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공사대금 채권을 확보하려고 시공사의 발주처 대금을 압류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압류명령이 발송된 뒤 시공사가 “이 돈은 노임 몫이라 압류가 안 된다”고 맞서면서 지급을 거절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압류를 한 채권자분들은 “압류했으니 그 돈은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공사 측은 “인건비 명목이니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막상 법원에 가면 어느 쪽 생각도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압류가 금지되는 노임의 범위는 법과 계약서의 숫자로 정해지고, 그 입증 책임은 따로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건설산업기본법이 압류를 금지하는 노임채권의 범위를 도급계약서·산출내역서에 기재된 금액으로 엄격하게 산정하고 있고, 노임이라는 주장 자체는 이를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임 몫은 안 된다”는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아래에서는 시공사 공사대금 압류에서 노임 몫이 어디까지 제외되는지, 그 금액은 어떻게 계산하는지, 그리고 압류한 쪽과 막으려는 쪽이 각각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건설공사 대금 중 근로자 임금에 해당하는 부분은 압류할 수 없습니다
노임 몫이 안 된다는 말의 근거는 건설산업기본법 제88조 제1항입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88조 제1항은 건설사업자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도급금액 중 그 공사의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에 상당하는 금액은 압류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 공사’에는 하도급한 공사도 포함되므로, 원도급 시공사의 발주처 대금이든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이든 같은 보호를 받습니다.
일반 임금채권의 압류금지와는 구조가 다릅니다.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는 급료·봉급 같은 급여채권의 2분의 1만 압류하지 못하도록 해, 근로자 개인이 받을 임금이 대상입니다. 반면 건설산업기본법 제88조는 시공사가 받을 공사대금 채권 자체에서 임금 상당액을 통째로 빼냅니다. 시공사에 돈을 받을 채권이 있어도 그 안에 근로자 몫이 들어 있다고 보아 채권자에게 가져갈 자격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압류명령이 발주처, 즉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어도(민사집행법 제227조 제3항) 압류의 효력은 노임 상당 부분에는 미치지 않습니다. 압류가 금지된 부분은 추심명령이나 전부명령을 받아도 가져올 수 없고, 그 부분은 시공사가 근로자 임금으로 지급하는 데 쓰여야 합니다.
공사대금 채권이라도 근로자 임금에 해당하는 몫은 압류의 대상이 아닙니다.
2. 압류가 금지되는 노임의 범위는 산출내역서에 적힌 임금 합계로 정해집니다
‘노임 몫’은 시공사의 주장이 아니라 계약서류 숫자로 결정됩니다.
제88조 제2항은 임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범위와 산정방법을 대통령령에 맡겼고,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84조 제1항은 해당 건설공사의 도급금액 중 산출내역서에 적힌 임금을 합산하여 산정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발주자(하도급이면 수급인 포함)가 이 임금을 도급계약서 또는 하도급계약서에 분명하게 적도록 요구합니다.
대법원도 이 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압류가 금지되는 노임채권의 범위는 건설공사의 도급금액 중 산출내역서에 기재된 노임의 합산액으로서 도급계약서나 하도급계약서에 명시된 금액이라는 것입니다.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88조, 같은 법 시행령 제84조 제1항에 의하여 압류가 금지되는 노임채권의 범위는 건설공사의 도급금액 중 산출내역서에 기재된 노임의 합산액으로 도급계약서나 하도급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 금액이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4다2723 판결).
이 기준에서 실무상 중요한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시공사가 지금 실제로 지급한 인건비 규모가 아니라 계약서류에 적힌 노임 금액이 상한이 됩니다. 둘째, 계약서에 노임 항목이 없거나 산출내역서가 없다면 시공사가 노임 몫을 주장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압류 전에 상대방 시공사의 도급계약서와 산출내역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노임 몫의 크기는 산출내역서에 적힌 임금 합계가 기준입니다.
3. 임금 몫이라는 항변은 시공사가 직접 증명해야 합니다
‘전부 노임’이라는 말만으로는 압류를 막지 못합니다.
시공사나 발주처가 지급을 거절하면서 가장 자주 내세우는 말은 “그 돈은 전액 인건비로 나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는 노임인지 여부는 이를 내세우는 쪽이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앞서 본 2014다2723 판결에서도 제3채무자인 건설회사가 발주처가 직접 지급한 6억 2,700만원을 노임으로 주장했고, 하급심은 임금 이외의 금원이 섞였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대법원은 채권자가 임금 이외의 명목이 포함되었다고 다투는 이상 그 금액이 전액 임금이라는 점은 제3채무자가 증명해야 한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결국 압류하는 쪽은 상대가 “노임”이라고 말할 때 급여 대장, 임금 지급 내역, 노무비 신고 자료 같은 근거를 요구할 수 있고, 증명이 부족한 부분은 노임이 아닌 일반 공사대금으로 압류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노임 몫을 지키려는 시공사는 근로자별 임금 지급 내역을 처음부터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또한 노임이 아닌 자재대금, 장비대금, 경비, 이윤에 해당하는 부분은 제88조의 보호 대상이 아니므로 압류가 그대로 유효합니다. ‘노임 몫은 안 된다’는 말이 곧 ‘공사대금 전체가 안 된다’는 뜻이 아닌 이유입니다.
노임이라는 항변이 있어도 증명되지 않은 부분은 압류의 효력이 미칩니다.
4. 공사가 중도에 해지되었거나 기성금이 지급된 경우에는 노임 몫을 따로 계산합니다
남은 공사대금 안의 노임 몫은 이미 쓴 노임을 빼고 계산합니다.
현장에서는 공사가 끝까지 진행되지 못하고 중도에 해지되는 일이 많습니다. 이때 정산된 공사대금 중 압류가 금지되는 노임채권액은 하도급금액 산출내역서에 기재된 노임채권 중 정산합의 시까지 발생한 노임채권액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산정합니다.
정산 시까지 기성금으로 이미 받은 공사대금이 있다면 이야기가 더 복잡합니다. 대법원은 그 경우 남은 공사대금 중 압류가 금지되는 노임채권액을, 정산합의된 공사대금에서 산출내역서에 따라 산출한 노임채권액에서 이미 지급된 공사대금 중 산출내역서에 따라 산출한 노임채권액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계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다73441 판결).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압류의 효력 발생 시점입니다. 채권압류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면 압류의 효력이 생기고(민사집행법 제227조 제3항), 그 이후 제3채무자가 시공사에 지급한 돈으로 채권자에게 대항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공사도급계약의 선급금도 그 성질은 공사대금이라고 보므로, 압류가 송달된 뒤 선급금을 지급해 놓고 정산했다는 주장도 채권자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4다2723 판결).
이 때문에 중도 해지 사건에서는 압류명령이 언제 송달되었는지, 그 전에 기성금이 얼마 지급되었는지, 정산합의가 있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는 작업이 노임 몫 계산의 출발점이 됩니다.
노임 몫은 정산액에서 산출한 노임 총액에 이미 지급된 노임 분을 공제해 계산합니다.
5. 압류부터 추심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노임 몫을 확인하지 않은 채 추심에 들어가면 시간과 비용만 늘어납니다.
공사대금 채권 압류는 통상 ①관할 법원(수원 관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또는 전부명령 신청 → ②법원이 제3채무자와 채무자에게 압류명령 송달 → ③추심 또는 전부 단계에서 제3채무자가 노임 몫을 이유로 지급을 거절하면 추심금 청구소송 → ④소송에서 노임 범위와 증명 여부 판단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제3채무자가 압류된 금전채권의 전액을 공탁하면(민사집행법 제248조 제1항) 이후에는 배당 절차로 정리됩니다.
전부명령의 경우에는 다른 채권자가 먼저 압류·가압류하거나 배당요구를 한 때 효력이 없다는 점(제229조 제5항), 확정되어야 효력이 생긴다는 점(제229조 제7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압류금지 부분이 포함된 압류가 이루어졌다면 법원에 불복하는 길이 열려 있으므로, 노임 몫이 문제 되는 사건은 처음부터 압류 범위를 정리해서 접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압류를 하려는 분이든 압류를 받은 시공사든,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급계약서와 산출내역서(하도급이면 하도급계약서)에 노임이 얼마로 적혀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압류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짜와, 그 전후로 지급된 기성금·선급금 내역을 정리합니다.
노임으로 지급되었다는 금액의 근로자별 급여 대장과 입금 내역이 실제로 있는지 대조합니다.
이 자료가 갖춰지면 압류가 미치는 범위와 실제로 회수 가능한 금액을 비교적 분명하게 가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공사대금 분쟁은 “어차피 현장에서 오래 일한 사이인데”, “노임이라고 하니 건드리면 안 되는 돈 같다”는 막연한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압류를 한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말하는 ‘노임’이 계약서류상 얼마인지, 그리고 그 주장이 증명되는지부터 따져 보아야 합니다. 숫자가 분명해질수록 어디까지 추심이 가능한지가 선명해집니다.
반대로 압류를 받은 시공사 입장에서도 “노임이니 안 된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산출내역서의 노임 항목과 실제 임금 지급 자료가 갖춰져 있어야 근로자 몫을 지킬 수 있습니다.
저는 공사대금 분쟁에서 대금을 받아야 하는 쪽과 압류를 받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계약서류 한 장과 압류 송달일 하루가 결론을 완전히 바꾸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압류 범위와 노임 몫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시공사 공사대금 전부가 압류 안 되는 건가요?
A. 아닙니다. 압류가 금지되는 것은 도급금액 중 근로자 임금에 상당하는 금액뿐입니다. 자재대금·장비대금·경비·이윤 등 나머지 부분은 압류의 효력이 미칩니다.
Q. 노임 몫이 얼마인지는 어떻게 정해지나요?
A.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84조에 따라 도급금액 산출내역서에 적힌 임금을 합산해 정합니다. 시공사가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서류에 명시된 금액이 기준입니다.
Q. 시공사가 전액 노임이라고 주장하면 어떻게 하나요?
A. 대법원은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는 노임인지는 이를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급여 대장과 임금 지급 내역으로 증명되지 않는 부분은 일반 공사대금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Q. 압류명령이 송달된 뒤 시공사가 선급금을 지급했다는데 인정되나요?
A.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선급금의 성질이 공사대금이라고 보므로, 압류가 송달된 뒤의 지급이나 정산을 채권자에게 주장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Q. 공사가 중도 해지되었는데 노임 몫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A. 정산합의된 공사대금에서 산출내역서에 따라 산출한 노임액을 구하고, 이미 지급된 기성금 중 같은 방식으로 산출한 노임액을 공제해 계산합니다. 압류 송달일과 기성금 지급일을 정리해야 정확히 가늠됩니다.
Q. 압류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A. 도급계약서와 산출내역서의 노임 항목, 발주처와 시공사 사이의 대금 지급 현황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자료에 따라 추심 가능한 금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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