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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가 기습적으로 만졌어도 업무상위력추행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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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가 기습적으로 만졌어도 업무상위력추행이 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식 자리, 엘리베이터, 사무실 복도처럼 직장 안팎의 일상 공간에서 상사가 부하 직원의 신체를 갑작스럽게 만졌다는 이유로 고소가 이어지는 사건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상담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분들은 “갑자기 만진 거라 위력을 쓴 건 아니지 않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하시고, 반대로 지목된 상사분들은 “순간적인 스킨십이었다”, “친근함의 표시였다”, “부하 직원이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안 했다”며 처벌되지 않을 것이라 안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고소가 접수되면 조사 단계에서 이 말들이 오히려 불리한 정황으로 쓰이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이 반드시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필요는 없다고 보았고, 갑작스러운 신체 접촉 그 자체가 추행에 해당하는 이른바 기습추행도 처벌 범위에 들어온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여기에 상사와 부하라는 지위 관계가 더해지면 어떤 죄명으로 어떤 형이 문제되는지가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기습적으로 신체를 만진 상사에게 업무상위력추행이 성립하는 경우와 성립하지 않아 강제추행으로 다뤄지는 경우, 처벌 수위와 수사 절차를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1. 기습적으로 만졌더라도 직장 내 지위가 개입되면 업무상위력추행이 문제됩니다

업무상위력추행은 폭행·협박이 아니라 ‘지위를 이용한 위력’으로 추행하는 범죄입니다.

상사의 신체 접촉에 적용되는 업무상위력추행은 형법이 아니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자기의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을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하면 처벌됩니다.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자기의 보호, 감독 또는 진료를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

여기서 ‘위력’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폭행·협박 같은 유형적 힘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무형적 압박도 포함됩니다. 대법원은 2019년 9월 선고한 이른바 권력형 성범죄 사건에서, 위력 여부를 위력의 내용과 정도, 행위자의 지위와 권세, 피해자의 연령, 평소 관계,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당시 정황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는 기준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갑자기 만졌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위력추행이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사평가권, 승진·재계약 결정권, 업무 배정권을 쥔 상사가 부하 직원의 신체를 만졌고 그 지위 때문에 피해자가 즉각 거부하거나 항의하기 어려웠다면, 그 상황 자체가 위력의 징표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기습적인 접촉이라도 상사와 부하라는 지위 관계가 피해자의 대응을 막았다면, 업무상위력추행이 문제됩니다.


2. ‘보호·감독을 받는 관계’는 직급표상 상하관계보다 넓게 인정됩니다

직접 지휘를 받지 않더라도 업무상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라면 보호·감독 관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방어 논리로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은 “나는 그 사람의 직속 상사가 아니다”입니다. 하지만 이 죄에서 요구하는 것은 직속 라인이 아니라 행위자가 피해자의 업무·고용 관계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는지입니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5646 판결은 아직 고용관계가 시작되기 전이라도 채용 절차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면 그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의 사람을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이 법리에 따르면 같은 부서가 아닌 타 부서 팀장, 인사 평가에 의견을 내는 선임, 파견·계약직 직원에게 재계약 의견을 내는 담당자도 사안에 따라 해당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입사 동기처럼 서로 평가할 지위에 있지 않고 업무상 의존 관계도 없는 사이라면 보호·감독 관계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에는 업무상위력추행이 아니라 아래에서 보는 강제추행이 문제됩니다. 결국 이 쟁점은 직급 명칭이 아니라 평가권·인사권·업무 지시권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자료로 입증하는 싸움입니다.

직급표가 아니라 평가·인사·업무 지시를 통한 실질적 영향력이 보호·감독 관계의 기준입니다.


3. 위력이 인정되지 않아도 기습적인 접촉은 강제추행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신체 접촉 자체가 폭행이면서 추행인 기습추행은 강제추행죄가 됩니다.

위력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해서 사건이 끝나지 않습니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사람을 처벌하는데, 기습추행은 폭행 행위가 곧바로 추행 행위인 경우를 말합니다. 엉덩이·허벅지·가슴 등을 순간적으로 움켜쥐거나 쓰다듬는 행위가 대표적입니다.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298조).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은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이 반드시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필요가 없고,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이면 충분하다고 보아 종전 법리를 변경했습니다. 폭행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의 목적과 의도, 구체적인 행위 태양, 경위,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 상대방이 받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이 기준에서는 “피해자가 그 자리에서 거부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면죄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상사와의 관계에서 순간적으로 얼어붙어 아무 말도 못 하는 것은 오히려 전형적인 반응으로 평가됩니다. 검사도 위력 입증이 어려운 사건에서는 업무상위력추행 대신 강제추행으로 기소하거나 두 죄명을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력이 입증되지 않아도 기습적 접촉은 강제추행으로 처벌될 수 있고, 법정형은 오히려 더 무겁습니다.


4. 어느 죄명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형량 구간과 부수 처분이 달라집니다

업무상위력추행은 3년 이하, 강제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형이 법정형입니다.

업무상위력추행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강제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법정형 상한만 보면 강제추행이 훨씬 무겁지만, 실제 선고는 접촉 부위와 강도, 횟수, 지위 이용의 정도,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초범 여부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형량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부수 처분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되고, 법원은 선고 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할 수 있으며, 사안에 따라 취업제한 명령이 함께 내려질 수 있습니다. 벌금형만 선고되더라도 신상정보 등록과 이수명령은 따로 문제될 수 있다는 점을 놓치면 안 됩니다.

직장인이라면 징계도 별개로 진행됩니다. 형사 절차가 끝나기 전에 회사 인사위원회가 먼저 열려 해고·정직 등이 의결되기도 하고, 이때 사내 조사 단계에서 한 진술이 그대로 형사 사건의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행위라도 어떤 죄명으로 기소되느냐에 따라 형량 구간과 부수 처분이 달라지므로 초기 쟁점 설정이 중요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조사 전에 사실관계와 증거를 정리하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직장 내 추행 사건은 통상 ①피해자의 고소 또는 사내 신고 후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피해자·피의자 조사와 CCTV·메신저 대화·참고인 진술 확보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정황 증거가 뒷받침되면 진술만으로도 유죄가 인정될 수 있어, 초기 진술 하나하나가 중요합니다.

지목된 입장이라면 감정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보내거나 피해자를 직접 접촉하는 것을 삼가고,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사건 당시 CCTV 존재 여부와 보존 기간, 현장에 있던 동료 등 목격자를 확인합니다.

  2. 사건 전후 피해자와 주고받은 메신저·문자·통화 내용을 모두 보존해 접촉 경위와 관계를 정리합니다.

  3. 피해자와의 업무 관계, 즉 평가권·인사권·업무 지시 여부를 객관적 자료로 정리해 죄명 쟁점을 파악합니다.

피해를 입은 입장이라면 접촉 직후의 메신저 대화, 주변 사람에게 알린 기록, 진단서와 상담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이후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합니다. 어느 쪽이든 조사 전에 변호사와 쟁점을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직장 안의 추행 사건은 “앞으로도 계속 봐야 하는 사이”라는 부담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입은 쪽은 신고를 미루다 증거가 사라지고, 지목된 쪽은 사과로 무마하려다 진술이 엇갈리며 사건이 커집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입장에서는 상사의 지위가 어떻게 거부를 어렵게 만들었는지를 구체적인 사실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추행을 의심받는 입장에서도 “기습적이었으니 위력은 아니다”라는 주장만으로는 강제추행을 피할 수 없고, 접촉의 경위와 의도, 관계를 일관되게 소명해야 합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죄명이 업무상위력추행이냐 강제추행이냐에 따라 사건의 전략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 번 순간적으로 만졌을 뿐인데도 업무상위력추행이 될 수 있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횟수가 아니라 신체 접촉의 추행성과 상사라는 지위가 피해자의 대응에 미친 영향을 종합해 판단하므로, 단 한 번의 접촉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피해자가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동의한 것 아닌가요?

A. 아닙니다. 지위 때문에 즉각 거부하지 못하는 것은 흔한 반응이고, 법원은 당시 정황과 사후 행동을 함께 보기 때문에 침묵만으로 동의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Q. 직속 상사가 아니면 업무상위력추행이 안 되나요?

A. 직속 여부가 기준이 아닙니다. 평가나 재계약, 업무 배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지위라면 보호·감독 관계가 인정될 수 있고, 인정되지 않더라도 강제추행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업무상위력추행과 강제추행 중 어느 쪽이 더 무겁나요?

A. 법정형은 강제추행이 10년 이하의 징역, 업무상위력추행이 3년 이하의 징역으로 강제추행이 더 무겁습니다. 다만 실제 선고는 사안별로 달라 죄명만으로 결과를 예단할 수 없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A. 두 죄 모두 합의가 있어도 수사와 재판이 당연히 종료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되는 중요한 사정이므로, 방식과 시점을 신중히 정해야 합니다.

Q. 경찰에서 출석 요구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죄명과 사건 방향을 사실상 결정하고, 한 번 한 진술은 이후 번복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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