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야간 도로에서 친구들끼리 차를 몰고 나가 속도 경쟁을 하다가 단속에 걸리거나 사고로 이어지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운전대를 잡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심하던 동승자가 적지 않았습니다. “나는 운전을 안 했으니 책임 없다”, “그냥 옆에서 분위기만 맞춰 준 것이다”, “더 밟으라고 한 건 농담이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경찰 조사에서 동승자의 메시지, 블랙박스 음성, 촬영 영상이 나오면서 참고인이 아니라 피의자로 입건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동승자의 책임은 운전자와 같은 방식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도로교통법이 동승자를 직접 규율하는 조항이 있고, 형법상 교사·방조·공동정범이 따로 있으며, 어떤 행위를 했는지, 폭주 차량이 몇 대였는지, 사고가 났는지에 따라 적용 법조가 완전히 갈립니다.
아래에서는 폭주 차량에 타서 부추긴 동승자가 어떤 경우에 어떤 죄로 처벌되는지, 그리고 조사를 받게 되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법조문과 법리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운전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동승자의 책임은 운전 여부가 아니라 ‘무슨 행위를 했는가’로 정해집니다.
형사책임은 운전면허나 운전석 착석 여부에서 출발하지 않습니다. 법은 범죄를 직접 실행한 사람뿐 아니라, 실행하도록 결의를 일으킨 사람(교사), 실행을 도와준 사람(방조), 함께 역할을 나눠 실행한 사람(공동정범)을 각각 처벌합니다.
폭주 사건에서 동승자는 보통 세 가지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첫째, 옆자리에서 “더 밟아라”, “앞차 따라잡아라”라고 말로 부추기는 경우입니다. 둘째, 속도 경쟁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거나 생중계하며 분위기를 띄우는 경우입니다. 셋째, 운전자와 함께 경주 상대·구간·시간을 정하는 등 폭주 자체를 기획한 경우입니다. 이 셋은 적용되는 죄명과 형이 서로 다릅니다.
수사기관은 동승자 본인의 진술보다 객관 자료를 먼저 봅니다. 차량 블랙박스의 음성 파일, 메신저 대화방의 사전 약속, 촬영 영상의 업로드 내역이 동승자의 역할을 가르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동승자라는 신분 자체가 면책 사유가 아니며, 책임은 그 사람이 한 행위의 내용으로 판단됩니다.
2. 폭주를 주도한 동승자는 도로교통법이 직접 처벌합니다
공동 위험행위를 ‘주도’한 동승자는 운전자와 같은 법정형으로 처벌받습니다.
도로교통법 제46조는 2명 이상이 공동으로 2대 이상의 자동차등을 정당한 사유 없이 앞뒤 또는 좌우로 줄지어 통행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끼치거나 교통상의 위험을 발생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같은 조 제2항에서 동승자를 따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등의 동승자는 제1항에 따른 공동 위험행위를 주도하여서는 아니 된다(도로교통법 제46조 제2항).
이를 위반해 공동 위험행위를 하거나 주도한 사람은 도로교통법 제150조 제1호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운전자와 주도한 동승자의 법정형이 같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요건을 정확히 봐야 합니다. 먼저 자동차등이 2대 이상이어야 합니다. 한 대의 차량이 혼자 과속하는 경우에는 제46조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동승자의 행위가 단순한 동조가 아니라 ‘주도’의 수준이어야 합니다. 경주 상대와 장소를 정하거나, 대열을 이끌거나, 운전자들에게 속도를 올리라고 지시하는 등 폭주의 흐름을 만든 사람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옆에서 한두 마디 거든 정도는 주도로 보기 어려워 다른 조항으로 넘어갑니다.
실무에서는 신고 영상과 CCTV로 차량 번호를 특정한 뒤 운전자를 조사하고, 그 진술과 차량 내부 영상에서 동승자의 역할이 드러나 입건되는 순서가 많습니다.
2대 이상의 차량이 연루된 폭주를 지시하고 이끈 동승자는 운전을 하지 않았어도 제46조 제2항으로 직접 처벌됩니다.
3. 차량이 한 대여도 부추겼다면 교사범이나 방조범이 될 수 있습니다
제46조가 적용되지 않는 단독 폭주에서도 부추김은 형법상 교사·방조로 처벌됩니다.
차량이 한 대뿐이어서 공동 위험행위가 성립하지 않아도 동승자가 면책되는 것은 아닙니다. 도로교통법 제46조의3은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제한속도 초과, 안전거리 미확보 등 법이 정한 행위 중 둘 이상을 연달아 하거나 하나를 반복해 다른 사람에게 위협이나 위해를 가하는 난폭운전을 금지하고, 제151조의2는 이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동승자가 이 난폭운전을 하도록 부추겼다면 형법 총칙이 개입합니다.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처벌한다. 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한다(형법 제32조).
교사와 방조는 구별해야 합니다. 형법 제31조의 교사범은 아직 범행을 결의하지 않은 사람에게 결의를 일으켜 범죄를 하게 한 경우로서, 정범과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반면 이미 속도를 낼 마음이 있는 운전자에게 “더 밟아”라고 외치며 용기를 북돋은 정도는 심리적 방조에 가깝고, 종범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됩니다. 대법원은 방조가 정범의 실행을 용이하게 하는 직접적·간접적 행위이면 족하다고 보고, 말과 응원 같은 정신적 지원도 포함시키지만, 동승자가 정범의 범행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요구합니다.
다만 방조·교사는 고의범에 대해서만 성립합니다. 난폭운전이나 공동 위험행위는 고의범이라 부추긴 동승자를 방조·교사로 처벌할 수 있지만, 사고로 사람이 다친 부분은 운전자의 업무상과실로 평가되므로 동승자에게 그대로 옮겨 가지 않습니다. 이 구분은 다음 섹션에서 다룹니다.
교사는 정범과 같은 형, 방조는 감경이므로 동승자의 말과 행동이 결의를 만든 것인지 거든 것인지가 형량을 가릅니다.
4. 사고가 나면 동승자의 책임 구도가 달라지고 형량이 커집니다
사망·상해 결과가 있으면 운전자는 중과실 사고로, 동승자는 고의 여부로 평가가 갈립니다.
폭주 중 사고로 사람이 다치거나 숨지면 운전자는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으로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제한속도를 시속 20킬로미터 넘게 초과한 과속,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등은 12대 중과실에 해당하여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어도 피해자와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공소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합의는 양형에서만 참작됩니다.
동승자는 사정이 다릅니다. 과실범에 대한 교사·방조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사고 결과를 이유로 동승자를 곧바로 교사범이나 방조범으로 처벌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두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하나는 동승자가 운전자와 함께 폭주를 사전에 모의하고 서로 역할을 나눈 경우로, 이때는 공동정범이 문제 됩니다. 다른 하나는 결과를 감수하겠다는 인식까지 있었다고 볼 만한 정황으로, 사망 가능성을 알면서도 계속 부추겼다면 미필적 고의가 다투어집니다.
그와 별개로 앞서 본 제46조 제2항과 난폭운전 방조는 사고 여부와 관계없이 성립합니다. 따라서 사고가 나면 동승자는 처벌 조항이 하나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공동 위험행위 주도 혐의에 결과 책임 여부가 더해져 조사 범위가 넓어집니다. 민사에서도 폭주를 부추긴 동승자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피해 규모가 클수록 구속 여부와 실형 가능성이 높아지고, 초범 여부와 반성, 피해 회복은 양형에서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5.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절차와 확인 순서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동승자가 한 말과 행동의 기록을 먼저 정리해야 ‘주도’와 ‘동조’가 구별됩니다.
폭주 사건은 통상 ①신고 접수 및 영상 확보(수원 지역이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교통조사팀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②운전자·동승자 소환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공동 위험행위는 약식명령으로 벌금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동승자가 주도한 정황이 뚜렷하거나 사고가 겹치면 정식재판으로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사를 앞둔 동승자는 기억만으로 진술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폭주 당시 차량이 몇 대였는지, 내가 탄 차량이 다른 차량과 함께 움직였는지를 먼저 정리합니다. 2대 이상이 아니면 제46조 적용 여부부터 달라집니다.
사전 약속이나 당일 대화가 담긴 메신저 기록, 내가 촬영하거나 올린 영상과 게시물을 확인합니다. 이 자료가 주도인지 동조인지를 가르는 핵심입니다.
내가 실제로 한 말과 행동을 시간 순서로 적어 둡니다. 속도를 요구했는지, 만류했는지, 중간에 내리려 했는지가 방조와 교사, 무혐의를 가릅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동승자의 행위가 어느 조항에 해당하는지 선별해 대응하면, 과도하게 높은 죄명으로 입건되는 것을 막고 적용 법조와 양형 방향을 초기에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동승자는 “운전한 건 내가 아니니까”라는 생각 때문에 조사 통보를 받고도 대응을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사이 운전자가 먼저 진술하며 동승자가 시켰다고 말하면 불리한 구도가 만들어집니다.
폭주를 부추겼다는 의심을 받는 동승자 입장에서는 내가 한 말이 주도인지 단순 동조인지, 차량이 몇 대였는지, 사고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구분해 방어 논리를 세워야 합니다. 같은 현장에 있었다고 모두 같은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폭주 차량 때문에 피해를 입은 쪽에서도 운전자뿐 아니라 부추긴 동승자의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형사 고소와 민사 손해배상을 함께 설계해야 실질적인 회복이 가능합니다.
저는 교통 관련 형사 사건에서 운전한 쪽과 동승한 쪽, 가해자 측과 피해자 측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적용 법조 선택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저는 운전을 하지 않았고 그냥 옆자리에 앉아 있었는데도 처벌되나요?
A. 단순히 탑승만 했다면 처벌되지 않습니다. 다만 속도를 요구하거나 경주를 기획하는 등 적극적으로 부추겼다면 교사·방조나 공동 위험행위 주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동승자도 공동 위험행위로 벌금을 내나요?
A. 2대 이상의 차량이 함께 폭주했고 동승자가 이를 주도했다면 도로교통법 제150조 제1호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가능합니다. 단순 동조는 주도로 보기 어렵습니다.
Q. 차가 한 대뿐이면 아무 책임이 없나요?
A. 아닙니다. 공동 위험행위는 성립하지 않아도 난폭운전을 부추겼다면 교사 또는 방조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난폭운전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Q. 말로만 “더 밟아”라고 했는데도 방조인가요?
A. 정신적 지원도 방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운전자가 이미 결의한 상태였는지, 동승자가 범행을 인식했는지가 다투어지고, 방조는 정범보다 형이 감경됩니다.
Q. 사고로 사람이 다쳤다면 동승자도 같이 처벌되나요?
A. 운전자의 업무상과실 부분은 동승자에게 그대로 옮겨 가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사전 모의로 공동정범이 되는지, 결과를 감수한 미필적 고의가 있는지가 다투어질 수 있고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따로 문제 됩니다.
Q. 경찰에서 동승자 조사 통보가 왔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내 역할이 어떻게 기록되느냐가 주도인지 동조인지를 가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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