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건설 현장과 토목 공사장에서 굴착기 기사가 약물에 취한 채 작업하다 적발되거나 사고를 내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담에서 만나는 기사분들은 “현장 안에서만 움직였으니 도로교통법과는 상관없다”, “졸피뎀 한 알 먹은 정도라 작업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생각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동료의 신고나 사고로 수사가 시작되면 건설기계관리법, 도로교통법, 마약류관리법이 한꺼번에 거론되고, 조종사면허까지 걸려 생계가 흔들리는 상황에 놓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약물운전죄를 실제로 운전을 못 하는 상태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만 있으면 성립하는 위태범으로 보고 있습니다. 굴착기는 작업 반경이 좁다는 사정이 방어 논리가 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아래에서는 약물 상태로 굴착기를 조종했을 때 적용되는 법과 형량, 면허에 미치는 영향, 수사 단계에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굴착기도 도로교통법상 운전자와 같은 기준으로 약물 규제를 받습니다
굴착기는 조종사면허 대상이지만, 약물 규제는 자동차와 똑같이 적용됩니다.
굴착기를 조종하려면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에 따라 건설기계조종사면허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굴착기는 도로교통법과 무관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대상을 정하면서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까지 ‘자동차등’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정의는 약물운전을 금지하는 제45조에도 그대로 쓰입니다.
또 하나 오해하는 부분이 장소입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는 “운전”을 원칙적으로 도로에서의 사용으로 정의하면서도, 제44조·제45조·제148조의2의 경우에는 도로 외의 곳까지 포함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공사장 안, 사유지 안에서 굴착기를 움직였다고 해서 도로교통법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건설기계관리법 제27조의2 제1항이 별도로 “술에 취하거나 마약 등 약물을 투여한 상태”에서의 조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3항은 금지 약물의 종류와 측정방법을 도로교통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르도록 하므로, 약물의 범위는 도로교통법 제2조 제35호, 즉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와 환각물질이 기준입니다.
굴착기를 조종했다는 사실만으로 건설기계관리법과 도로교통법 두 갈래의 약물 규제를 모두 받습니다.
2. 건설기계관리법은 약물 조종을 최대 징역 10년까지 처벌합니다
술 취한 조종은 3년 이하인 반면, 약물 조종은 10년 이하로 훨씬 무겁습니다.
건설기계관리법 제40조 제1항 제1호는 마약 등 약물을 투여한 상태에서 건설기계를 조종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이 술에 취한 상태의 조종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한 것과 비교하면, 법이 약물 조종을 얼마나 무겁게 보는지 알 수 있습니다.
처벌 대상은 기사 본인에 그치지 않습니다. 제27조의2 제2항에 따라 약물 상태의 조종사가 건설기계를 조종하는 것을 알고도 말리지 않았거나 조종하도록 지시한 고용주도 같은 형으로 처벌되고, 제43조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이나 개인 사업주에게도 벌금형이 과해질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문제 되는 것은 “몰랐다”는 주장입니다. 현장소장이나 장비 임대업자가 기사의 상태를 알고도 작업을 시켰는지는 작업 지시 내역, 문자·통화 기록, 동료 진술로 가려지므로, 고용주 쪽도 기사와 이해가 갈리는 지점에서 별도로 방어를 준비해야 합니다.
약물 조종은 술 취한 조종보다 형의 상한이 세 배 이상 높고, 고용주도 같은 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도로교통법 약물운전죄는 실제로 운전을 못 하는 상태가 아니어도 성립합니다
증상이 없었다는 항변만으로는 약물운전죄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도로교통법 제45조 제1항은 과로·질병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의 운전을 금지하고, 제148조의2 제5항은 이를 위반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내에 다시 위반하면 제148조의2 제4항에 따라 2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됩니다.
경찰공무원은 제45조 제2항에 따라 약물 영향이 의심되는 운전자에게 타액 간이시약검사 등으로 약물 복용 여부를 측정할 수 있고, 운전자는 이에 응해야 합니다. 측정을 거부하면 제148조의2 제6항에 따라 역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며, 제93조 제1항 제4호의2에 따라 운전면허 취소 사유가 됩니다.
법원은 이 죄의 성립 범위를 다음과 같이 넓게 봅니다.
약물 등의 영향으로 인하여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을 하면 바로 성립하고, 현실적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상태’에 이르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도11272 판결).
이 판결은 필로폰을 투약한 뒤 자동차를 운전한 사건으로 개정 전 도로교통법을 적용한 것이지만, 위태범이라는 법리는 현행 제45조에도 그대로 통용됩니다. 해당 판결은 투약 증상이 나타나는 통상적인 수량을 투약하고 근접한 시간 내에 운전했다면 성립하고, 운전 당시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는 피고인의 진술만으로는 성립을 막을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지장이 없었다”는 본인의 느낌은 약물운전죄를 막지 못하고, 투약과 조종 시각의 근접성이 핵심 쟁점입니다.
4. 약물 투약 자체와 면허 처분은 형사처벌과 별개로 따라옵니다
조종 혐의와 별도로 투약죄, 조종사면허 취소, 결격기간이 함께 문제됩니다.
약물을 어떻게 투여했는지에 따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 별도로 성립합니다.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마약이나 필로폰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면 제60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대마를 사용하면 제61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투약행위와 조종행위는 서로 다른 행위이므로 따로 성립합니다.
행정처분도 이어집니다. 건설기계관리법 제28조 제8호는 마약 등 약물을 투여한 상태에서 건설기계를 조종한 경우 조종사면허를 반드시 취소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27조 제5호에 따라 취소된 날부터 1년이 지나지 않으면 다시 면허를 받을 수 없습니다. 도로교통법상 운전면허도 제93조 제1항 제4호가 약물운전을 필요적 취소 사유로 삼고 있으며, 약물운전 중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에는 제82조 제2항 제6호에 따라 결격기간이 2년으로 늘어납니다.
수사에서는 투약 사실을 어떻게 입증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소변검사 양성 반응이 나와도 그것이 조종 시점의 투약을 뜻하는지가 다투어지고, 모발감정은 대법원이 증명력에 한계를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모발감정결과만을 토대로 마약류 투약기간을 추정하고 유죄로 판단하는 것은 신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도8024 판결).
모발은 성장속도에 개인차가 있고 투약가능기간이 수십 일에서 수개월에 걸쳐 추정되므로, 공소사실에 적힌 특정 일시의 투약과 조종을 연결하는 증거가 충분한지 하나씩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형사처벌, 투약죄, 면허 취소가 각각 별개로 진행되므로 세 갈래 모두에 대비해야 합니다.
5. 적발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조사에서 약물 종류, 복용 시각, 조종 시각을 어떻게 진술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약물 조종 사건은 통상 ①현장 신고나 사고 출동 시 경찰의 타액 간이시약검사(수원 지역 현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②소변·모발 등 정밀 감정과 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조종사면허 처분은 시장·군수·구청장이 별도 절차로 진행합니다.
수사기관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아래 순서로 사실관계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복용한 약물이 무엇인지, 의사 처방을 받은 약인지, 처방전과 진료기록으로 확인되는 복용량과 마지막 복용 시각을 정리합니다.
굴착기를 조종한 정확한 시각과 시간, 작업일지·현장 CCTV·장비 가동 기록으로 복용 시점과의 간격을 확인합니다.
사고나 피해가 있었는지, 고용주나 현장소장의 작업 지시가 있었는지 정리해 진술 방향을 정합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투약 시점과 조종 시점의 연결 고리, 약물의 영향 정도, 반성과 재발방지 노력을 정리해 대응하면 처분과 양형에서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며
약물 문제는 부끄럽다는 생각 때문에 혼자 해결하려다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굴착기 기사에게는 형사처벌보다 조종사면허 취소가 먼저 생계를 위협합니다.
약물 조종으로 입건된 기사 입장에서는 투약 경위와 처방 여부, 조종 시각과의 간격을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작업을 지시한 고용주나 현장 책임자 입장에서도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실제로 알 수 있었는지가 증거로 따져집니다.
저는 약물·교통 관련 형사 사건에서 입건된 쪽과 사업주 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 하나가 처분과 양형을 갈라놓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불안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조사를 받기 전 마지막 선택의 순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사장 안에서만 굴착기를 움직였는데도 도로교통법이 적용되나요?
A. 적용될 수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는 제44조·제45조·제148조의2의 경우 도로 외의 곳도 운전에 포함하므로, 사유지나 공사장 내부라는 이유만으로 약물운전죄가 배제되지 않습니다.
Q. 감기약이나 수면제를 먹고 조종해도 처벌되나요?
A. 약물의 범위는 도로교통법 제2조 제35호에 따라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와 환각물질입니다. 다만 일반 약이라도 과로·질병 등으로 정상적으로 조종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라면 면허 처분 사유가 될 수 있어 조종을 쉬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약을 먹은 뒤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약물운전죄를 위태범으로 보아 현실적으로 운전을 못 하는 상태에 이르지 않아도 우려만 있으면 성립한다고 봅니다.
Q. 술에 취한 조종과 약물 조종 중 어느 쪽이 더 무겁나요?
A. 건설기계관리법상 약물 조종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술에 취한 조종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약물 쪽이 훨씬 무겁습니다.
Q. 조종사면허가 취소되면 언제 다시 받을 수 있나요?
A. 건설기계관리법 제27조 제5호에 따라 약물 조종으로 취소된 날부터 1년이 지나야 다시 면허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사이 조종하면 별도로 처벌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Q. 고용주도 처벌되나요?
A. 약물 상태의 조종을 알고도 말리지 않았거나 조종을 지시한 고용주는 건설기계관리법 제40조 제1항 제2호로 기사와 같은 형을 받을 수 있고, 법인이나 사업주에게는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형이 과해질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약물 종류와 복용·조종 시각에 관한 초기 진술이 이후 감정 결과와 맞물려 사건 방향을 정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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