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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유예됐던 일로 몇 년 뒤에 다시 기소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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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유예됐던 일로 몇 년 뒤에 다시 기소됐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몇 년 전 기소유예 처분으로 끝난 줄 알았던 일이 갑자기 다시 문제가 되어, 경찰이나 검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았다거나 법원에서 재판 통지서가 날아왔다는 상담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당시 처분을 받은 분들은 대부분 “기소유예면 사실상 무죄 아닌가요”, “그때 다 끝났다고 했는데 설마 다시 기소하겠어요”라고 생각하며 지내 왔습니다. 처분서에 ‘혐의 없음’이 아니라 ‘혐의는 인정되나 기소하지 않는다’는 취지가 적혀 있다는 점은 기억하지 못한 채, 몇 년이 지나 같은 사건으로 다시 기소되자 당황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기소유예는 판결이 아니므로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없고, 검사가 사건을 다시 살펴 기소하더라도 그 기소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공소시효가 남아 있고 다시 수사할 사정이 생겼다면, 몇 년 뒤의 기소도 법적으로 가능합니다.

아래에서는 기소유예된 사건이 왜 다시 기소될 수 있는지, 어떤 경우에 실제로 재기소가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재기소 통보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기소유예는 유죄도 무죄도 아닌 처분이어서 다시 기소될 수 있습니다

기소유예는 확정판결이 아니라 검사의 불기소 처분일 뿐이며, 일사부재리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고 소송조건도 갖추어졌지만, 검사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기로 한 처분입니다. 근거 조문은 형사소송법 제247조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검사는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47조).

형법 제51조가 정하는 사항은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입니다. 즉 기소유예는 “죄가 없다”는 판단이 아니라 “죄는 있으나 이번에는 봐준다”는 판단이고, 그 판단은 당시의 사정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일사부재리는 법원의 확정판결이 있는 사건에 다시 공소를 제기하지 못하게 하는 원칙입니다. 기소유예는 법원이 재판한 것이 아니라 검사가 한 처분이므로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1983. 12. 27. 선고 83도2686 판결은 검사가 절도죄에 관하여 일단 기소유예 처분을 한 것을 그 후 다시 재기하여 기소하더라도 기소의 효력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보았고, 일사부재리 위반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기소유예를 받은 사람이 “이미 처분받은 사건”이라는 이유만으로 재기소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재기소를 다투려면 일사부재리가 아니라 공소시효, 증거 부족, 처분 이후 달라진 사정 같은 다른 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기소유예는 사건이 끝났다는 확정이 아니라, 기소를 미뤄 두겠다는 검사의 판단입니다.


2.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면 몇 년이 지나도 기소할 수 있습니다

시효는 기소유예 기간과 상관없이 범행이 끝난 때부터 계속 흘러갑니다.

재기소의 현실적인 한계선은 공소시효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은 시효가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253조 제1항은 시효가 공소의 제기로 정지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기소유예 처분은 공소 제기가 아니므로 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시효가 멈추거나 새로 시작되지 않습니다. 다만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기간에는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시효가 정지됩니다.

시효 기간은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이 법정형의 장기를 기준으로 나누어 정합니다.

장기 10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7년, 장기 5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 장기 10년 이상의 자격정지 또는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5년(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4호·제5호).

예를 들어 절도죄(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는 장기 10년 미만이므로 7년, 단순 폭행죄(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는 장기 5년 미만이므로 5년이 지나야 시효가 완성됩니다. 사기죄처럼 장기가 10년 이상인 범죄는 10년이 적용됩니다. 기소유예를 받은 때가 아니라 범행이 끝난 날이 기준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기소유예를 받고 3~4년이 지났더라도 범행일로부터 시효 기간이 지나지 않았다면 아직 기소가 가능한 상태입니다. 반대로 범행일을 기준으로 시효가 이미 완성되었다면 재기소는 면소 판결로 이어지므로, 재기소 통지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계산해 볼 항목이 시효입니다.


3. 사건이 다시 열리는 경우는 대체로 세 가지로 나뉩니다

고소인의 불복, 조건부 기소유예 위반, 새로운 증거나 새로운 범행이 재기소의 전형적인 계기입니다.

첫째는 피해자나 고소인이 기소유예에 불복하는 경우입니다. 고소인은 검찰 항고를 거쳐 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60조). 법원이 신청이 이유 있다고 보아 공소제기를 결정하면 이 결정에는 불복할 수 없고, 사건을 송부받은 검사는 지체 없이 공소를 제기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262조 제2항 제2호, 제4항, 제6항). 이때는 검사의 재량이 아니라 법원의 결정에 따라 기소가 이루어지므로 중간에 막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둘째는 조건부 기소유예를 받은 뒤 조건을 지키지 않은 경우입니다. 치료 명령, 교육 이수, 피해 회복 같은 조건을 달아 받은 기소유예는 이행하지 않으면 검사가 처분을 되돌려 재기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행 사실을 증명할 서류가 없으면 방어가 어려워집니다.

셋째는 처분 이후 새로운 증거가 나오거나 같은 유형의 범행이 다시 발생한 경우입니다. 기소유예는 “이번 한 번”을 전제로 한 판단이므로, 다른 사건 수사 중에 이전 사건의 증거가 나오거나 비슷한 범행으로 다시 입건되면 이전 사건까지 함께 재기되어 병합 수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여러 명이거나 금전 피해가 쌓인 사건에서 자주 나타납니다.

어느 경우든 재기소는 “예전 처분이 취소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검사가 다시 사건을 들여다보기로 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어떤 계기로 사건이 다시 열렸는지 파악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재기소의 계기가 고소인의 불복인지, 조건 위반인지, 새로운 증거인지에 따라 방어 전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4. 재기소되면 기소유예 때 유리했던 사정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한 번 선처를 받은 전력은 두 번째 판단에서 재범 위험과 반성 부족의 근거로 읽힙니다.

기소유예는 전과가 아니므로 형의 선고 기록에는 남지 않지만, 수사기관의 수사 기록과 전산에는 남아 있습니다. 같은 사건이 재기되거나 비슷한 사건으로 다시 입건되면, 검사와 판사는 “이미 한 번 기회를 주었다”는 사정을 형법 제51조가 정하는 범행 후의 정황과 성행을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합니다.

그 결과 처음에는 기소유예가 가능했던 사건도 재기 후에는 약식기소나 정식기소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벌금형 선고를 받으면 그때부터는 전과가 됩니다. 사건의 법정형이 같더라도 초범으로서 받는 선처와 이전 처분이 있었던 사람이 받는 양형은 다르게 평가됩니다.

또한 처분 이후 시간이 지났다는 사정, 피해를 회복했는지, 합의서를 받았는지 같은 요소는 재기소 후 양형에서 여전히 유리한 사정으로 다시 제출할 수 있습니다. 기소유예 때 낸 자료를 그대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처분 이후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여 주는 새 자료를 갖춰야 효과가 있습니다.

한편 기소유예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으로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있으나,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이라는 기간 제한이 있습니다. 이미 재기소가 된 뒤라면 이 방법으로 다툴 실익은 거의 없습니다.


5. 재기소 통지를 받았다면 절차와 기한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소환장인지 약식명령인지에 따라 대응 기한이 다르므로 받은 서류의 종류부터 구별해야 합니다.

재기된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또는 검사의 출석 요구 → ②피의자 조사 → ③검사의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의 재판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미 기소유예 때 조사를 받았더라도 재기 후에는 새로 조사받는 것이 원칙이고, 이전 진술과 달라지면 신빙성 문제가 생기므로 이전 진술 내용을 반드시 확인하고 임해야 합니다.

검사가 벌금형을 구하는 약식기소를 하면 법원이 서류만 보고 약식명령을 내리는데, 이 명령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으면 확정됩니다(형사소송법 제453조 제1항). 기간을 놓치면 되돌릴 방법이 거의 없으므로 우편물을 받은 날짜를 반드시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재기소 통지를 받았다면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범행 일시와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는지부터 계산하고, 기소유예 처분서와 사건 처분 결과 자료를 확보해 이전 사건과 이번 사건이 같은 범죄사실인지 대조합니다.

  2. 사건이 다시 열린 계기가 고소인의 불복인지, 조건 위반인지, 새로운 증거나 범행인지 확인하고 그에 맞춰 조사 전에 진술 방향을 정리합니다.

  3. 기소가 이루어졌다면 기록 열람·등사로 새 증거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피해 회복·합의 자료와 처분 이후의 생활 사정을 양형 자료로 준비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가 있어야 검사에게 재처분을 요청하거나, 재판에서 양형 사유를 주장할 때 실질적인 차이가 만들어집니다.


마치며

기소유예를 받은 분들은 “그때 이미 정리된 일”이라고 생각해 오래된 서류를 버리거나 당시 상황을 기억에서 지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재기소 통지를 받고 나서야 허둥대며 대응이 늦어지곤 합니다.

처분을 받았던 피의자 입장에서는 시효 계산과 당시 서류 확보가 가장 먼저입니다. 처분 이후 피해 회복이나 생활 변화를 보여 주는 자료가 많을수록 재처분이나 양형에서 달라질 여지가 생깁니다.

반대로 기소유예에 불복해 재수사를 요구하는 피해자 입장에서도 막연한 억울함보다 어떤 증거가 새로 있는지, 항고와 재정신청 기한을 지키고 있는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저는 형사 사건에서 피의자와 피해자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기소유예 사건이라도 시효와 재기 계기, 제출 자료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다 끝난 일이라고 생각했던 사건이 다시 열렸다면, 지금이 대응 방향을 정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입니다. 초기 단계부터 함께 정리하고 싶으시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소유예를 받으면 전과가 남지 않으니 같은 사건으로 다시 기소될 일은 없는 것 아닌가요?

A. 전과가 남지 않는 것과 재기소가 불가능한 것은 별개입니다. 기소유예는 확정판결이 아니어서 일사부재리가 적용되지 않으며,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면 검사가 사건을 다시 열 수 있습니다.

Q. 기소유예 후 몇 년이 지나면 다시 기소할 수 없나요?

A. 기간은 기소유예 시점이 아니라 범행이 종료된 때부터 법정형에 따른 공소시효(형사소송법 제249조)로 계산합니다. 절도처럼 장기 10년 미만이면 7년, 단순 폭행처럼 장기 5년 미만이면 5년이 지나야 시효가 완성됩니다.

Q. 기소유예를 받았는데 피해자가 항고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되나요?

A. 고소인은 항고를 거쳐 재정신청까지 할 수 있고,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여 공소제기를 결정하면 검사는 그에 따라 기소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합의와 피해 회복이 사건의 방향을 바꾸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입니다.

Q. 약식명령을 받았는데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A. 약식명령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입니다. 7일을 넘기면 명령이 그대로 확정되어 벌금형 전과가 남게 되므로 기한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Q. 기소유예 처분 자체가 억울한데 취소를 구할 수 있나요?

A.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라 헌법소원으로 다툴 수 있으며,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 안에 청구해야 합니다. 이미 재기소가 된 뒤라면 재판에서 다투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Q. 재기소 통지를 받으면 변호사는 언제 선임하는 것이 좋을까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이전 사건 진술과의 일관성, 시효 계산, 재기 계기 파악이 조사 전에 정리되어야 진술이 사건의 방향을 불리하게 바꾸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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