잔고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정해진 일시·장소에 대금을 가지고 가서 지급할 수 있음을 알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상대방이 미리 이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경우에는 사정이 다릅니다. 매도인이 "공사 못 한다, 알아서 하라"고 통보했다면 매수인은 매번 현실의 제공을 반복하지 않아도 되고, 구두제공(말의 제공)이나 최고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판례의 일반적인 태도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잔금일 전에 내용증명으로 "공사 완료를 이행기까지 요구한다, 완료되면 지체 없이 잔금을 지급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취지를 남겨 두고, 잔금일에 약정된 장소에 실제로 나가 지급 의사를 보이는 방식으로 입증 자료를 만들어 둡니다.

  • 잔금 상당액을 입금 가능한 잔고 증명서나 대출 실행 확인서로 확보.

  • 잔금일 일시·장소에 출석한 사실과 매도인의 불출석·미이행을 문자·녹취로 확보.

  • 공사 현황 사진을 같은 날 촬영해 날짜가 확인되게 보관.

동시이행 관계에서는 잔금 준비가 '내 마음속 계획'이 아니라 상대방이 이행하면 곧바로 지급할 수 있는 객관적 상태로 증명되어야 한다.

민법 제544조의 순서 — 최고 후 해제, 그리고 최고가 필요 없는 경우

이행지체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민법 제544조에 따라 상대방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안에 이행이 없을 때 해제의 의사표시를 해야 합니다. 상당한 기간은 공사의 규모에 따라 달라지지만 통상 며칠에서 2주 안팎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고, 공사가 큰 규모라면 그에 맞게 길게 잡아야 최고의 효력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기간을 지나치게 짧게 잡으면 최고 자체는 유효하되 '상당한 기간 경과 후'에야 해제권이 생기는 것으로 보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예외도 분명합니다. 제544조 단서는 지체 후의 이행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즉 정기행위이거나 이행불능이 된 경우에는 최고 없이 곧바로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매도인이 공사를 포기하겠다는 확정적 이행거절을 한 때에도 최고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또 해제의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효력이 생기므로, 내용증명과 같이 도달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방식을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최고와 해제를 한 통의 서면에 담는 이른바 '정지조건부 해제 통지'도 실무에서 활용되지만, 최고 기간이 지났는지 계산이 틀리지 않도록 문구를 정밀하게 써야 합니다.

  • 최고서에 이행 대상(어떤 공사를 어느 수준까지), 이행 기간, 기간 내 미이행 시 해제하겠다는 취지를 특정.

  • 최고서는 내용증명으로 발송하고 도달일을 확인.

  • 기간 경과 후 별도의 해제 통지서를 같은 방식으로 발송.

해제 이후의 정리 — 원상회복·계약금·손해배상

해제가 유효하게 이루어지면 계약은 소급해서 소멸하고, 각 당사자는 민법 제548조에 따라 상대방을 원상으로 회복할 의무를 집니다. 매수인이 이미 계약금과 중도금을 지급했다면 매도인은 이를 반환해야 하고, 이때 받은 날부터의 법정이자도 가산해서 돌려줘야 합니다. 이미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었다면 말소등기 절차도 함께 이행해야 합니다. 원상회복의무와 매수인의 반환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있으므로, 점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인도와 대금 반환을 맞바꾸는 것이 원칙입니다.

손해배상도 별도로 문제됩니다. 민법 제551조는 해제가 손해배상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정해, 해제와 함께 지체로 입은 손해를 청구할 수 있게 합니다. 계약서에 위약금 특약이 있다면 그 약정에 따라 계약금 상당액을 위약금으로 청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약금은 민법상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 부당하게 과다하면 제398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대출 이자, 이사 비용, 다른 부동산 계약금 포기 등 구체적 손해는 증빙이 되어야 인정되므로 해제 시점부터 영수증과 계약서 사본을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해제는 계약을 끝내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받은 돈의 반환과 이자, 위약금 또는 실손해 청구까지 한 묶음으로 설계해야 실제 회수가 가능하다.

해제 대신 계약을 유지하는 선택지 — 직접 공사 후 비용 정산

모든 사안에서 해제가 최선은 아닙니다. 매수인이 해당 부동산을 꼭 사야 하는 사정이 있고 공사 범위가 한정적이라면, 계약을 유지하면서 매도인의 미이행 부분을 금전으로 정산하는 길이 더 실리적입니다. 이 경우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공사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공사비 상당액)을 청구하고, 잔금 지급일에는 그 금액을 상계하거나 잔금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정산을 요구하게 됩니다. 다만 상계는 상대방의 동의가 없으면 일방적으로 하는 데 한계가 있어 반드시 서면으로 상계 의사표시를 하고 근거 자료(공사 견적서·감정 결과)를 갖춰야 합니다.

여기서 가장 위험한 행동은 잔금을 임의로 깎아서 지급하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는 것입니다. 매도인이 선이행 의무 위반 상태라도, 매수인이 정당한 근거 없이 잔금을 미지급하면 상대방이 매수인의 이행지체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몰취하려 할 수 있습니다. 공사 미이행을 이유로 잔금을 유보하려면 동시이행 항변권이 인정되는지, 유보 금액이 공사비와 균형이 맞는지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분쟁이 길어질 것 같다면 잔금 중 일부를 법원에 공탁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매도인이 공사를 안 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해제 통보를 해도 되나요?

A. 바로 해제하면 안 되고, 원칙적으로 상당한 기간을 정한 최고를 먼저 해야 합니다. 다만 매도인이 공사를 하지 않겠다고 확정적으로 거절했거나 이행이 불가능해졌다면 최고 없이 해제할 수 있습니다. 공사가 계약 목적과 무관한 부수적 사항이라면 해제 자체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잔금을 준비해 놓기만 하면 매도인이 지체에 빠지나요?

A. 공사가 잔금일 전까지 마쳐야 하는 선이행 채무라면 잔금 준비 여부와 무관하게 기한 도과로 지체가 성립합니다. 공사와 잔금이 동시이행 관계라면 약정한 일시·장소에서 잔금을 지급할 수 있는 상태로 이행을 제공해야 합니다.

Q. 잔금일에 공사 때문에 잔금을 안 냈는데 매도인이 오히려 해제하겠다고 합니다.

A. 동시이행 항변권이 인정되는 사안이라면 매수인은 정당하게 잔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어 지체책임이 없습니다. 그러나 공사 채무가 선이행이 아니거나 미이행 부분이 경미해서 항변이 인정되지 않으면 매수인이 지체한 것으로 평가되어 계약금을 잃을 수 있습니다.

Q. 이미 중도금까지 냈다면 해제 후 어떻게 돌려받나요?

A. 해제 시 매도인은 받은 계약금·중도금을 받은 날부터 법정이자를 붙여 반환해야 합니다. 임의로 반환하지 않는다면 반환청구소송과 함께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를 병행하는 방법으로 회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Q. 위약금은 계약금의 몇 배까지 받을 수 있나요?

A. 특약에 정해진 금액이 기준이고, 통상 계약금 상당액으로 약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어 부당하게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으므로 무조건 약정액 전부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Q. 계약서에 공사 특약이 없고 말로만 약속했다면 해제할 수 있나요?

A. 계약서에 없어도 구두 약속은 증거로 입증하면 계약 내용으로 인정될 수 있으나, 입증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문자메시지, 녹취, 중개사 진술, 매도인이 공사업체와 주고받은 자료 등이 입증 수단이 됩니다.

맺음말

잔금 전 공사 약속을 매도인이 지키지 못했을 때, 매수인이 해제권을 쓸 수 있는지는 공사의 성격과 이행 순서, 그리고 최고와 해제 통지를 제대로 거쳤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잔금 준비만 해두면 된다'는 단순한 규칙은 공사와 잔금이 동시이행인 경우에만 의미가 있고, 선이행이라면 오히려 기한 도과와 최고 절차가 핵심입니다.

해제를 통보하기 전에 특약의 문구, 공사의 중요도, 지급한 대금의 규모를 먼저 점검하고, 해제 대신 정산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지도 함께 따져 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광교나 수지 일대처럼 고액 매매가 이루어지는 지역에서는 절차상 실수 한 번이 큰 금액의 손실로 이어지는 만큼, 서면을 보내기 전에 계약서 전체를 점검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6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